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거래일 만에 또 ‘9만전자’… 외국인 매도세에 증시 출렁 [주간 증시 해설서]

더스쿠프 주간 증시 해설서 한눈에 본 11월 둘째주 시황 4000선까지 하락한 코스피 일주일 만에 다시 출렁인 증시 11월, 9조원 넘게 매도한 외인 다시 9만원대로 떨어진 ‘삼전’ 56만원대 기록한 SK하이닉스

2025-11-15     강서구 기자
지난 14일 국내 증시가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사진|뉴시스]

# 시황 = 일주일 만에 ‘검은 금요일’이 또다시 국내 증시를 덮쳤다. 11월 둘째주 상승세를 이어갔던 코스피지수는 14일 전 거래일 대비 3.81% 하락한 4011.57을 기록했다. 11일 4100선을 회복한 후 3거래일 만에 다시 4000대로 주저앉았다.

코스닥지수도 내림세를 탔다. 13일 910선을 회복한 코스닥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23% 떨어졌다. 그 결과, 코스닥지수는 897.90을 기록하며 3거래일 만에 다시 900선 아래로 떨어졌다.

국내 증시에 나타난 하락세의 진원지는 미국이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2월 9~10일(현지시간) 열릴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우려가 악재로 작용했다. 그 결과, 미 증시가 폭락하면서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확률(지난 14일 기준·현지시간)은 43.6%를 기록했다. 이는 9월 14일 기록한 94.4%보다 50.8%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 거래실적 = 증시 하락을 부추긴 또 다른 변수는 외국인 투자자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14일 국내 증시에서 2조6770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5일 발생한 검은 금요일의 순매도세 2조6678억원을 92억원 웃돈 수치로 올해 기록한 최대 순매도 규모였다.

외국인 투자자는 11월 들어서만 국내 증시에서 9조3057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특히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났다. 14일 외국인이 순매도한 2조6770억원 가운데 코스피 시장에서 팔아치운 주식만 2조3575억원에 달했다.

반대로 개인투자자는 14일 3조2346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5거래일 만에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3조원을 넘어선 것은 2021년 5월 11일(3조5601억원) 이후 4년 6개월 만이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는 증시 하락을 막지 못했다. 기관투자자(9299억원 순매도)와 금융투자(6342억원 순매도) 등 개인투자자를 뺀 모두가 순매도세를 기록한 탓이었다.

# 주요 종목 = 미 증시가 기술주 중심으로 떨어지자 국내에선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 1·2위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예외일 수 없었다. 14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45% 하락한 9만7200원을 기록했다.

10일(10만600원) ‘10만전자’를 회복한 이후 5거래일 만에 다시 9만전자로 떨어졌다. 투자자별로는 개인투자자가 8866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 투자자는 5859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5% 넘게 하락한 건 11월 들어서만 두번째다.

최근 ‘61만닉스’를 회복했던 SK하이닉스 주가는 더 가파르게 떨어졌다. 14일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50% 하락하며 56만원으로 내려앉았다. 11일 61만닉스를 회복한 이후 4거래일 만이었다.

SK하이닉스 하락세 역시 외국인 투자자가 이끌었다. 14일 외국인 투자자는 SK하이닉스의 주식 1조232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기록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세가 2조3575억원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전체의 52.2%가 SK하이닉스의 몫이었다는 얘기다.

# 환율 = 그나마 위안거리는 1470원대를 넘보던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는 점이다. 한국 외환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67.7원)보다 10.7원 내린 1457.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1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외환시장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가용 수단을 적극 활용해 대처하겠다”고 밝혔는데, 정부가 구두 개입에 나선 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채권 = 국고채 금리의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일 2.76%였던 국고채(3년물) 금리는 12일 2.92%로 0.16%포인트 상승했다. 시장에선 국고채의 3%대 돌파도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고채 금리가 3%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7월 31일(3.00%)이 마지막이었다. 회사채(3년물) 금리도 5일 3.16%에서 12일 3.33%로 0.17%포인트 상승했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낮아진 것이 채권금리의 상승세로 이어졌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