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이트 클럽’은 척 팔라닉(Chuck Palahniuk)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다소 난해한 이 ‘컬트 무비’는 원작자 폴라닉이 독일 철학자 니체에게 심취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한결 이해하기 편하다. 그는 니체처럼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장황한 설명 없이 잠언箴言(교훈이 되는 짧은 말)처럼 던진다. 주제 역시 니체가 상정한 예언자 ‘자라투스트라(Zarathustra)’의 분위기를 풍긴다.영화 속 테일러 더든(브래드 피트)은 다중인격체인 주인공이 자신의 무기력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낸 또다른 인격체이자 ‘선지자
# 요즘 젠지 세대(Generation Z·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 사이에선 신기한 챌린지가 유행 중입니다. 좋아하는 연예인의 활동에 따라 예금해 돈을 모으는 챌린지입니다. # SNS에 사진이 올라오면 3000원, 앨범이 나오면 1만원 예금하는 식인데, 젠지들은 이를 ‘덕질 적금’이라고 부릅니다. 흥미롭게도 팬 문화에서 시작한 ‘덕질 적금’이 금융회사의 상품으로도 나왔습니다. ‘젠Z의 세상’ 두번째 편 덕질 경제학입니다.‘덕질 적금’이란 말, 들어보신 적 있나요? 없으시다고요? 음, 뜻이 어렵진 않습니다. 덕질을
카카오는 보고서를 자주 낸다. 2023년 이 회사가 발행한 보고서만 9건이다. 실적과 수익, 제품과 서비스로 평가받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눈에 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리포트가 카카오를 그럴듯하게 포장해줬을진 몰라도, 정작 그들이 쇄신하는 덴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더스쿠프가 ‘리포트 탐닉한 기업: 카카오의 민낯’을 살펴봤다. “기술이 선하게 쓰일 때, 건강한 혁신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카카오는 기술의 건강성을 고민해 왔다.” 2023년 12월 28일, 카카오가 31쪽 분량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투자자에겐 혹독한 시절이 왔다. 대내외적 악재에 주식시장은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기준금리, 인플레이션 등 어느 하나 안정적인 게 없다. 이럴 때 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항상 그렇듯이 답은 가까운 곳에 있다. 분할매수로 대응하고, 분산투자로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다. # 잊을 만하면 날아오는 SMS(문자)가 하나 있다. “교수님, 삼성전자를 지금이라도 매수할까요?” SMS를 전송한 이는 필자가 10여년 전 진행했던 투자 강연회에 참석했던 수강생이다. 그는 10년째 삼성전자를 매수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 10년
아이에게 사춘기가 찾아온 건 알겠는데 말끝마다 틱틱거리고 짜증을 낸다. 좋은 말로 다독여도 반항하고, 야단을 쳐도 통하지 않고 반항한다. 이럴 때면 많은 부모가 “위엄은 고사하고 자존감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다”며 하소연한다. 부모는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언젠가부터 아이가 숙제하기 싫어하고 학원을 가려 하지 않는다. 친구들과 노는 것을 더 즐거워하며 나가지 말라거나 일찍 들어오라고 이야기하면 버럭 화를 낸다.엄마는 더 많은 제재를 가하기 시작한다. 집에 오면 휴대전화를 보지 못하게 한다거나, 주말에는 몇시까지
아동학자 도널드 위니컷(Donald Winnicott)은 “좋은 엄마는 보통의 좋은 엄마”라고 했다. 그러면서 ‘충분히 좋은’ 엄마라는 정의는 내렸지만 ‘완벽한’ 엄마란 표현은 쓰지 않았다. 위니컷이 말하는 충분히 좋은 엄마는 그냥 그런, 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 같은 엄마다. 조봄 더 봄 미술치료심리상담센터 소장이 진행하는 직장맘 토닥토닥 제1편 ‘좋은 엄마의 조건’을 펼쳐보자.필자에게 미술치료를 받은 한 아이의 어머니 A씨가 얼마 전 이런 말을 건넸다. “퇴근 후 집에서 아이 숙제 검사를 하는데, 아이가 숙제를 안 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신차와 중고차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의 태부족으로 신차 시장이 부진한 반면 국내 중고차 수출량은 올해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를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수출 중고차 시장의 규모에 비해 산업 환경은 지나치게 낙후돼 있어서다. 앞으로 수출 중고차 시장이 외형에 걸맞은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시장의 신차 판매가 주춤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은 4142만4000대로, 지난해 하반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륜차 라이더의 위험천만한 운행을 목격한 적이 있을 것이다. 역주행, 진로방해, 속도위반 등 국내 이륜차 운행 환경은 지금 무법지대나 다름없다. 이륜차와 관련한 법적ㆍ사회적 규제를 마련해야 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은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이륜차 무법지대를 해소할 합리적인 ‘규제 전봇대’는 무엇일까. 최근 국내 이륜차 운전자들의 막무가내식 운행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신호위반과 불법 주ㆍ정차는 기본이고, 보도 운행은 물론 아찔한 ‘곡예운전’까지 아무렇지 않게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자동차를 운행하는
