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투데이 이슈
韓 국채 내년 4월 WGBI 편입 확정
지수 추종자금 75조원 단계적 편입
환율안정, 금리인하 등 효과 기대
최고치 경신 코스피에 훈풍 불까

# 내년 4월부터 외국인 자금 75조원이 유입된다. 한국 국채가 내년 4월부터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인 FTSE 세계국채지수(WGBI·World Government Bond Index)에 편입되기 때문이다. 

# WGBI는 전 세계 채권시장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추종되는 ‘패시브(추종형) 지수’다. 이 지수에 편입되면 WGBI를 추종하는 연기금이나 대형 펀드 등이 우리나라 국채를 의무적으로 사들여 지수 비중(2.08%)을 맞추게 된다. 

# 정부는 이 과정에서 약 75조원 규모의 자금 유입을 예상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 국채시장에 대거 유입되면 금리 하락과 원·달러 환율 안정 등 연쇄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아울러 최근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 등 우리 증시에도 훈풍이 불지 주목된다.

한국 국채의 WGBI 편입으로 내년 4월부터 WGBI를 추종하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순차 유입된다. [사진=뉴시스]
한국 국채의 WGBI 편입으로 내년 4월부터 WGBI를 추종하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순차 유입된다. [사진=뉴시스]

■ 단계적 편입=글로벌 지수 산출기관 FTSE 러셀(FTSE Russell)은 7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년 9월 채권시장 국가분류 검토 결과’에서 한국 국채의 WGBI 편입 일정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검토는 실제 편입 전 마지막 공식 리뷰라는 점에서 지수 편입을 최종 확인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따라 한국 국채는 2026년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매월 동일한 비중으로 단계적으로 편입된다. FTSE 러셀은 “한국 정부와 시장 인프라 기관, 투자자들과 긴밀히 협력해 마찰 없는 지수 편입(frictionless index inclusion)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예상 편입 비중은 2.08%로, 전체 26개국 중 9위 규모다. 기획재정부는 8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예정대로 편입이 추진됨에 따라 채권시장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국채시장 신뢰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패시브 자금’ 자동 유입=WGBI는 전 세계 주요 26개국의 국채를 포함한 선진 채권시장 대표 지수로, 추종 자금 규모만 2조5000억 달러~3조 달러에 달한다. 이 지수는 ‘패시브(소극적) 운용 자금’이 따라가는 구조를 갖고 있다. 쉽게 말해, 펀드 매니저가 판단해 종목을 고르는 ‘액티브 펀드’와 달리, 패시브 펀드는 단순히 지수 구성을 그대로 쫓는다.

따라서 한국 국채가 WGBI에 편입되면 전 세계 패시브 펀드들이 지수 비중만큼 한국 국채를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한다. 이 때문에 편입 결정만으로도 대규모 외국인 자금 유입이 기정사실화된다.

정부는 이를 75조원 규모로 추산했다. 단순한 투자 유치가 아니라,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연기금·중앙은행·ETF 등 장기투자 자금이 들어온다는 점에서 시장 안정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 편입 기대효과=패시브 자금이 한국 국채를 사들이면, 외국인은 매입 대금으로 원화를 확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외환시장의 달러 수요가 줄어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절상) 압력이 생긴다. 

기재부에 따르면 외국인 국채 보유 비율은 이미 22.6%로 높지만, 투자자가 중앙은행이나 국제기구 등 일부 대형 기관에 집중돼 있었다. WGBI 편입은 투자자 구성을 다변화해 자금 흐름을 좀 더 안정적이고 구조적인 형태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 뉴시스]
[사진 | 뉴시스]

아울러 외국인 자금 유입은 국채가격 상승(금리 하락)으로도 이어진다. 기재부는 “WGBI 편입은 중립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낳는다”고 분석했다. 이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가 아닌, 시장의 자율적 수급에 따라 금리가 낮아지는 현상으로, 정부의 재정조달 부담은 물론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도 낮추는 효과로 이어진다. 

결국 자금조달 환경이 완화하고, 이는 성장주와 경기민감주 등 주식시장 전반의 투자심리 개선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자금 유입이 채권시장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증시 효과는 간접적·점진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환율과 금리 안정이 지속되면 외국인 주식 매수세로 전이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기재부는 “앞으로도 금융시장과의 소통을 한층 더 강화하면서 한국 국채 투자 관련 제도와 인프라를 지속 점검·보완해 2026년 4월 실제 WGBI 편입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봄 더스쿠프 기자
sp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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