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전쟁사학자가 평가한 이순신세계적인 역사학자 배리 스트라우스(Barry Strauss)는 미 육군 계간지 2005년 여름호에 ‘한국의 전설적인 장군(Korea's Legendary Admiral)’이라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그 기사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한 사람(풍신수길)은 역사에 자기 자리를 새겨넣었다. 다른 한 사람(이순신)은 잘 알려지지 않은 수군 장수였다. 그는 시련 많은 경력을 느리게 통과해서, 조선의 한 지방 해안을 담당하는 단순한 사령관이 됐다. 한 사람은 ‘오락관저(Mansion of Ple
동성애자 빌리보이, 도라에몽과 친구들, 신라 토기의 복제본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좌대 위에 서있다. 작품명은 ‘네가 알아내라 You figure it out’다. 무슨 의미일까. 또 다른 작품 ‘네 머리를 써라 Use your noodle’ 는 철학자 니체, 컴퓨터 발명가 콘라드 등 중요 업적을 남긴 인사부터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 액션 스타 척 노리스 등 코믹 이미지의 대중 스타들까지, 그들이 남긴 어록들이 국수 다발에 적혀 있다.수수께끼 같은 작품들 앞에서 관람객들은 뭔가 알쏭달쏭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15년째 부부 작가로 활동
“뼈라도 모셔오겠다!” 인생 끝자락에 선 한 노인의 ‘유골 이장 대작전’이 펼쳐진다. 국립극단이 선보이는 창작 신작 ‘뼈의 기행’은 어린 시절 이별해 임종도 지키지 못한 부모의 유골을 찾아 떠나는 70대 ‘준길’의 이야기다. 유골 이장을 위한 2주간의 여정이 해방 전후의 기억들과 교차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준길은 경북 김천을 떠나 인천항과 중국 다롄을 거쳐 기차를 타고 하얼빈으로 향한다. 여행길은 그야말로 다사다난의 연속이다. 아들부터 조카까지 만나는 사람마다 방해하기 일쑤고 급기야 가방 속 부모님 유골까지 섞여버린다. 준길은 과연
불패의 명장 이순신이순신이 직접 해전에 참여해 출동한 것은 16회였습니다. 한번 출동해서 한번만 전투를 한 적도 있고, 두번 이상의 전투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순신이 ‘23전 23승’을 했는지, 아니면 ‘30전 30승’을 했는지는 학자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어쨌든 이순신은 임진왜란 동안 열여섯번 출동해서 단 한번도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패배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아군의 피해는 최소화하면서도, 적에게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습니다. 반면 원균이 당한 단 한번의 패배는 조선 수군을 궤멸시키다시피 했습니다. 칠천
미국의 정신분석학자 에릭슨(Erik H. Eri kson)은 12~18세 청소년기를 ‘정체성 대혼돈’의 시기라고 표현했다. 이 시기의 청소년은 “정신적·신체적으로는 성인으로의 발달이 시작된 반면 언어적·사회적 영역은 여전히 어린이에 속해 혼란을 겪는다”고 설명한다. 타인이 바라는 나의 모습과 내면의 욕망이 충돌하는 불일치를 경험한다는 것이다.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가 선보이는 ‘영지’는 10대 초반 청소년들이 겪는 불안과 혼란을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그려낸다. 특히 이번 작품은 그동안 주를 이뤘던 중·고등학생의 청소년극과 달리
남녀노소 모두를 설레게 하는 이름 ‘디즈니’. 미키 마우스ㆍ피노키오ㆍ인어공주ㆍ라이온 킹ㆍ타잔을 거쳐 겨울왕국의 엘사ㆍ안나에 이르기까지 한 세기에 가깝도록 디즈니 캐릭터들은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사실적이고 생기 넘치는 캐릭터들로 채워진 디즈니 세계는 꿈과 상상력을 전하며 깊은 유대감을 선사한다.디즈니의 방대한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이 열린다. 미키마우스 탄생작인 ‘증기선 윌리’를 시작으로 ‘피노키오’ ‘밤비’ ‘덤보’ 등 클래식 작품부터 ‘라푼젤’ ‘주먹왕 랄프’ ‘겨울왕국’ 등 최신작까지,
