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로 한국 찍고 SPA로 해외공략
박성수 이랜드 회장의 ‘포트랙’ 전략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이 유통사업 활성화를 위해 ‘네가지 칼’을 빼들었다. 통합브랜드 NC로 국내 유통시장을 공략하고, SPA 브랜드를 집중 육성해 해외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거다. 가격경쟁력을 위한 ‘직매입’ 전략, 하나의 소비층만 공략하는 ‘원타깃’ 전략도 눈길을 끈다. 박 회장이 꺼낸 칼 끝에 유통업계의 시선이 모아지는 이유다.
직매입 전략으로 차별화 꾀해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유통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포(Four)트랙’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첫째는 원타깃 전략이다. NC레이디스처럼 ‘여성’만 공략하는 식이다. NC레이디스는 주부 고객이 많은 상권 특성을 고려해 모던하우스 가구매장(5층), 식당가(6~7층)를 제외한 1~4층을 여성 패션브랜드로 채웠다.1
여성을 위한 맞춤형 아울렛이다. 20~30대 젊은층을 타깃으로 삼은 NC뉴웨이브도 광주에 선보인다. 1~2층 매장의 70~80%를 SPA 브랜드로 채울 예정이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대형 쇼핑타운 커낼워크에는 올 7월경 NC큐브가 입점한다. 유럽식 저층형의 스트리트 쇼핑타운으로 소득이 많은 소비자가 타깃이다.
둘 째는 브랜드 통합전략이다. 이랜드는 2003년 인수한 뉴코아 계열의 백화점뿐만 아니라 다른 유통채널에도 NC라는 통합브랜드를 순차적으로 붙이고 있다. ‘뉴코아’라는 올드한 이미지를 털어버리고, ‘서민형백화점’을 지향하기 위해서다. 순천·평촌 뉴코아 백화점을 NC백화점(2005)으로, 2001아울렛 당산점을 NC레이디스로 바꾼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셋째 전략은 직매입이다. 이랜드는 최근 브랜드 통합작업과 함께 ‘해외 직접매입(직매입)’ 전략도 함께 구사하고 있다. 이 전략은 다른 백화점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박성수 회장이 직접 지시했다. 직매입을 하면 다른 백화점보다 10~30%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팔 수 있어서다. 가격경쟁력이 생기는 거다. 물론 재고를 부담해야 한다는 리스크가 있지만 박 회장은 묘안을 내놨다. 백화점에서 팔리지 않은 직매입 제품을 아울렛으로 넘기는 전략이다.
마지막 전략은 SPA 브랜드의 집중 판매다. 2012년 초 박성수 회장은 “SPA를 준비하라”는 영令을 내렸다. SPA 브랜드의 경쟁력을 일찌감치 확인했기 때문이다. 국내에 SPA 브랜드(스파오·2009년 11월)를 처음 론칭한 이도 사실 박 회장이다.
박 회장의 지시대로 이랜드는 2010년 4월 미쏘를 출시했고, 지난해 800억원의 매출을 냈다. 미쏘가 기대만큼의 실적을 올리자 박 회장은 내친김에 기존 브랜드까지 SPA브랜드로 전환하고 나섰다. 지난해 말 후아유를 시작으로 올해는 ‘로엠’과 아동복 브랜드 ‘유솔’을 SPA브랜드로 바꿨다.
박 회장은 SAP 브랜드를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할 생각이다. 스파오·후아유를 비롯한 대형 SPA 브랜드가 핵심무기다. 이를 통해 이랜드를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시키겠다는 청사진도 갖고 있다. 우선 공략지역은 중국이다.
이랜드는 올 4월 중국 상하이上海에 미쏘 1호점을 오픈한 것을 시작으로 항저우杭州, 난징南京 등에 10여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2015년까지는 중국 내 매장을 120여개까지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며 “기존에 진출한 패션 브랜드와 SPA 브랜드가 시너지를 내면 중국시장에서의 큰 성공을 거둘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나의 소비층 공략하는 ‘원타깃’ 전략
일본에도 진출했다. 올 3월 요코하마橫濱 소고점 미쏘를 오픈한 이랜드는 3년 내에 일본 내 매장을 20~30개까지 확대해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을 세웠다.
통합브랜드 NC·원타깃·직매입·SPA전략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이랜드와 박성수 회장. 밑그림은 이미 그려졌다. 이제 색을 칠할 일만 남았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story6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