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속 카나리아는 또 울까… 국장의 향배 [경제용어사전]

더스쿠프 Econopedia 탄광 속 카나리아 살아 있는 경고 장치 요즘엔 증시에서 쓰여 주가 변동 알리는 신호

2025-11-09     이혁기 기자, 강서구 기자
주식시장에선 시장의 변화를 알리는 지표를 카나리아에 빗대 표현한다.[사진 | 뉴시스]

■ 카나리아(Canary) = 본래 카나리아 제도에 서식하는 노란색 깃털을 가진 새를 뜻한다. 과거 광산에서는 이 새를 위험 감지용으로 길렀다. 산소 농도에 민감해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유독가스 농도가 조금만 높아져도 괴로워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광부들은 카나리아의 이상 반응을 보고 위험을 미리 피할 수 있었다. 말하자면 ‘살아 있는 경고 장치’인 셈이다.

오늘날에는 이 단어가 증시에서 활발히 쓰이고 있다. 주로 시장의 위험을 가장 먼저 감지하는 종목이나 지표를 ‘탄광 속 카나리아’로 빗대어 묘사한다. 미국 증시에선 ‘일일 최소 수익률(minimum daily return)’이 카나리아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호주 그리피스대학 연구진이 지난해 발표한 논문 ‘미국의 극단 지표는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가? 국제적 증거’에 따르면, 미국 증시의 일일 최소 수익률이 떨어지면 다음달 국제 주식시장 수익률도 하락세를 겪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최소 수익률이 낮아져 손실폭이 커지면 투자자들은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자산을 다른 가치 있는 포트폴리오로 이전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미국 증시의 극단적인 음(-)의 수익률은 국제 주식시장에서 우수한 예측력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주식시장에서 카나리아 효과는 투자자의 불안과 기대, 공포 등 심리적 변화를 판단할 때도 사용한다. 투자자가 갑작스럽게 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위험을 감지한 행동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더스쿠프 포토]

예를 들어보자. 지난 5일 오전 9시 45분께 코스피 시장에선 지수 급락으로 인한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5% 하락한 4004.42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2.8% 이상 하락한 것은 지난 8월 1일(3.88% 하락) 이후 3개월 만이었다. 

무엇보다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던 코스피 시장에서 하락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카나리아 효과가 나타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증시에서 ‘카나리아’를 활용한 대표적 사례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