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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통위 4연속 금리 동결 2보
치솟은 원·달러 환율 부담
서울 아파트 가격도 고공행진
금리인하 가능성 열어뒀지만
내년 1월 금리인하 가능할까

한국은행이 11월 27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했다. 결과는 시장의 예상대로 동결이었다. 1470원대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과 좀처럼 꺾이지 않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금리동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금리 동결의 배경을 취재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4차례 연속 동결했다.[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4차례 연속 동결했다.[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은 11월 27일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떨어뜨린 한은은 그 이후 네차례(7월·8월·10월·11월) 연속 ‘금리 동결’을 선택했다. 

이번 동결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금융투자협회가 11월 25일 발표한 ‘2025년 12월 채권시장 지표(BMSI)’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채권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의 96.0%가 11월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한은은 채권 전문가의 85%가 금리동결을 예상했던 지난 10월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융투자협회는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상승했다”며 “고환율의 장기화로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 비중이 직전 조사보다 증가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협회의 분석처럼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길어지고 있다. 외환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월 3일 달러당 1427.4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이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24일 1472.0원까지 올랐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앞두고 환율이 치솟았던 지난 4월 2일(1471.7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미국의 상호관세 우려에 환율이 상승했던 4월 10일(1482.9원) 이후 최고치였다. 

한은은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환율이 더 치솟고,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듯하다. 아울러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환율이 상승하고 있는데, 굳이 기준금리를 낮춰 한미 금리차를 벌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4.0%(상단 기준)로, 한미 금리 차이는 1.50%포인트다.

[※참고: 미 연준은 12월 10~1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시장은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확률(지난 26일 기준)은 84.7%를 기록했다. 11월 19일 기록한 30.1%보다 54.6%포인트 치솟은 수치다.]

정부의 연이은 대책에도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부동산 시장 역시 금리 동결의 변수로 작용했다. KB부동산이 발표한 ‘전국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11월 서울시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월 대비 1.72% 올랐다. 2020년 9월(2.0%) 이후 5년 2개월 만에 기록한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이번 조사는 10월 13일~11월 10일 이뤄졌다.

서울 전 지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강력한 부동산 정책에도 집값이 상승세를 이어간 셈이다. 이미 한은은 금리를 낮춰 집값 상승세를 부추기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0월 금통위를 앞두고 출석한 국정감사에서 “유동성을 늘려 부동산에 불을 지피는 역할은 하지 않으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다만, 한은은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을 통해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리스크, 환율 변동성 확대의 영향 등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통화정책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되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성장과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와 시기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의 2026년 첫 금통위는 1월 15일 열린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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