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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형 사람들이 이끄는 경제
과시 보다 내적 만족 위한 소비
뉴욕서 빨라진 저녁 예약 시간
위험회피 성향과도 맞닿아 있어
오프라인 자영업자에겐 악영향

팬데믹 이후 사회적 관계보다 개인적 만족을 추구하는 내향형 경제가 떠올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팬데믹 이후 사회적 관계보다 개인적 만족을 추구하는 내향형 경제가 떠올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내향형 경제(Introvert Economy) = “아싸(아웃사이더ㆍOutsider)가 경제를 이끄는 시대가 왔다.” 그동안 경제가 사회적 관계와 과시적 소비를 중심으로 돌아갔다면, 개인의 사생활과 내적 만족을 위한 소비가 경제를 이끄는 요소가 됐다는 거다. 

이런 현상을 일컫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내향형 경제(Introvert Economy)’다. 내향형 경제라는 용어를 고안한 건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칼럼니스트 ‘앨리슨 슈레이거(Allison Schrager)’다. 그는 지난해 1월 블룸버그에 보낸 ‘내향적인 사람들이 미국 경제를 장악했다(The Introverts Have Taken Over the US Economy)’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뉴욕에서 일반적인 저녁 식사 예약 시간은 오후 8시였지만, 이제 저녁 식사 예약은 오후 5시가 주를 이룬다… (엔데믹으로 전환한) 2022년엔 주말에 외출하는 사람이 급증했지만, 그 이후론 주말에 사교할동을 하는 사람들이 되레 줄었다… 이런 변화는 ‘내향적인 행동’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앨리슨은 이런 현상이 젊은층의 ‘위험회피’ 성향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외출’을 하면 멋진 파티에 참석하고, 새 연인을 만나는 등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불확실성도 크다. 반면 실내에서 SNS 활동을 하고 OTT 콘텐츠를 즐기는 건 위험 부담 없이 높은 만족을 느낄 수 있다는 거다. 

기업들은 달라진 사람들의 행동 패턴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패션ㆍ뷰티업계에선 차분하고 절제된 미美를 추구하는 ‘드뮤어(Demureㆍ얌전한)’ 스타일을, 여행업계에선 조용한 휴식을 제공하는 ‘콰이어트 럭셔리(Quiet Luxuryㆍ조용한 사치)’ 상품을 선보였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하지만 내향형 경제가 커질수록 그림자가 깔리는 곳도 있다. 오프라인이 중심일 수밖에 없는 시장이다. 특히, 매장 중심으로 장사를 하고 있는 시장 상인이나 자영업자는 달라진 소비 패턴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공산이 크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김소현(33ㆍ가명)씨는 “밤 11시까지 매장을 열었지만 저녁시간엔 손님이 도통 오지 않아 저녁 8시로 운영시간을 단축했다”면서 “운영시간이 짧아진 만큼 매출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시장을 흔드는 내향형 경제의 불편한 단면이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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