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Seek한 종목 분석
SM엔터주 매수 권하는 증권가
현재 저가매수 기회라고 말해
올해 실적 전망 긍정적 평가
하지만 경영 상황 녹록지 않아
대주주 카카오 사법 리스크
불확실한 자회사 손익 구조
주가 반등 기대할 수 있을까

SM엔터의 2023년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훨씬 밑돌았다.[사진=연합뉴스]
SM엔터의 2023년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훨씬 밑돌았다.[사진=연합뉴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를 사라. 적기다.” 증권가에서 SM엔터 매수 리포트가 쏟아지고 있다. 모회사 카카오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로 주가가 바닥으로 떨어진 지금이야말로 저가 매수의 기회란 이유에서다. 어떤 증권사는 ‘역사적 저점’이란 표현까지 썼다. 하지만 SM 안팎엔 ‘저가 매수’란 유혹을 뿌리쳐야 할 나쁜 변수도 숱하다.

SM엔터가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500억원, 영업이익은 109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51.9% 줄었다. 증권가 전망치인 303억원도 한참 밑돌았다.

SM엔터가 아쉬운 성적을 거둔 건 공연과 앨범 매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직전 분기엔 공연을 통해 72만명을 동원했는데, 4분기엔 38만명에 그쳤다. 자연스레 콘서트 관련 상품(MD) 매출도 쪼그라들었다. SM엔터의 공연 관련 자회사(SMC·DM·BLC)가 모조리 적자를 기록한 이유다.


■ 시각➊ 긍정론 = 그런데도 증권가는 “지금이 SM엔터 주식을 사들일 적기”라고 말한다. 첫째 이유는 SM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점이다. ‘재매각 및 경영진 교체설’에 휩싸여 있는 이 회사의 주가는 올해 들어 13.03%(2월 16일 종가 기준) 하락했다.

증권가는 “현 주가는 역사적 저점 수준(교보증권)” “주가수익비율(PER) 14배로 밸류 메리트가 커졌다(현대차증권)”고 평가했다. [※참고: 주가수익비율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이다. 높을수록 고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둘째 이유는 실적 전망이 밝다는 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M엔터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조739억원, 영업이익 1539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11.8%, 33.3% 늘어난 전망치다.

나름의 근거도 있다. 무엇보다 주요 아티스트의 활발한 활동이 예고돼 있다. 콘서트 매출이 부진했던 지난해 4분기와 달리 올해엔 수익성이 높은 돔과 스타디움 공연을 12차례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데뷔를 예고한 신규 아티스트도 4팀에 이른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요 아티스트 중심의 대규모 월드투어 재개할 경우 전반적인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시각➋ 유보론 = 그렇다고 주가 반등을 확신할 수 있다는 건 아니다. SM엔터를 둘러싼 경영 상황이 복잡하다는 건 악재로 꼽힌다. 가장 위험한 건 대주주(카카오) 리스크다. 카카오는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을 여태껏 털어내지 못했다. SM엔터 전현직 경영진도 피의자로 입건됐다. 대주주와 경영진의 발목이 사법리스크에 잡혔으니,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날리 없다.

SM엔터는 올해 카카오와 힘을 합쳐 서구권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SM 3.0 프로젝트)이었는데, 벌써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로선 ‘SM 3.0’ 사업이 언제쯤 본격화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 때문인지 SM엔터는 2025년 글로벌 매출 목표치를 47.4%나 하향조정(2600억원→1367억원)했다.

위험요인은 또 있다. 자회사의 손익구조가 지나치게 불확실하다. 언급했듯 SM엔터의 공연 관련 자회사는 지난해 적자를 냈다. 여기에 광고업계 불경기를 이겨내지 못한 광고·미디어 자회사도 적자폭이 커졌다.

SM엔터가 국내 엔터사 중 한중韓中 관계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는 점도 나쁜 변수다. 북미와 일본시장을 노려온 하이브·JYP엔터테인먼트와 달리 SM엔터는 중국 시장을 위주로 공략해왔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중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SM엔터가 부메랑을 맞고 있다. SM엔터의 대표 걸그룹 ‘에스파’의 지난해 11월 앨범 초동 판매량이 전작 169만장에서 113만장으로 33.5% 쪼그라든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한한령의 영향으로 지난해 중국의 K-팝 음반 구매량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사진=뉴시스]
한한령의 영향으로 지난해 중국의 K-팝 음반 구매량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사진=뉴시스]

에스파의 전작 초동 판매량 169만장 중 60.4%인 102만장은 중국 팬덤의 구매 수량이었다. 비단 에스파만이 아니다. 중국 팬덤의 소비 감소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월 대중對中 음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7% 줄었다(5133만 달러→3399만 달러).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주력 아티스트의 활발한 활동을 예고한 만큼 실적 측면에선 좋은 소식이 들려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만 카카오와 지배구조 이슈가 빚은 불안정한 경영 환경이 이들의 활동까지 악영향을 미친다면 그땐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SM엔터 앞엔 긍정론과 유보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과연 SM엔터주는 어디로 튈까.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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