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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아오 이벤트 비밀

더스쿠프 심층취재 추적+ 파키아오 복싱 이벤트의 이면 1편 2022년 12월 파키아오 복싱 경기 밑단서 움직인 삼부토건 세력들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주도 우크라 재건 사업 띄우기 작업 김건희 특검, 이기훈 부회장 수배

[단독]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실상 출발점 : ‘파키아오 복싱 이벤트’의 이면

2025. 09. 01 by 이지원 기자, 강서구 기자
지난해 7월 국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 뜬금없이 삼부 논란이 불거졌다.[사진|뉴시스]
지난해 7월 국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 뜬금없이 삼부 논란이 불거졌다.[사진|뉴시스]

# 2024년 7월 19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 채수근 상병(해병대) 순직 사건의 조사 과정에 대통령실의 외압이 있었는지 규명하는 자리에서 뜬금없이 ‘삼부 논란’이 불거졌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해병대) 골프장에 3부가 있나 없나.”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호 전 대표가 단톡방에서 삼부를 언급한 후 삼부토건의 주가가 계속 올랐다.”

# 논란의 불씨를 제공한 건 2023년 5월 14일 해병대 예비역들의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었다. ‘멋쟁해병’이란 단톡방엔 채 상병 순직 사건의 핵심 책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김건희 여사의 최측근이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해병대 출신 5명이 참여하고 있었다.

그중 청와대 경호처 출신의 송호종씨는 이날 단톡방에 글을 올렸다. “6월 2~3일 1사단 방문, 1시 사단장 방문, 2시 1일차 운동 …  2일차 8~9시 운동(2~3팀 참모합동), 1~2시 점심 후 귀경 … 좋은 의견 부탁합니다.(인원, 방법, 시간 운용 등).” 그러자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체크할게,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고 답했다. 

# 공교롭게도 5월 14일을 기점으로 ‘기막힌 우연’이 연속적으로 이어졌다.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5월 16일 김건희-우크라이나 영부인 접견, 5월 17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이하 당시) 한-우크라 대외협력기금 공여협정 가서명, 5월 22일 원희룡 국토부장관 우크라 재건을 위한 국제콘퍼런스 참석 등이다.

여기엔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이 연관돼 있었고, 이들 회사의 주가는 가파르게 치솟았다. 두 회사의 주가 추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해 5월 15일 1013원이었던 삼부토건의 주가는 5월 22일 상한가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직후인 7월 17일 5010원(종가 기준)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웰바이오텍의 주가도 비슷한 시기에 급등세를 탔다. 2023년 5월 18일 1480원이었던 이 회사의 주가는 22일 삼부토건과 나란히 상한가를 달성했고, 7월 28일엔 4740원까지 치솟았다. 5월부터 7월 사이에 두 회사의 주가(최고가 기준)가 각각 394.5%, 220.2% 상승한 셈이다.

# 이 때문인지 많은 이들이 삼부토건 주가조작 논란의 기점을 2023년 5월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른바 ‘삼부토건 세력’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2022년 6월부터 이미 주가조작의 판을 깔았고, 몇차례 시도도 했다. 그 중심엔 뜻밖에도 2022년 12월에 열린 ‘파키아오 vs DK YOO’의 스포츠 빅 이벤트가 있었다.

#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이 이야기는 ‘김건희 특검팀’이 8월 1일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을 구속기소하면서 제출한 공소장에 적시돼 있다. ‘김건희 특검팀’이 8월 19일 공개수배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이 ‘파키아오 복싱 이벤트’를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더스쿠프가 삼부토건 주가조작 논란의 사실상 출발점인 ‘파키아오 복싱 이벤트’의 이면을 단독 취재했다. 

웰바이오텍이 투자한 매니 파키아오와 DK 유의 스페셜 매치가 지난 2022년 12월 열렸다.[사진|연합뉴스]
웰바이오텍이 투자한 매니 파키아오와 DK 유의 스페셜 매치가 지난 2022년 12월 열렸다.[사진|연합뉴스]

세계적 복싱 선수 ‘매니 파키아오’가 2022년 12월 국내 무술가 ‘유수선’과 스페셜 매치를 벌였다. 그해 9월부터 급물살을 타며 추진된 이 경기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위해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하는 것으로 홍보됐다. 표면적으론 기부를 내건 이벤트 경기였지만, 그 밑단에선 묘한 움직임이 일고 있었다.