중고차 판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신규 진출이 제한돼 왔다. 이후 2019년 적합업종 지정 기간이 만료되면서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둘러싼 완성차 업계와 중고차 업계의 갈등이 지속돼 왔다. 문제는 양쪽이 합의점을 도출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대체 중고차 시장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중고차 시장이 연일 시끄럽다. 대기업의 시장 진출을 두고 완성차 업계와 중고차 업계가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지난 6월부터 3개월간 필자가 좌장으로 있는 중고자동차매매산업발전
지난 9월 29일 정식 출시된 현대차 ‘캐스퍼’에 소비자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캐스퍼가 국내 경차 시장은 물론 자동차 생산현장의 지형까지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국내 최초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차종인 캐스퍼는 ‘광주형 일자리’ 정책에 따라 현대차가 아닌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위탁생산한다. 남다른 의미를 갖고 태어난 캐스퍼는 과연 국내 자동차 산업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까.국내 최초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차종인 ‘캐스퍼’의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캐스퍼는 지난 9월 25일 사전예약
중국 사람들과 일상을 나누다 보면 흥미로운 걸 느낄 때가 많다. 그중 하나는 그들의 삶에 ‘역사’가 투영돼 있다는 점이다. 중국 사람들은 어디서든지 자신들의 역사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차 마시는 자리든 술자리든 상관없다. 과거보단 미래를 더 지향하는 우리의 습성과는 약간 다르다.베이징北京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숙소로 향할 때면 필자는 운전사와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눈다. 그럴 때마다 “한국과 중국이 가장 다른 점은 뭐예요?”란 질문을 많이 받아서인지 나름의 답을 갖게 됐다. 필자가 느끼는 한국과 중국의 차이점 중 하나는 중국은 자국의
전세계적으로 ‘친환경차’ 바람이 불면서 국내에서도 전기차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열풍에 울상을 짓는 곳이 있다. 바로 자동차 정비업계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설계ㆍ부품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제대로 정비를 하기 위해선 전기차에 특화한 기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 정비업계는 그만한 정비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정비업계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정비 분야에서의 미래 인재 양성이 시급하다.전기차ㆍ수소차 등 친환경차의 보급이 본격화하면서 자동차 산업에도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그중 자동차 정비 산업은 기존 생태계가
중국에선 중추절 때 만두饺子를 빚어 먹는다. 만두를 워낙 사랑하는 민족이니 대명절 때 만두가 빠질 순 없었을 게다. 흥미롭게도 그 만두는 우리네 송편과 닮았다. 실제로 중국 가정에서 빚는 만두는 월아혼돈月牙餛飩, 언월형혼돈偃月形餛飩이라고 하여 달을 상징한다. 한국과 중국의 선인이 같은 달을 바라보면서 만두와 송편을 만들었다는 건데, 그들이 진짜 빚은 건 ‘희망’이었을지 모른다.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지역 주변엔 골목길이 많다. 새벽 5시쯤 골목길을 산책하다 보면 아침식사 준비를 하는 가게의 불빛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어쩌다
