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손해율 보라” 현직 보험 컨설턴트가 말하는 보험 선택법
더스쿠프 보험의 기술 3편 보험료 비슷할 때 비교법① 설계사에게 반드시 비교 요청 보험사 손해율 높은 상품 선택
보험상품을 선택할 때 소비자들이 가장 염두에 두는 건 보험료(가격)다. 문제는 해당 보험상품의 보험료가 적절한지 따지는 게 소비자 입장에선 참 어렵다는 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보험료가 갱신되는 보험은 당장의 보험료는 저렴하지만, 향후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 반면 비갱신 보험은 비싸다. 이럴 때 당신은 둘 중 어떤 걸 선택할 텐가. 이 질문을 두편에 걸쳐 풀어보자.
“평생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 비갱신 보험으로 이제 안심하세요.” “몇년만 내면 평생 보장받는 종신보험을 만나보세요.” TV나 휴대전화, 옥외광고 등에서 한번쯤 스치듯 보거나 들어봤을 법한 보험상품 소개 내용들이다. 물론 요즘 소비자 가운데 이런 광고만 보고 무작정 보험 계약을 맺는 이들은 많지 않을 거다. 소비자들이 워낙 똑똑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고에 현혹되는 소비자는 여전히 있다. 기업들이 광고를 멈추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광고는 소비자에게 상품을 팔기 위한 도구다. 소비자가 가장 귀 기울일 만한 내용에 자극적인 문구들을 얹어 상품을 포장하고 홍보한다는 얘기다. 광고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덜컥 상품을 선택해선 안 되는 이유다.
보험상품을 선택할 때는 그 보험의 특성을 잘 파악해서 선택해야 한다. 보장내용이 비슷하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판매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도 한다. 쉽게 말해 똑같이 TV 하나를 산다고 해도 어떤 방법으로 돈을 지불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는 말이다. 보험상품의 특성을 파악해야 하는 건 그래서다.
보험상품은 크게 세가지 기준에 따라 분류해볼 수 있다. 첫째는 보험료가 갱신되느냐의 여부다. 갱신형은 정해진 주기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는 반면, 비갱신형은 만기 때까지 같은 금액을 내고 보장을 받는다.
둘째는 보장 기간이다. 일반적으로 보험은 보험료를 내는 동안만 보장을 받는다. 하지만 종신보험은 정해진 기간만큼만 보험료를 내고 평생(사망 시까지) 보장을 받는다.
셋째는 해지 여부다. ‘일반해지형’은 해지를 할 때 환급금이 생기지만 보험료가 비싸다. ‘저해지 환급형’은 해지 시 환급금이 일반해지형보다 적지만, 보험료는 좀 더 저렴하고, ‘무해지 환급형’은 해지 시 환급금이 없는 대신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그럼 소비자 입장에서 어떤 보험상품을 고르는 게 현명할까. 예를 들어보자. 평생 보험료를 내면서 주기마다 가격이 변동되는 갱신형, 일정 기간 보험료를 내고 만기 때까지 보장을 받는 비갱신형, 일정 기간 보험료를 내고 죽을 때까지 보장을 받는 종신형 보험상품이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당연히 일정 기간 보험료를 내고 죽을 때까지 보장을 받는 종신형 보험상품이 가장 좋을 것이다.
하지만 보험사 입장에서 종신형 보험상품은 손해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보험사는 종신형 보험상품의 가격을 높게 책정한다. 비갱신형도 마찬가지다. ‘만기’의 개념을 몇세로 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보통 ‘20년납 100세 만기’), 이 역시 손해율이 높기 때문에 종신형보다는 보험료가 저렴하더라도 갱신형보다는 비싼 보험료를 책정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현재 소비자의 나이와 직업, 병력 등을 고려해 보험료를 책정한다.
결국 같은 내용의 보장이라면 갱신형이 가장 저렴하지만, 단점도 있다. 일정 주기가 되면 갱신을 해야 하고, 그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진다. 보험료도 계속 부담해야 한다. 이렇게 놓고 보면 도대체 어떤 게 좋은 보험상품인지 종잡을 수 없다.
이럴 때 소비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보험설계사에게 보험료를 정확하게 비교해 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갱신형일 때와 비갱신형일 때, 종신형일 때 보험료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눈으로 확인하라는 거다. 그렇게 확인한 다음 자신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서 결정하면 ‘가장 좋은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만약 보험료를 정확히 비교해서 보여주지 않고 보험상품 계약을 종용하는 보험설계사라면 반드시 피해야 한다.
이쯤 되면 많은 이들이 이렇게 묻는다. “보험료를 비교하긴 했는데, 3가지 유형의 보험료가 모두 비슷하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 또한 답이 간단하다. 보험사 입장에서 손해율이 가장 높은 순서대로(종신형→비갱신형→갱신형) 소비자에게 유용하다고 보면 된다.
예컨대 암 진단 시 5000만원의 암진단비를 받을 수 있는 보험에 가입한다고 해보자. 3가지 유형의 보험료를 비교했는데,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당연히 보장 기간이 가장 긴 상품이 좋다.
물론 그런 상품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찾기 어렵지만, 보험사들이 홍보 목적으로 한정된 기간에 이런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걸 유념해야 한다.
그렇다면 3가지 유형의 보험료가 크게 달라지는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할까. 가령, 갱신형 보험료가 1만7000원, 비갱신형 보험료가 8만4000원이라면 말이다. 이 이야기는 보험의 기술 4편에서 이어나가보자.
민재완 보험컨설턴트
werter0923@naver.com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