삼부토건 관계사들을 띄우려는 움직임이었는데, 그 중심엔 웰바이오텍·디와이디 등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얽힌 기업들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를 주도한 인물은 ‘김건희 특검’이 찾고 있는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이었다. 파키아오를 앞세운 이 이벤트 경기의 이면에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걸까. 더스쿠프가 ‘파키아오 복싱 이벤트’의 밑단에서 벌어진 일을 추적했다. 

■ 등장인물 =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의 사실상 출발점인 ‘파키아오 사건’을 쉽게 읽으려면 등장인물과 등장회사를 먼저 알아야 한다. 먼저 등장인물을 보자. 유수선. 무술가다. 활동명 DK YOO(이하 DK 유)로 유명하다. 2022년 12월 11일 세계적인 복서 ‘매니 파키아오’와 이벤트 복싱 경기를 치렀다. 

이◯◯. 활동명은 이진주다. 2022년 9월 2일부터 2023년 2월 9일까지 ㈜파이트케이 대표로 재직했다.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이자 웰바이오텍 회장이다. 삼부토건 주가조작의 핵심 인물로 현재 도주 상태다. ‘김건희 특검’은 지난 8월 19일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이기훈의 긴급공개수배를 요청했다.

마지막 등장인물은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이다. 이기훈은 그를 친형이라고 소개하고 다녔지만 거짓말이다. 이일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에 얽혀 있는 웰바이오텍(2018년)과 디와이디(DYDㆍ2021년)를 인수한 인물이다. 

■ 등장회사 = 이번엔 등장회사다. 앞서 언급한 ㈜파이트케이는 파키아오와의 이벤트 경기를 위해 2022년 5월 설립한 회사다. 이진주가 2022년 9월부터 대표이사를 맡았다. 식음료 리테일 업체 웰바이오텍은 파이트케이에 30억원을 투자한 코스피 상장사(2024년 4월 8일 거래중지)다.

2018년 7월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이 대양디엔아이와 씨엔아이를 통해 인수했다.[※참고: 웰바이오텍은 2023년 4ㆍ6ㆍ7월 외부에 매각한 전환사채(CB) 때문에 ‘김건희 특검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이야기는 2편에서 자세히 다뤘다.]

마지막 등장회사는 디와이디다. 2022년 5월 이일준 회장이 삼부토건을 인수할 때 활용한 회사로, 화장품 유통업체다. 이처럼 ‘파키아오 사건’엔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연루된 회사들이 모두 등장한다. ‘파키아오 사건’을 삼부토건 주가조작의 출발점으로 보는 이유다. 

■1막: 사건의 시작 =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DK 유는 2021년 격투기 관계자의 추천으로 파키아오와의 복싱 이벤트를 추진했다. 파키아오에게 지급하기로 약속한 개런티는 300만 달러(약 41억원)였다.

이벤트를 담당한 회사는 파이트케이. 투자금을 모으는 작업은 파이트케이 대표인 이진주가 맡았다. 이때 이진주가 끌어들인 이가 다름 아닌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이었다. 그는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을 친형이라고 소개하고 다녔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기훈이 2023년 경찰에서 진행된 ‘참고인 조사’ 때 발언한 내용을 들어보자. “저희 형인 이일준 회장은 격투기에 관심이 많고 AFC(엔젤스 파이팅 챔피언십)을 지원하고 있어요. 제가 이일준에게 ‘파키아오가 (한국에) 들어온다고 하는데, 파키아오가 들어오면 괜찮은가’라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이일준이 수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제가) 알아보게 된 것이에요.” 