세계 각국이 강력한 환경보호 정책을 추진하면서 자동차 시장에도 전기차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의 확산에 앞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전기차의 안전성이다. 특히, 전기차 화재는 일반 화재사고에 비해 진압이 어려워 향후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들이 신뢰할 만한 전기차 시장을 위해 화재를 방지할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때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기상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을 필두로 세계 각국은 ‘2050 탄소제로’ 정책을 발표하
자동차 업계가 로봇에 푹 빠졌다. 2020년 12월 현대차가 세계적인 로봇 개발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테슬라가 ‘테슬라봇’의 개발을 선언했다. 언뜻 자동차 업계가 한눈을 판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로봇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자동차 업계의 ‘최종 병기’나 다름없다. 완성차 기업들의 로봇 사랑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거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테슬라가 또다시 파격 행보에 나섰다. 지난 8월 19일 열린 ‘AI 데이’에서 로봇 시장 진출을 선언한 거다. 이날 테
한국처럼 커피를 좋아하는 나라는 드물다. 인구 한명당 연 350잔 넘게 커피를 마신다고 하니, 대단하다. 특히 ‘아이스커피’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커피 중 하나다. 반면 중국인은 여전히 뜨거운 차茶를 즐긴다. 중요 회의 석상에선 차가 빠지지 않고, 그 차를 마시며 관계를 맺기도 한다. 오늘은 한국의 커피와 중국의 차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한국인은 어떤 음료를 가장 좋아할까. 한국의 ‘연령대별 음료 선호도 빅데이터’를 보면, 10대에서 50대까지 가장 좋아하는 음료 1위는 아메리카노, 2위는 카페라테(2019년·스타벅스커피코리아
최근 주요 자동차 시장인 유럽연합(EU)이 수입 품목의 탄소배출량을 엄격하게 제한하기로 하면서 자동차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내연기관차의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대로 향하는 ‘과도기’에서 내연기관차가 나아갈 길은 무엇일까. 아울러 운전자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전세계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친환경 미래차’ 만들기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친환경차를 향한 자동차 업계의 발빠른 움직임 뒤에는 유럽연합(EU)ㆍ미국 등이 추진하는 강력한 환경보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미래차로 옮겨가면서 국내의 도로와 주행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그만큼 운전자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는 교통방송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지만, 국내 교통방송이 처한 현실은 초라하다. 정치적 논란(tbs교통방송)과 주파수의 한계(tbn한국교통방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필자는 장거리 운행을 할 때 항상 차 안의 라디오를 켜둔다. 실시간 고속도로 정보를 듣기 위해서다. 그러다보니 주파수는 자연히 교통방송에 맞춰지곤 한다. 아마도 도로 위를 달리는 많은 운전자들이 필자와 같은 이유로 교통방송을 들을 것이다
중국 남송南宋 시대의 주희朱熹는 ‘선지후행先知後行’ 사상을 정립했다. 먼저 알고 나서 행동한다는 주장이다. 세월이 지나 명나라의 왕양명王陽明은 ‘지행합일知行合一’을 내놓는다. 앎과 행동이 함께 일어난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한발 더 나아간 새로운 사상이 주목받고 있다. 행동해야 알게 된다는 ‘선행후지先行後知’다.중국의 현재 대입 시험제도 방식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중국은 이미 ‘선행후지先行後知’의 교육철학을 잉태하며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국가의 교육정책도 경험을 우선시하는 ‘선행후지’ 방식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
국내서도 유명한 칭다오맥주의 공장에 가보면 낯선 기록을 볼 수 있다. 칭다오맥주공장에서 일본 삿포로맥주를 생산했다는 거다. 이는 1900년대 일본에 침략을 당했던 중국의 아픈 역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중국인의 반일감정은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의 관영방송 CCTV는 일본 침략과 관련한 드라마를 거의 매일 방송할 정도다. 그런데도 중국과 일본의 학술교류는 활발하다. 우리는 중국의 이런 역설적 정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중국 산둥성 칭다오靑島는 맥주로 유명하다. 2017년 6월 칭다오시를 방문한 필자는 ‘청도맥주’라고 불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