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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상무부, 美 기업 조사 착수
장쑤성협회, 덤핑 의혹 제기 
美, 반도체 3년간 37% 증가

중국 상무부가 반도체 부품을 공급하는 미국 기업 4개사를 겨냥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사진 | 뉴시스] 
중국 상무부가 반도체 부품을 공급하는 미국 기업 4개사를 겨냥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사진 | 뉴시스] 

중국이 미국산 아날로그 칩(반도체 제품) 기업을 대상으로 반덤핑 조사에 돌입했다. 덤핑이란 해외에 진출한 기업이 제품의 가격을 원래보다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낮춰 판매하는 행위를 뜻한다. 반덤핑이란 이런 행위를 막기 위해 덤핑기업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지난 14일 중국 제일재경신문 등에 따르면 장쑤성반도체산업협회는 미국 주요 반도체 제품 제조업체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아날로그디바이스(ADI), 브로드컴, 온세미컨덕터 4개사의 중국 시장 내 아날로그 칩 덤핑 수익이 300%를 초과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기업의 덤핑 행위로 중국 내 반도체 기업이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아날로그 칩은 소리나 전압 등 연속적인 아날로그 신호를 다루는 반도체다. 0과 1로 계산을 수행하는 디지털 반도체와 다르다. 주로 전력관리, 오디오장비, 통신 시스템, 센서, 자동화 시스템 등에 쓰이는데, 전기차, 5G, 사물인터넷(IoT) 분야가 대표적이다. 

중국의 장쑤성반도체산업협회(이하 장쑤성협회)는 2개월여 전인 7월 23일 업계 대표로 미국산 제품의 반덤핌 조사를 신청했고, 중국 상무부가 13일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는 2026년 9월 13일까지 1년간 이어진다. 필요에 따라 조사기간을 6개월 연장할 수 있다. 

조사 대상은 미국에서 수입한 40㎚(나노미터ㆍ10억분의 1m) 이상 공정에 사용하는 범용 인터페이스 칩과 게이트 드라이버 칩(저전력 신호를 고전력 신호로 변환하는 칩) 등이다.

장쑤성협회가 제출한 예비증거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산 반도체는 중국 내 수입량이 11억5900만개에서 15억9000만개로 37.0% 늘어난 반면, 수입 가격은 같은 기간 52%가량 하락했다. 미국 4개 업체의 중국 시장 내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41.0%에 달했다. 장쑤성협회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미국 기업이 반도체 가격을 비정상적으로 낮춰 중국 시장을 장악한 셈이 된다. 

중국 반도체업계 정보업체인 전자창신망 설립자인 장궈빈은 “중국의 아날로그칩 기업은 대부분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팹리스ㆍfabless)으로 반도체 설계부터 제조까지 하는 해외 업체와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이 약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 조사로 중국 제조업체에 더 건강한 개발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이번 반덤핑 조사는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 조치에 맞불을 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G2의 반도체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 기업의 반덤핑 행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WTO(세계무역기구)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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