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쇼몽’은 여성 관객들이 불편해할 영화다. 일본의 어느 숲속에서 벌어진 ‘강도’와 ‘강간’을 모티브로 한 대단히 ‘동물적’인 이 영화는 강도짓이야 그렇다 해도 강간을 다루는 방식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라쇼몽의 원작자도 남성이고, 감독도 역시 남성이어서인지 강간의 문제를 다루는 시각 역시 철저히 남성적이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빚어낸 영화 ‘라쇼몽’의 배경은 11세기 일본 ‘헤이안 시대’이고, 영화가 개봉된 시점은 1950년이다. 그러나 강간의 문제가 다뤄지는 방식은 영화의 배경인 1000년도와 영화가 제작된 1950
한 노파가 여자 시체의 머리칼을 뽑아 가발을 만들어 판다. 죽은 여자는 뱀을 말려 어포로 속여 팔던 여자다. 직장을 잃은 한 남자는 머리칼을 뽑던 노파의 옷을 벗겨 달아난다. 문루에 버려진 갓난아기를 데려가는 남자를 보며 사람들은 그가 아기를 삶아먹기 위해 가져간다고 의심한다. 환란의 헤이안 시대 라쇼몽에서 벌어진 참상이다.끊이지 않는 전란과 기근, 그리고 역병까지 마치 ‘재앙 3종세트’와 같은 혼동 속 헤이안 시대(약 800~1200년), 서울의 남대문에 해당할 법한 수도 헤이안쿄平安京(현재의 교토)의 대문 ‘라쇼몽’의 무너져가는
일본 헤이안 시대, 전염병과 대기근이 닥친 수도 교토에는 굶고 병들어 죽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산 사람들은 죽은 사람들을 처리하다 못해 아무 데나 버리게 되고 도시 외곽문인 라쇼몽의 다락은 시체 유기 명소가 된다. ‘비단결 같은 삶’을 갈구하는 ‘라쇼몽羅生門’이라는 이름이 역설적이다 못해 소름 끼치는 장면이다.영화 ‘라쇼몽’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두 단편소설 「라쇼몽羅生門」과 「덤불 속藪の中」이 원작이다. ‘덤불 속’이 사실상 영화 스토리의 중심이다. 반면 같은 제목의 소설 라쇼몽은 영화의 스토리와 큰 연관은 없다. 그러나 라쇼몽
영화 ‘라쇼몽’은 인간이 자기 자신을 속여가면서까지 빠지는 ‘거짓’의 함정을 그린다. 이 영화에서 유래된 ‘라쇼몽 효과(Rashomon Effect)’는 이후 학술용어로 철학ㆍ해석학ㆍ심리학 등 학문의 영역에서 진지하게 다뤄진다. 라쇼몽 효과는 동일한 사건에 대해 각자의 기억이 엇갈리면서도 각각 개연성을 갖게 되는 기억의 주관성에 관한 이론을 말한다.영화 ‘라쇼몽’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을 ‘미개한 원숭이’로 조롱하고 혐오했던 서구에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받아들여진 영화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던진 ‘거짓’의
일본 영화계의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黑澤明 감독의 ‘라쇼몽羅生門(1951년)’ 전쟁이 난무하던 일본의 헤이안 시대(794~1185년) 숲속에서 일어난 한 살인사건을 그렸다. 등장인물 모두가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여느 추리극과 달리 이 영화는 서로가 자신이 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묘한 상황이 벌어진다.‘라쇼몽’은 일본의 대표 문인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의 단편 「라쇼몬」(1915년)과 「덤불속」(1921년)을 원작으로 한 일본의 고전영화다. 아키라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쓴 이 영화는 1951년 아카데미상 특별명예
진시황제 암살이 필생의 목표인 자객 무명은 영정에게 가장 큰 두려움이던 3대 자객을 제거해준 공로를 인정받아 마침내 영정을 독대한다. 하지만 천하통일을 목전에 둔 영정은 만만한 인물이 아니다. 무명이 세 명의 자객을 차단했다는 증거물로 장천과 파검, 비설의 창과 검을 바치지만, 영명英明한 영정은 뭔가 개운치 않다.장천과 파검, 그리고 비설이 죽었다는 것은
업무파악 능력이 떨어지는 상사일수록 ‘이유가 무엇이든’ 논리를 무시하고 호통부터 친다. 하루 종일 밥도 못 먹고 일한 부하가 저지른 작은 실수를 갖고 기관총처럼 퍼붓는 상사도 많다. 거두절미하고 비난부터 할 때 부하들은 상사에게 등을 돌린다. 다 들어본 연후에 야단쳐라. 원래 야단惹端이란 불교에서 나온 용어로 ‘야단법석惹端法席’의 줄임말이다. 엄숙한 자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