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시행 예정이던 ‘외국인 가사근로자’ 시범사업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필리핀 정부와 협의를 거쳐 ‘고용허가제(E-9비자)’를 통해 외국인 가사근로자 100명을 받아들일 계획이었다. 이후 서울시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었지만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왜일까. 먼저 외국인 가사근로자의 논의 과정부터 살펴보자. 외국인 가사근로자 논의가 급물살을 탄 건 지난해 5월이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 비공식 회의에서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외국인 가사근로자를 언급하면서다. 두달 후인 7월엔 고용노동부가
# 1980년대에도 2000년대에도 사람들은 한강이 ‘출퇴근길’이 되는 걸 상상했다. 하지만 그 시도는 번번이 물거품으로 끝났다. 한강을 이용해 내달리는 수상택시나 수상버스는 빠를지 몰라도, 한강 선착장까지 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2024년 리버버스 도입을 선언했다. 리버버스 선착장을 늘리고 자전거도 ‘리버버스’에 싣게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렇다면 자전거는 접근성을 해결할 수 있을까. 2024년 9월이면 한강에 ‘리버버스’가 뜬다. 지하철 대신 배를 타고 출퇴근이 가능해진다. 여의도에
# 집권여당 국민의힘이 밀어붙이고 있는 ‘김포시: 서울 편입론’이 화제입니다. 경기도 내 도시를 아우르는 ‘메가시티 서울’의 첫 단추를 김포에서 끼우겠다는 구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편입론은 ‘왜 하필 지금이냐’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내년에 치러지는 ‘총선용 전략’이 아니냐는 겁니다. 오죽했으면 국민의힘 소속 인천시장까지 나서 ‘정치쇼’ ‘표票퓰리즘’이라고 일갈할 정도입니다. # 문제는 행정구역을 바꾸는 중대한 일을 ‘번갯불에 콩 볶듯’ 진행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 때문인지 편입론의 당사자인 김포시민 중 대부분은 서울에 편
# 올해로 시행 11년차를 맞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오랜 시간만큼 소비자는 제도에 적응하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전에 미리 장을 보거나, 동네슈퍼나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 그런데도 이 제도는 끊임없이 논란에 시달려 왔다. 이해당사자인 대기업 유통업체와 소상공인의 생각이 너무나 다른 게 나쁜 영향을 미쳤다. 대기업 유통업체는 의무휴업을 ‘눈엣가시’로 생각하는 반면 소상공인들은 ‘울타리’로 여겼다. # 이런 상황에서 대구시가 뜨거운 이슈에 불을 붙였다. 지난 2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바꾼
# 기울어져 가는 공항에 혈세 수백억원을 들여 신新청사를 지었다. 경제 전문가들이 나서 ‘가당치 않은 일’이라고 뜯어말렸지만, 지역 정치인과 관료는 숱한 경고를 귓등으로 흘려보냈다.# 결과는 예견된 그대로였다. 공항은 ‘신청사’를 준공한지 9개월 만에 운휴運休에 들어갔고, 그로부터 3년 후 문을 닫았다. 그런데도 ‘신청사’를 밀어붙였던 이들 중 일말의 책임이라고 지겠다며 나선 이는 단 한명도 없었다. # 이 사례는 2000년대 초반 경북 ‘예천공항’에서 벌어진 일이다. 누군가는 ‘너무나 아득한 시절의 이야기’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 선거 때면 심심찮게 등장하는 공약 하나가 있다. “디즈니랜드를 유치하겠다”는 약속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에 그랬고, 지난 6·1 지방선거에서도 몇몇 후보가 디즈니랜드로 표심을 공략했다.# 하지만 선거만 끝나면 그 달콤한 약속은 씁쓸한 뒷맛만 남긴다. 6·1 지방선거 이후 1년, 그 약속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더스쿠프의 視리즈 ‘지역개발사업 오류의 함정’ 그 첫번째 편이다. 2016년 6월 16일 중국 상하이上海에 아시아 최대 테마파크인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개장했다. 미국 월트 디즈니사와 상하이 선디申迪그룹이
제2세종문화회관이 들어설 부지가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여의도동으로 변경됐습니다. 2018년 문래동에 제2세종문화회관을 만들겠다는 계획이 수립된 지 5년 만입니다. 그런데 영등포구 구민 중 상당수는 제2세종문화회관의 부지가 여의도로 변경된 이유와 과정을 잘 모릅니다. 서울시든 영등포구든 주민 의견을 수렴한 적이 없는 데다, 사업성을 비교할 수 있는 타당성 조사도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지하철 2호선 문래역 5번 출구를 빠져나와 5분여 걷다 보면 덩굴식물이 길게 자라 뒤덮인 표지판이 보입니다. ‘제2세종문화회관
