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장바구니에 넣고 살까 말까” Z세대식 소비법 [경제용어사전 : 폴더소비]

더스쿠프 Econopedia 정보를 쌓아두는 신세대 장바구니 자체가 빅데이터 이를 연구하는 기업도 증가 충동구매 않는 현명한 소비 소비자 불안도 엿볼 수 있어

2025-10-03     이혁기 기자
정보와 상품을 보면 일단 저장해 두는 ‘폴더소비’가 새로운 소비 패턴으로 뜨고 있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 폴더소비 = 폴더소비는 정보를 곧바로 소모하지 않고 저장해 뒀다가 필요한 순간에 활용하는 Z세대의 새로운 소비 형태다. 컴퓨터에서 파일을 폴더(folder)에 저장하는 행동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도 마찬가지다. 일단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제품을 할인하거나 정말 필요할 때 결제한다. 

폴더소비가 새로운 소비 패턴으로 떠오르고 있어서인지 소비자의 장바구니를 연구하는 활동도 활발하다. 글로벌 이커머스 연구기관 베이마드 인스티튜트가 지난 5월 미국 소비자 10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장바구니에 물건을 넣어둔 고객이 결제하지 않은 이유로 ‘추가 비용이 너무 비싸서’가 39.0%(복수응답)를 차지했다.

배송비·세금·기타 수수료 등이 생각한 것보다 비싸서 구매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밖에 ‘배송 기간이 너무 길어서(21.0%)’ ‘사이트의 보안성이 의심돼서(19.0%)’ ‘계정을 만들라는 요청을 받아서(19.0%)’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소비자에게 관련 통계 지표를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온라인 게임 플랫폼 스팀은 소비자가 구매하지 않고 ‘찜’해둔 게임을 순위별로 나열한 ‘인기 찜 목록’을 제공한다. 찜을 많이 받은 게임일수록 상위권에 배치된다.

게임을 향한 소비자의 관심도를 수치화한 건데, 소비자에겐 꽤 유용한 정보다. 소비자는 이 목록을 살펴보면서 요즘 어떤 게임이 잘나가는지, 다른 게이머들이 눈여겨보는 게임이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게임 개발사에도 큰 도움을 준다. 자사 게임의 찜 순위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폴더소비는 충동구매를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합리적이지만, 동시에 ‘Z세대의 불안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당장 필요하지 않은 정보·상품임에도 일단 ‘저장 리스트’에 넣어두는 행동을 통해 Z세대가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았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다는 거다.

KT는 지난 8월 25일 대학내일20대연구소와 함께 주최한 ‘Y트렌드 콘퍼런스’에서 이 단어를 소개하면서 “각종 정보가 넘쳐나는 가운데 포모(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된 것 같은 불안감·FOMO·Fear Of Missing Out)를 해소하기 위해 Z세대가 이같은 저장형 소비 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