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글로벌브리핑
佛 명품 나라의 굴욕
인플레이션 여파 지속
샴푸·휴지 줄이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을 보유한 나라 프랑스가 초라한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프랑스 국민 절반 이상이 생활비가 부족해 위생용품 소비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IFOP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성인 4003명을 대상으로 실시(2024년 11월 14~20일)한 위생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IFOP에 따르면 전체의 49.0%는 “한 달 생활비가 부족할까 봐 걱정한다”고 답했다.
생활비 부족 우려는 위생용품의 소비 감소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47.0%는 “어려운 경제 상황 때문에 위생용품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들이 가장 많이 포기한 품목은 ‘화장품’이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메이크업 제품(33.0%), 염색약(27.0%), 보습제품(24.0%) 구매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필수 위생용품을 줄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10명 중 1명꼴로 샴푸(9.0%), 샤워젤(8.0%)의 구매를 포기한다고 답했다. “화장실 휴지를 아껴쓴다” “머리 감는 횟수를 줄인다”는 응답도 각각 22.0%, 15.0%에 달했다. IFOP는 2023년부터 2024년 초까지 이어진 인플레이션이 소비자의 구매력 감소를 부추겼고, 그 여파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프랑스의 경기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이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3월 프랑스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9%에서 0.7%로 하향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프랑스가 올해 0.6%의 경제성장률(4월 기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대외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IFOP는 “위생 빈곤 문제가 한정된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청년층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면서 “이런 위기가 구조화하지 않도록 필수 위생 제품의 사회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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