2005년부터 2023년까지, 무려 18년간 이어진 꿈이 있습니다. 한강을 활용한 ‘수상교통망 구축’ 프로젝트입니다. 이 꿈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서울시와 오세훈 시장입니다. 서울의 교통혼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는 오래전부터 물 위를 달리는 대체교통수단 도입을 추진해왔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결과는 모두 ‘실패’였습니다. 이번에는 과연 다른 결말을 쓸 수 있을까요? 리버버스 실패의 답습, 세번째 편입니다.‘한강에 수상택시 뜬다’ ‘한강 프로젝트 발표… 수상택시 달린다’ ‘꽉 막힌 출근길? 이젠 수상택시 타고 씽씽.’ 어디서
# 때만 되면 포털 뉴스란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수상택시입니다. 그 옆에는 늘 함께 붙어다니는 말이 있습니다. 서울시입니다.# 서울시는 2005년부터 서울의 교통혼잡을 완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수상택시를 앞세웠습니다. 그해 준비 부족으로 좌초했던 수상택시 사업은 2006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함께 다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2007년 정식 출범한 서울시 ‘수상관광콜택시’ 서비스는 처참한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시민의 편의를 위한 인프라를 충분히 갖추지 못했던 탓입니다. 그랬던 서울시가
정부와 서울시가 야심 차게 론칭한 제로페이가 출시 5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정부가 제로페이에 투입한 예산은 4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도 여전히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서울시가 제로페이에서 사실상 발을 빼면서 어려움은 더 커질 전망이다.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줄여주는 착한 결제시스템” “몇몇 아는 사람만 사용하는 반쪽짜리 간편결제”…. 올해로 출시 5년차에 접어든 제로페이를 향한 엇갈린 평가다. 2018년 12월 시범사업을 시작한 제로페이는 당시로선 생소했던 ‘QR코드’를
중앙정부는 매년 거둔 세금의 일부를 지방자치단체에 배부한다. 자체 재정수입이 적은 지자체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돈이 모자라서 지원하는 것인 만큼 해당 지자체는 예산을 적극적으로 써야 한다. 하지만 상당수 지자체는 써야 할 예산을 다 쓰지 않고 쟁여놓는다. 중앙정부가 적자재정까지 펼치면서 지원한 세금이 지자체의 ‘금고’에 잠자고 있다면 어떻겠는가. 실제로 그런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지방자치단체는 그 재정을 수지균형의 원칙에 따라 건전하게 운영해야 한다.” 지방자치법 제137조에 명시된 지자체의 재정운영 기본원칙이다. 수지균형의
159명(생존 후 사망자 포함)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는 112녹취록 등 다양한 정황을 통해 인재人災임이 드러났다. 그동안 숱한 사고를 겪었음에도 우리나라의 안전시스템에 큰 구멍이 뚫려 있었던 셈이다. 가족이나 친지를 잃은 유족들의 가슴에도 멍에가 남았다. 하지만 여야 정치권은 이태원 참사의 후속조치를 뒷전으로 미뤄놓은 채 정쟁에 몰두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두달이 다 돼 간다. 하지만 수습은커녕 진상규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수습을 위한 수사를 강조했지만 의미 있는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
소상공인에게 부담을 주는 높은 배달 중개수수료를 낮추고 중소업체들의 플랫폼 진입을 돕겠다는 취지로 출범한 제로배달 유니온. 제로페이를 결제수단으로 탑재해 소비자에게도 10%가량의 할인효과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어째 2년이 지났는데도 이렇다 할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왜일까. 제로배달 유니온이 가진 한계와 숙제를 들여다봤다.“독과점 배달앱에서 독립한다.” 2020년 서울시는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소상공인단체, 민간 배달앱사와 손잡고 민관협력 방식의 ‘제로배달 유니온’을 출범했다. 목표는 분명했다. 일부 업체가 배달시장
외신들이 한국의 폭우 피해를 전하면서 ‘반지하’ 주거 형태에 주목했다. 영어로 ‘semi -basement(준 지하실·절반 지하층)’ ‘under ground apartment(지하의 아파트)’라고 설명하면서 우리말 발음을 알파벳으로 옮긴 ‘banjiha’ 표현을 쓰기도 했다. 반지하가 영화 ‘기생충’의 배경이었고, 윤석열 대통령이 반지하 침수사고 현장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또한 가수 싸이의 히트곡 ‘강남 스타일’에 등장하는 부촌 강남구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강남이 경제의 중심이고 개발이 잘된 곳이라는데 자연재해에