여기서 잠깐. 경찰에서 진행한 이 참고인 조사는 무엇일까. 현재 DK 유와 웰바이오텍은 ‘파키아오 복싱 이벤트’를 두고 법적 다툼(1심 형사)을 벌이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참고인 조사’는 이 소송 전에 이뤄진 절차였다. 둘 간의 법적 다툼은 ‘파키아오 사건’과 상관관계가 없기 때문에 이 기사에선 다루지 않는다. 

자! 시계추를 다시 투자 유치 단계였던 2022년으로 돌려보자.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의 허락을 받은 이기훈은 애초 ‘파키아오 복싱 이벤트’에 투자할 회사로 디와이디를 점찍었다.

실제로 디와이디는 이진주가 파이트케이의 대표에 오른 지 5일 만인 2022년 9월 7일 파이트케이에 30억원 규모의 투자의향서(LOI)를 보냈다. 하지만 화장품 유통을 주력으로 하는 디와이디에 ‘스포츠 이벤트’는 적합하지 않은 데다, 자금력도 부족했다. 

당시 디와이디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46억원, 현금성 자산은 18억원에 불과했다. 이런 이유로 ‘파키아오  복싱 이벤트’에 투자하는 주체가 디와이디에서 웰바이오텍으로 변경됐고, 2022년 10월 6일 파이트케이와 웰바이오텍은 30억원의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은 모두 이기훈의 주도로 이뤄졌다. 표면적으론 ‘파키아오 복싱 이벤트’를 위한 절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선 석연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 2막: 우크라이나의 첫 등장 = ‘파키아오 복싱 이벤트’ 이면의 일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디와이디가 파이트케이에 투자의향서를 보낸 후 ‘파키아오 복싱 이벤트’엔 낯선 수식어가 달리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이었다. 

파이트케이 대표 이진주는 2022년 9월 9일 필리핀에서 파키아오와 ‘DK 유와 이벤트 복싱 경기’ 계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가 공식적으로 언급됐다. 파키아오의 입을 통해서였다. 17초짜리 영상을 보자.

“내 친구 이기훈 회장에게 인사를 전한다. 우크라이나 기부를 위해 디와이디와 협업하게 돼 매우 기쁘다. 한국에서 만나길 기대한다(Hello to my friend chairman Lee gee hoon, I’m very happy to collaborate with the DYD corporation for the Ukrai ne donation. See you in Korea).”

파키아오와 계약을 체결한 지 한달 후인 2022년 10월 11일 서울. ‘매니 파키아오 vs DK YOO 스페셜 매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공식적으론 스포츠 이벤트였지만, 밑에 깔려 있는 목적은 달랐다.

기자간담회에 맞춰 투자회사인 웰바이오텍이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다룬 내용이 적지 않았다. 웰바이오텍은 이 이벤트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삼부토건도 보도자료에 언급했다. 

김건희 특검은 지난 8월 21일 웰바이오텍을 압수수색했다.[사진|뉴시스]
김건희 특검은 지난 8월 21일 웰바이오텍을 압수수색했다.[사진|뉴시스]

보도자료 내용을 보자. “웰바이오텍은 매니 파키아오와 DK 유의 스페셜 매치 후원 및 투자에 나선다 … 이번 스페셜 매치는 우크라이나 재건 기부를 위해 마련됐다 … 웰바이오텍은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을 위해 자회사인 로드스타씨앤에어의 물류운송시스템 및 전기차 충전설비 지원 등을 검토 중이다 … 관계사인 디와이디는 AFC 경기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대회를 지원하고, 관계사인 삼부토건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기훈 역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복구를 위해 우리를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지원해야 한다”면서 “우리 회사가 가진 노하우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경기를 후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자간담회 이후 ‘파키아오 복싱 이벤트’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엮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모두 웰바이오텍, 디와이디, 삼부토건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소재들이었다. ‘파키아오 복싱 이벤트’가 스포츠를 넘어 ‘증시의 재료’로 비화하는 순간이었다.

그렇다면 ‘파키아오 복싱 이벤트’는 삼부토건 관련 기업을 띄우는 데 어떻게 활용됐을까. 다음 기사에서 이어나가 보자.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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