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근로자의 평균 퇴직 연령은 49.3세(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ㆍ2022년)다.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65세까지 소득 크레바스(은퇴 후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소득이 없는 기간)가 무려 15년이나 된다. 이 기간 많은 은퇴자는 인생 2막을 열기 위해 갖가지 ‘모험’을 하는데 성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김동현(42) 슬기로운도시농부 대표는 도심형 스마트팜(Smart farm)으로 이제 막 인생 2막을 열었다. 이를 통해 시니어 일자리 대안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얘기를 들어보자.도심 속 한 건물. 굳게 닫힌 문을 열고 불을 켜자
학교나 가정에서 보살핌을 받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환경 탓에 스스로 ‘집밖’을 선택한 아이들. 그 아이들은 어둠이 깔린 거리에서 갈 곳을 잃고, 쉽게 범죄에 노출된다. 부천역 앞엔 그 아이들에게 “밥 먹었니”라는 말과 함께 따뜻한 밥 한끼 제공하는 ‘청개구리 식당’이 있다. 그 청개구리 식당이 이번엔 카페를 만들어 청소년들의 자립을 돕기로 했다. 유기훈(40) 청개구리협동조합 이사를 만나 그 얘기를 들어봤다.선교사를 꿈꾸며 종교단체에서 청소년 사역을 하던 유기훈씨는 2015년 어느날, 다큐멘터리 한 편을 봤다. 일주일에 두번 청소년
현실의 벽에 부딪혀 꿈을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예체능계 전공자들은 취업이 더 제한적이다. 취업한다고 한들 오랜 시간 갈고닦아온 특기를 살리는 게 쉽지 않다. 계약상 불리한 조건에 좌절하고, 창작물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좌절하는 이들도 숱하다. 오하나(31) ㈜뮤직인미 대표가 그런 동료들에게 힘이 돼 주고 싶다며 고단한 창업의 길에 나섰다. “음악 말고는 해본 게 없는데 취업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작곡 전공인데, 일반회사 사무직으로 취직했습니다. 음악은 취미로 해요.” 한 취업사이트 커뮤니티의 글이다. 2020년 기준,
노년기엔 틀니에 의존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생계를 유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노인들은 틀니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비싼 비용 때문이다. 그 부담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치과 의료기기 업체 연구원 출신인 송준엽(35) ㈜중앙바이오메디컬(C.E.I.B.med) 대표가 3D프린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치과용 의료기기 업체에서 제품을 개발하던 송준엽 연구원의 머릿속엔 잔상처럼 남아있는 장면 하나가 있다. 정확히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는 아주 오래전 일이다. 일가친척이 모인 어느 날, 꼬마였던 그는 고모할머니가 잠깐 빼둔 틀니를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18세가 되면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한다. 5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아들고 울타리 밖으로 나온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다. 그런 혹독한 현실에 좌절해 방황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최창효(63) 다정 대표가 그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흥미롭게도 자신이 운영하던 고깃집 ‘국생돈’을 함께 걸어갈 발판으로 활용했다.경기도 부천에서 ‘국생돈’이라는 고깃집을 하고 있는 최창효 대표는 시간이 날 때마다 보육원 봉사활동을 다닌다. 수북하게 쌓인 옷과 이불을 빨고, 묵은 먼지를 닦아내며 아이들과 소소한
실종ㆍ유괴, 아동학대, 아동 성범죄, 학교 폭력….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그만큼 범죄 예방 교육도 전국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사건 사고가 줄지 않는다. 혹시 그 방법이 잘못된 건 아닐까. 세연제협동조합 이사장 최수진(46)씨는 “단방향적인 교육의 한계”라고 지적하며 기존의 틀을 깬 안전교육을 제시했다.# “우리 아이가 보이지 않아요.” 아이를 잃어버렸다는 신고 전화가 한 해 수만건 걸려온다.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2021년 2만1379건의 아동(18세 미만)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폐차는 ‘마지막’까지 부품을 남긴다. 하물며 폐차 시트까지 재활용하는 시대이니 더 말할 필요 없다. 그런데 폐가전은 다르다. 그 속에 양질의 부품이 숨어 있더라도 그냥 버려지기 일쑤다. 그럼 폐가전 속 부품을 재활용할 방법은 없을까. 