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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플레이션 麪+Inflation
무섭게 치솟은 면 요리 가격
자장면 10년 새 63.1% 올라
가격 상승 속도 점점 빨라져
잇따른 인상에 소비 줄 수도…

면 요리 가격의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사진|뉴시스]
면 요리 가격의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사진|뉴시스]

■ 면플레이션(麪+Inflation) =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직장인 이정혁(가명·31)씨는 면 요리를 즐긴다. 혼자 자취하는 정혁씨의 소소한 즐거움은 주말에 늘어지게 잔 뒤 시켜 먹는 자장면이다.

하지만 언제부터 자장면을 먹는 게 부담스러워졌다. 한 그릇에 8000원을 넘어섰으니 그럴 법도 하다. 술 마신 다음날 즐겨 먹던 짬뽕도 이젠 1만원이 기본이다. 어디 이뿐이랴. 여름이면 생각나는 냉면은 한 그릇에 1만5000~1만6000원, 비가 오는 날 즐겨 찾는 칼국수도 1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면 요리를 더는 서민음식이라 부르기 어려운 이유다.

팬데믹 이후 외식물가 상승세가 장기화하고 있다. 이제는 1만원으로도 점심 한끼를 해결하는 게 버겁다. 그중에서도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품목은 ‘면’이다. 그렇다면 면 요리의 가격 상승세는 얼마나 가파를까.

한국소비자원의 외식물가 지표를 살펴보자. 2015년 4598원이었던 서울시 자장면 가격은 올해 7500원으로 상승했다. 10년 새 63.1% 올랐다. 같은 기간 칼국수는 45.9%(6538원→9539원), 냉면은 48.3%(8179원→1만2130원) 상승했다.

설상가상으로 가격이 오르는 속도마저 빨라지고 있다. 2015년에서 2020년 자장면 가격은 12.9% 상승했지만 2020년에서 2025년 사이엔 44.3% 치솟았다. 제철을 만난 냉면값의 오름세도 비슷하다. 2015~2020년 9.9% 상승한 냉면 가격은 2020~2025년 34.9% 올랐다.

직장인 점심 1위 메뉴인 김치찌개 백반 가격이 2020년 6559원에서 올해 8454원으로 28.8% 올랐다는 걸 감안하면 면 요리 가격의 상승세가 얼마나 가파른지 실감할 수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외식업계는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등이 치솟은 탓에 가격을 인상했다고 주장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가격 인상이 외식업계의 어려움을 타개할 묘수인지는 의문이다. 면플레이션이 부담스러운 소비자가 소비를 줄이면 외식업계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서다.

이은희 인하대(소비자학) 교수는 “원재료 가격이 인상되면 외식 물가 등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외식 빈도를 줄이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업계도 소비자도 달갑지 않은 면플레이션을 해소할 방안은 없는 걸까.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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