[Company Insight 아모레퍼시픽] 잘나갈 때 변신, 묘수일까 욕심일까
해외사업 정비 괜찮을까
2017-07-05 김미란 기자
세계 100대 뷰티기업 중 7위. 미국의 뷰티ㆍ패션전문 매체인 Women’s Wear Daily(WWD)가 4월 발표한 뷰티기업 순위에서 국내 뷰티기업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이 7위를 차지했다. 2007년 20위권에 진입한 지 10년 만에 일군 성과다.
하지만 세계 7위의 기쁨은 짧았다. 곧이어 발표된 1분기 실적을 확인한 사람들은 한숨을 쉬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9.7%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내수 침체로 인한 국내 소비 부진, 사드 영향으로 인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수 급감이 뼈아팠다.
역시나 침체된 내수경기가 골칫거리라는 건데, 더 큰 문제는 ‘믿는 도끼’ 해외사업마저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이 13%(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하는 동안 11% 증가한 해외사업에 손을 대고 있는 것이다. 좀 더 단단한 실적을 만들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출혈을 감수할 수밖에 없고, 이는 실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사례를 살펴보자.
2013년 미국 유통회사 ‘타겟’에 입점한 라네즈는 최근 타겟에서 철수했다. 20년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던 프랑스 향수 브랜드 롤리타 렘피카와는 계약을 종료했다. 타겟의 자리는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가 채우고, 롤리타 렘피카의 빈자리는 프랑스 파리 ‘라파예트’ 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오픈하는 설화수로 메울 계획이지만 자리를 잡는 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 기대만큼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거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사업은 눈앞의 성과보다 멀리 내다보고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내일보다는 조금 더 먼 미래를 내다보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2분기 바닥을 찍고, 세계 7위 뷰티기업 명성에 걸맞게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팔색조 변신은 시작됐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