박용만(67) 전 두산그룹 회장의 ‘포스트 두산’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두산가家 3세인 그는 지난해 11월 39년간 몸담았던 두산그룹을 두 아들과 함께 떠나 독립했다. 컨설팅 회사와 봉사단체를 운영하는가 하면 사진 전시회도 열었다. 영혼이 자유롭고 사람 좋아하는 기업인 박용만의 인생 2막을 들여다본다.“사회사업가? 자유인? 난 뭔가로 규정되는 게 싫어요.” 박용만 전 회장은 최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현재 자신의 모습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67살에야 처음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나에게 (나를 움직이는) 중요
2009년 지방자치단체들은 재정 위기가 불거졌다. 자체 수입으로 인건비조차 충당하지 못하는 지자체가 수두룩할 정도였다. 이듬해 정부는 지자체의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내놨고, 지자체의 권한을 제한하는 장치들이 마련됐다. 지방재정법도 뜯어고쳤다. 그로부터 12년이 흐른 지금 이 장치들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2009년부터 불거진 지방재정 위기를 기억하는가. 당시 전국 지자체의 통합재정수지는 2008년 20조2000억원 흑자에서 2009년 7조1000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지방채 발행 잔액은 19조
“디즈니랜드를 유치하겠다.” 지난 6·1 전국지방선거에서 몇몇 후보가 지역구에 글로벌 테마파크인 디즈니랜드를 유치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빈 약속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주변 국가에 디즈니랜드가 이미 있는 데다, 유치에 나선다고 한들 조건이 녹록지 않아서다. 디즈니랜드 공약, 진심이었을까 막 던진 허풍이었을까. 설마 디즈니의 ‘디’자도 기억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 2005년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던 이명박(MB) 서울시장이 한 인터뷰에서 “월트 디즈니사와의 테마파크 유치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고 밝히면서 다음과 같은
서울시는 2021년 사회주택 실태조사를 마무리했다. 그 결과, 운영 문제가 지적됐고 공공이 할 수 있는 일을 왜 민간이 하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운영 문제는 바로잡아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공공이 해야 할 일을 민간이 차지하고 있었던 걸까. 반대로, 민간이 빠지면 공공이 그 자리를 메울 수 있을까. 공공이 모든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안정성’을 중시하는 공공은 그 속도를 따라잡는 데 능숙하지 못하다. 인력도 문제다. 공무원을 무한정 늘리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공공과 민간 협력이 필요하다. 20
“법인택시 공급량을 늘리면 된다.” 지난 1일 끝난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한결같이 심야택시 대란을 해소할 해법으로 ‘법인택시 증차’를 꼽았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법인택시가 가파르게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절한 해법인 듯합니다. 하지만 법인택시의 공급량을 늘리는 건 또 다른 문제입니다. 심야 택시 대란과 대책, 팩트체크 두번째 편입니다.지난 4월부터 이어진 심야택시 대란이 좀처럼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 때문인지 얼마 전 끝난 6 · 1 지방선거에서도 ‘택시 승차난 해소를 위한’ 공약들이 쏟아져
서울시의 공공자전거 대여시스템 ‘따릉이’는 서울시의 가장 성공한 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어디서나 손쉽게 대여·반납할 수 있고 이용금액도 1시간에 1000원으로 저렴한 편이어서다. 따릉이가 운영 7년 만에 이용건수 1억건을 넘어설 수 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런데 따릉이가 시민의 발로 자리 잡기엔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디지털 약자인 중장년층이 소외된 데다, 마음껏 달릴 수 있는 자전거도로도 많지 않아서다.# 중소기업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조서연(32)씨는 지하철역에서 내려 회사까지 ‘따릉이’를 탄다. 걸어서 15분 이상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