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섭의 손그림
왕이 원하는 답
그럴 듯한 말

# 전쟁터에서 한눈을 잃은 왕이 있었다. 승리를 거머쥔 이 왕은 자신의 모습을 충성스러운 신하들에게 담아내라고 명령했다. 첫번째 화가는 왕의 한쪽 눈이 없는 현실적인 모습을 그렸다. 왕은 “모욕과 초라함을 느낀다”면서 격분했다.

# 다른 화가가 소환됐다. 두번째 화가는 왕의 눈이 멀쩡한 위엄 넘치는 초상화를 그렸다. 하지만 왕은 “자신이 기만당했다”고 느끼며 성을 냈다. 


# 마침내 세번째 화가. 사색 끝에 화가는 전쟁터에서 용맹하게 활시위를 당기며 한쪽 눈을 자연스럽게 감고 있는 왕의 모습을 그렸다. 그제야 왕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큰 포상을 내렸다. 왕에겐 ‘거짓말도 거짓말 나름’이었던 모양이다. 

# 어떤가. 이런 권력자가 있는 나라가 잘 돌아가겠는가. 그렇지 않다. 일하는 사람이 ‘윗사람’ 기분을 따지는 순간, 나라는 ‘파멸의 늪’에 빠진다. 우리나라엔 과연 어떤 리더들이 나라를 돌보고 있을까. 석달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우리는 ‘민심’을 먼저 헤아리는 진짜 리더를 만날 수 있을까. 

송정섭 작가 | 더스쿠프
songsu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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