류성준(60) 가전리싸이클링센터㈜ 대표는 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청소업체 대표이자 가전제품 수리기사인 류성준 대표는 몇 해 전, 출장을 나갔다가 실수로 부품 하나를 고장 냈다. 출시된 지 오래된 모델이라 필요한 부품을 구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다. 이곳저곳 발품을 팔던 중, 한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 37.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노인 자살률 1위….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아픈 자화상이자 불명예다. 사회 뒤편으로 밀려나 언젠가부터 ‘노인’이라는 보통명사로 불리는 그들에겐 그들만의 역사는 없을까. 그 역사를 방치해 놔도 괜찮은 걸까. 주름은 삶의 곡선이다. 색이 빠진 머리카락은 모짊의 흔적이다. 흔히 ‘노인’이라 불리는 사람들. 그들에게 삶의 역사가 없으랴. 옆집 할머니는 동네 제일 미녀로 오르내리며 미스코리아를 꿈꿨을 수도 있고, 그 옆에 옆집 어
# 꼭 필요한 때 알맞게 내리는 비를 ‘단비’라고 합니다. 가뭄에 내리는 단비는 말라가던 곡식에 한번 더 강한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부천시사회적경제센터에서는 해마다 ‘단비기업’을 선정합니다. 단비기업은 전국 어디에도 없는 부천시만의 소셜벤처 브랜드입니다.# 2017년 포문을 열어젖힌 이 프로젝트는 2022년까지 총 54개 팀을 단비기업으로 발굴했습니다. 따뜻한 가치를 세상에 전할 그들의 빛나는 아이디어에 총 6억4590만원이란 단비(지원금)도 내렸습니다. # 단순히 경제적 지원만 한 게 아닙니다. ‘사전 멘토링’ ‘전문 멘토링’에
화폭은 아름답고, 선은 감각적이다. 저기 저 ‘그림’엔 많은 이의 시선이 쏠릴 만하다. 그런데 잠깐, 이 그림을 일반인이 그렸는지, 장애인이 그렸는지 알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알 수 없다. 그만큼 예술엔 경계가 없고 평등하다. 그런데도 장애인 예술가들은 이상한 편견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청년 아홉명이 머리를 맞댔다. 소셜벤처 ‘아티얼(ArtHere)’ 이야기다. ‘에이블 아트(Able Art)’ ‘아르브뤼(Art Brut)’ ‘아웃사이더 아트(Outsider Art)’…. 조금은 낯선 이 단어는 우리
양육 스트레스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양육자의 짜증과 우울증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극단적인 경우엔 아동학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강하나(39) 대표가 ㈜아이와를 설립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양육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게 양육자와 아이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우는 첫걸음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양육 스트레스를 줄일 방법이 없을까’란 작은 고민에서 출발한 아이와가 이제 막 첫걸음을 뗐다.코로나19 이후 우울감을 호소하는 주부가 부쩍 늘었다. 원인은 양육 스트레스다. 서울대 국제이주와 포용사회센터ㆍ한국갤럽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LP레코드, 턴테이블, 진공관 앰프….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문화 아이콘이자 이젠 보기 힘든 아날로그의 상징이다. 흥미롭게도 이를 활용해 카페 ‘엘피갤러리’를 만들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곳이 있다. 부천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인 등 30명이 힘을 합쳐 설립한 뉴트로협동조합이다. 이 조합의 목표는 많은 사람에게 신세계와 같은 생활문화예술 플랫폼을 선물하는 것이다.이른 더위가 찾아왔던 지난해 6월 10일 경기도 부천시 심곡동. 안토닌 레오폴트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가 이날 개업한 카페 안을 아름답게 채웠다. CD나 파
‘반려동물 1000만 마리 시대’가 열렸다. 5명 중 1명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는 얘기다. ‘동물권리’를 둘러싼 논의도 활발하다. 그렇다면 동물의 삶은 나아졌을까. 아니다. 갈 길은 아직 멀다. 무엇보다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숱하게 많다. 2020년에만 13만 마리의 반려동물이 버려졌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섯 학생들이 나섰다. ‘누리동 꿈공장’을 통해서다. # 대한민국 물 좋고 공기 좋은 어딘가에 ‘누리동’이라는 마을이 있다. 여기엔 꿈공장이 있고, 도서관도 있고, 동사무소도 있다. 독특한 건 마을 주민이 동물이란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우리나라 직장인의 87%가량이 직무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이렇게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할 곳이 마땅치 않고, 방법조차 잘 모른다는 점이다. 6명의 산림치유지도사가 산림복지법인 ㈜숲드림으로 똘똘 뭉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숲의 치유 효과를 통해 직무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심신 건강을 되찾아 주기 위해서다.20여년간 앞만 보고 달려온 결과로 얻은 건 병病뿐이었다. IT업계 1세대로 이름깨나 날렸던 류기정(62) 대표에게 ‘회사를 그만두는 게 좋겠다’는 의사의 권유는 충격적
