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전자·62만닉스 ‘4일 천하’ … 붕괴 전조인가 조정 과정인가
더스쿠프 위클리 증시 11월 첫째주 Briefing 7일, 4000선 내준 코스피 장중 3800선까지 떨어지기도 11월, 7조원 넘게 매도한 외인 9만원대로 떨어진 삼성전자 나흘 만에 시총 78조원 증발 1450원대 돌파한 원·달러 환율
# 시황 = 천장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국내 증시가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5일 ‘검은 수요일’에 이어 7일 ‘검은 금요일’까지 증시를 덮쳤다. 우선 코스피지수의 흐름부터 살펴보자. 코스피지수는 3일 4221.87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 출범 이후 사상 처음으로 4200을 넘어선 것은 물론이고 최고치 경신 행진도 이어갔다.
하지만 4일부터 갑작스러운 하락세로 돌아섰다. 5일에는 4월 7일 이후 7개월 만에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까지 발동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5% 하락한 4004.42로 거래를 마쳤다.
4000대를 지킨 게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그런데 코스피지수는 7일 또 한번 폭락하며 4000대가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3887.32까지 하락했고, 3953.76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4000대를 밑돈 건 10월 24일(3941.59) 이후 10거래일 만이었다.
코스닥지수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4일 926.57로 치솟으며 지난 2023년 8월 3일(920.32) 이후 2년 3개월 만에 92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상승세가 오래가지 않았다. 5일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코스닥지수는 7일 876.81로 떨어졌다. 3거래일 만에 지수가 5.3% 하락한 셈이다. 미국발發 인공지능(AI) 거품론과 지수 급등 이후 쏟아진 차익 실현 매물이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
# 거래실적 = 코스피지수가 하락한 것은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도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11월 들어 ‘셀 코리아’를 외쳐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가 3일부터 7일까지 5거래일 동안 순매도한 금액은 7조2806억원에 달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10월 코스피 시장에서 5조3446억원을 순매수했다. 10월 한달 내내 사들인 것보다 많은 주식을 5거래일 만에 팔아치웠다는 얘기다.
10월 코스피 시장에서 6조9057억원을 순매도했던 개인투자자가 11월 7조4602억원의 순매수세로 돌아섰지만 지수 하락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닥 시장에서도 9329억원(3~7일)을 순매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의 순매수세(8261억원)를 1068억원 웃도는 규모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국내 증시 하락의 주된 원인이었다는 얘기다.
# 주요 종목 = 코스피지수가 폭락한 덴 시가총액 1·2위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부진도 한몫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10월 27일 ‘10만전자(종가 10만2000원)’, 지난 3일 ‘11만전자(종가 11만1100원)’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했지만 미국에서 불거진 ‘AI 거품론’에 직격탄을 맞았다.
그 결과, 삼성전자의 주가는 4일(종가 10만4900원) ‘11만전자’를 내준 데 이어 6일(종가 9만9200원)에는 ‘10만전자’마저 무너졌다. 7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9만7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일 657조6717억원이었던 삼성전자(보통주 기준)의 시총은 7일 579조532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나흘 만에 시총이 78조1392억원 사라진 것이다.
지난 3일 62만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SK하이닉스의 주가도 7일 58만원으로 6.4% 하락했다. 갑작스러운 주가 하락에 SK하이닉스의 시총은 같은 기간 29조1201억원(451조3614억원→422조2413억원) 증발했다.
# 환율 = 국내 증시의 하락세엔 좀처럼 꺾이지 않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 외환거래소에 따르면 3일 1427.4원이었던 원·달러 환율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6일 1447.0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7일에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날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1447.7원)보다 0.4원 오른 1448.1원으로 장을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1456.9원(9.2원 상승)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를 웃돈 건 4월 14일(1450.80원)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 채권 = 국고채 금리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국고채(3년물) 금리는 지난 5일 2.76%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 10월 20일 3.00%를 넘어선 회사채(3년물) 금리도 5일 3.16%로 급등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40원을 웃도는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한 것이 채권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환율 상승으로 외국인이 채권을 매도한 게 채권가격 하락(금리 상승)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강서구·최아름·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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