오페라 ‘윌리엄 텔’은 이탈리아의 천재 작곡가 로시니의 마지막 오페라 작품이다. 이 작품은 ‘윌리엄 텔의 서곡’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협주곡에서 단골로 연주되는 곡이다.♬ 1막 = 스위스 뷔르클렌 마을. 한 어부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결혼하는 신랑과 신부를 축복하는 노래다. 하지만 윌리엄 텔은 스위스를 위협하는 오스트리아 때문에 마냥 즐거워할 수 없다. 한편, 스위스 국민의 존경을 받는 멜크탈은 자기 아들 아르놀드를 크게 꾸짖는다. 아르놀드가 스위스를 침략한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의 공주 마틸드와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잠시 후
마리아 수녀는 아버지 갈릴레오로부터 자신의 방에 숨겨둔 편지들을 불태워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아버지가 받았던 편지들의 발신인은 ‘케플러’라는 낯선 이름이다. 뮤지컬 ‘시데레우스’는 갈릴레오에게 보낸 케플러의 편지에서 비롯된 이야기다. 역사 속의 실존 인물들과 사건들을 작가의 상상력을 토대로 재구성해 탄생된 창작 뮤지컬이다. ‘갈릴레오’와 ‘케플러’ ‘마리아’ 세 사람의 여정을 통해 진실을 찾는 가치를 고찰한다.태양이 지구의 주위를 돌고 있다고 믿던 1598년, 이탈리아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이며 물리학자인 갈릴레오는 독일의 수학자 케
왜군은 남해안의 한복판인 순천에서 오른쪽 끝인 울산까지 줄줄이 왜성을 지었습니다. 이러한 왜성의 흔적은 아직도 남해안 곳곳에 남아 있는데, 그중에서도 순천왜성이 가장 유명합니다. 고금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선 수군 때문에 남해바다 서쪽에는 왜군이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동쪽은 여전히 왜군의 영향권이었습니다. 그래서 왜군은 남해 섬들의 윗길과 아랫길로 퇴군하려고 했습니다. 노량해전은 1598년 음력 11월 19일, 양력으로는 12월 16일이었습니다. 왜군은 겨울이 다가올수록 고향 생각이 간절해졌을 것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조선의 겨
‘초록엄지-일의 즐거움.’ 독특한 전시 제목이다. ‘초록’은 정원사의 초록으로 물든 엄지를, ‘일’은 현대 사회에서 평생 지고 가고 있는 일의 속성을 말한다. 블루메미술관이 개최하는 ‘초록엄지-일의 즐거움’ 전은 다가오는 미래사회의 일의 속성을 가장 오래된 정원일에서 찾는 전시다. ‘머뭇거림ㆍ기다림ㆍ무한함’ 같은 정원일의 원형이 다가올 새로운 시대 매일 일하며 살아갈 누군가의 모습에 어떤 영감을 주는지 생각하게 하는 체험전시다.정원에서 정원사는 바쁘다. 그러나 그 움직임에는 언제나 멈춤과 기다림의 시간이 있다. 흙일, 식물과 함께하
‘러시아 우주론’은 19세기 후반 러시아 사상가 니콜라이 페도로프(Nikolai Fedorov)가 과학ㆍ기술ㆍ종교ㆍ예술을 통합해 발전시킨 사상적 체계다. 인간과 우주가 불가분적으로 연결됐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러시아 우주론은 새로운 영토로서의 우주를 향한 SF적 상상력과 러시아 종교에서의 메시아주의가 결합돼 인간이 우주와 함께 진화하며 죽음을 극복해 불멸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 우주론에 대한 연구는 1917년도 공산주의 혁명 이후 금지됐다가 1991년 소비에트 연방 붕괴 전후 재개됐다.모스크바 출신 작가이자 영화감독
「삼국지연의」에는 서촉을 정벌하던 방통이 적장 장임의 꾀에 넘어가 계곡에서 포위돼 죽는 장면이 나옵니다. 계곡에 들어선 방통은 ‘낙봉파落鳳坡’라는 글귀를 봤습니다. 그 순간, ‘아뿔싸! 내가 여기서 꾐에 빠져 죽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방통의 호는 봉추鳳雛였고, 낙봉파의 낙자는 떨어질 낙落자였기 때문입니다. 봉추가 떨어지는 곳이라는 지명을 보고 죽음을 예감한 겁니다. 이순신이 서거하신 관음포가 보이는 뒷산에 그분을 애도하기 위한 사당이 있습니다. 사당의 이름은 ‘이락사李落祠’입니다. 이충무공의 이李와 떨어질 락落을 합쳐서 만든 이
치명적인 러브스토리 ‘안나 카레니나’가 찾아온다. 2018년 1월부터 3개월간 서울 및 4개 도시 투어로 약 9만명의 관객을 기록했던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가 다시 한번 막을 올린다. 대문호 톨스토이의 걸작 소설 「안나 카레니나」를 러시아의 ‘모스크바 오페레타 씨어터’가 2016년 재탄생시킨 공연이다. 지난해 ‘전세계 라이선스 초연’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아름답고 매혹적인 여인 ‘안나’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 속에서 가정ㆍ사랑ㆍ자유ㆍ행복 등 인간 삶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예술적 통찰을 담아냈다. 화려함으로 수놓은 무대연출은 관