“자전거는 매력이 정말 많아요.” 막 걷기 시작했을 즈음부터 자전거에 올라탔다는 청년은 자전거를 이야기하며 활짝 웃었다. 사이클 선수로 시작해 경륜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박민오(37) ㈜휘렌들리 대표다. 그가 설립한 휘렌들리는 자전거 폐타이어로 자전거 ‘새들백’ ‘프레임백’ ‘핸들바백’ 등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업체’다. 선수이자 사업가로서 이제 막 첫발을 뗀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혼자 타면 혼자 타는 대로, 함께 타면 함께 타는 대로…. 자전거의 매력에 빠지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자전거를 타고 붐비
미술학도, 두 번의 자퇴, 초등학교의 특수교사. 남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걸어온 장훈이(33) 배리어 프리 프렌즈 대표의 이력이다. 그래서일까. 접점이 전혀 없어 보이는 키워드 사이에서 장 대표가 종착한 곳은 장애인식개선을 위한 교육 · 콘텐츠 분야다. 그는 이야기한다. ‘다름’은 결코 틀린 것이 아니라고. 다름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져야 한다고.소년의 세계는 온통 그림뿐이었다. 어린 시절 장난감 대신 붓과 펜을 쥐었고, 당연한 수순처럼 예술고등학교와 대학교 애니메이션학과에 진학했다. 남들 말대로 소년은 ‘그림에 미쳐’ 살았다. 하
포장재 없이 제품만 판매하는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매장이 하나둘 늘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런 제로웨이스트 매장은 정부나 기업이 나서서 만든 게 아니다. 기업들이 환경 문제에 책임을 갖고 만든 매장도 있긴 하지만 일부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제로웨이스트 매장은 ‘넘쳐나는 폐기물’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던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제로웨이스트 매장 중엔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지난 6월 경기도 부천시에 문을 연 ‘산제로 상점’은 엄마들이 만든 제로웨이스트 매장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코로나19란 몹쓸 바이러스로 ‘아이템’을 바꿨다. 2016년 창업 이후 주력으로 삼았던 ‘프리마켓’을 열 만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발 빠르게 ‘온라인 마켓’으로 둥지를 옮겼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이 회사는 “판매수익의 1%를 기부한다”는 원칙을 버리지 않았다. 수익 대신 ‘아름다운 공생’을 택한 이곳은 예비사회적기업 ‘기특한마켓’이다.장사를 업業으로 삼으셨던 부모님의 길을 그대로 쫓았다. 작은 공방을 열고 ‘향기 나는’ 초를 만들어 팔았다. 홍대에선 좌판을 펼쳐놓고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를 판매했다. 온라인 쇼핑몰이
눈사람 캐릭터 ‘눙눙이’는 기온이 오르면 녹는다. ‘티롱이’는 멸종된 공룡이고, ‘링링이(기린)’와 ‘코롱이(코끼리)’는 멸종위기종이다. ‘지구의 생태계를 지키자’는 환경 메시지를 오밀조밀한 캐릭터에 예쁘게 담은 셈이다. 환경인식을 개선해주는 캐릭터 디자인업체 눙눙이의 조창원(29)ㆍ이윤주(25) 공동대표는 “눙눙이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눈사람으로 만들어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공감대를 널리 확산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내 캐릭터 산업이 전성기를 맞았다. 뽀로로와 핑크퐁, 펭수 등은 일상 곳곳으로 파고들었다. 옷ㆍ화장품ㆍ식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삶의 모양’이 다를 뿐 똑같이 ‘살아가고 있다’는 걸 더 많은 사람들이 인식했으면 해요.” 김한나(24) I AM A(이하 아이엠어) 대표는 ‘누구나 동등하게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아이엠어가 농인의 문화 향유를 위한 마임 교육·공연을 진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아이엠어의 마임엔 특별한 게 있다는 얘기다.장애인도 문화생활을 즐기고 참여하고 싶어하다. 하지만 환경은 열악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2018년)에 따르면 창작 활동에 참여하며 적극적으로 문화생활을 하는 장애인은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