만약 임진왜란이 서양 국가끼리의 전쟁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승전국은 패전한 침략국에 거액의 배상을 요구했을 겁니다. 실제로 제1차 세계대전 후에 연합국은 독일에 엄청난 배상금을 물렸습니다. 그 액수와 조건이 어찌나 가혹했던지, 히틀러의 나치가 등장하는 원인이 됐습니다. 어쨌든 무장강도가 내 집에 침입해서 재산을 갈취한 뒤 ‘이제 돌아갈 테니 더이상 싸우지 말자’고 하는 말을 받아들일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당연히 이순신도 결사반대했습니다. 백성을 짓밟은 왜군을 결코 보내줄 수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처음에는 미온적이던 진린도 이
발칸반도 남단에 위치한 그리스는 고대 서양 문화와 철학ㆍ신화ㆍ민주주의가 태동한 나라다. 수도 아테네를 비롯한 전 국토에는 고대 그리스 문화와 초기 기독교 유적ㆍ유물이 산재해 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자연문화유산도 도처에 자리하고 있다. 고도의 문명을 이룩한 고대 그리스는 유럽문화의 원류가 됐다.‘그리스 보물전 : 아가멤논에서 알렉산드로스 대왕까지’가 6월 5일부터 9월 1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전시 부제인 ‘아가멤논에서 알렉산드로스 대왕까지’는 찬란하게 발전했던 그리스 문화를 포함하는 제목으로, 신
오페라 ‘푸른 수염 왕자의 성’의 원작은 프랑스의 동화작가 샤를 페로의 동화 「푸른 수염」이다. 샤를 페로는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의 작품을 남겼다. 오페라에 쓰인 곡은 헝가리의 작곡가 바르톡이 만들었다. 이 작품은 1911년 완성했지만 1918년이 돼서야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공연단 심사위원들이 공연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오페라 ‘푸른 수염 왕자의 성’의 공연 시간은 한시간 정도로 짧다. 등장하는 인물도 5명에 불과하다.♬ 줄거리 = 무대는 푸른 수염 왕자의 성 안. 연극배우가 등장해 동화에 관한 이야기와 동화
세련된 판소리와 감각적 춤사위로 전통예술의 신新장르를 개척한 ‘적벽’이 다시 찾아온다. 정동극장이 2017년 ‘전통 ing’ 시리즈로 처음 선보인 후 현대적 이미지와 음악적 대중성으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아온 작품이다. 2018년 공연 중반부터는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명실상부 정동극장의 대표 레퍼토리다.이번 공연은 주요 초연 배우와 신예 소리꾼의 합류로 기대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그림 같은 안무와 웅장한 판소리 합창에 라이브 밴드 연주가 더해져 매회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적벽은 삼국지의 세 영웅인 유비, 관우, 장비와 조조의
남해 관음포 : 조선의 별이 지다어제 복병장伏兵將 발포만호 소계남蘇季男과 당진포 만호 조효열趙孝悅 등은 왜의 중간 배 한 척이 군량을 가득 싣고 남해에서 바다를 건너는 것을 한산도 앞바다까지 추격했다. 왜적은 언덕을 따라 육지로 올라가 달아났고, 포획한 왜선과 군량은 명나라 군사에게 빼앗기고 빈손으로 와서 보고했다. -무술년 10월 17일, 「난중일기」 중 무술일기이순신이 남긴 마지막 일기입니다. 이충무공전서에 포함된 「난중일기」가 아니라 후손들이 보관해온 일기는 무술년 10월 12일에 끝납니다. 그 마지막 일기는 단 한 줄이었습니
유럽의 ‘숨은 거장’ 아스거 욘(1914~1973년)은 20세기 중반 사회참여적 예술운동을 주도했던 덴마크의 대표 작가다. ‘코브라(CoBra)’ ‘상황주의자 인터내셔널(Situationist International)’ 등 급진적 예술공동체를 결성하며 혁명적인 행보를 걸었으며, 냉전시대 제3의 대안적 관점을 제시했다.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최하는 ‘대안적 언어-아스거 욘, 사회운동가로서의 예술가’전은 그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이다. 덴마크 실케보르그 욘 미술관과 협력해 회화ㆍ조각ㆍ드로잉ㆍ사진ㆍ아카이브 등 90여점을 선보인다. 공
연극배우 아드리아나 레쿠브레르와 마우리치오 백작은 서로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 또다른 배우 두클로스는 부이용(벨기에의 한 지방)의 왕자와 내연관계다. 하지만 왕자는 두클로스가 자신을 배신했다고 오해한다. 두클로스와 마우리치오 백작의 관계를 의심한 왕자는 두사람의 관계를 폭로하기 위해 모든 배우와 친구를 별장으로 초대한다.♬2막 = 별장 안 거실. 마우리치오를 몰래 사랑하는 왕세자비(부이용 왕자의 아내)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마우리치오가 별장에 도착한다. 왕세자비는 그가 정치적 목적으로 온 것을 알고 있다. 그가 폴란드의 왕좌를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