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북리뷰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니체」
니체의 문장 엮어 구성한 선집
니체 철학의 핵심과 해석 수록
스스로 삶 쟁취하는 법 제시해

이 책은 니체의 문장을 인용해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법을 전한다.[사진 | 위키백과]
이 책은 니체의 문장을 인용해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법을 전한다.[사진 | 위키백과]

프리드리히 니체는 독일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니체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교향시로 만들었고, 화가 에드바르 뭉크는 두점의 니체 초상화를 그릴 만큼 많은 예술가가 그의 영향을 받기도 했다. 

또한 니체는 강렬한 통찰이 담긴 아포리즘(aphorism)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신간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니체」는 독일의 출판 편집자 출신인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가 스무권이 넘는 니체의 저작과 유고, 편지 등에서 다양한 문장을 엄선해 엮은 아포리즘 선집이다. 편저자나 역자가 임의로 수정하지 않고 본연의 문장으로만 구성해 그의 철학 세계를 생생히 엿볼 수 있다. 

책 제목은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니체’지만 그가 살던 19세기 후반에는 ‘스트레스’라는 단어가 사용되지 않았다. 그 말은 우리 시대에 와서야 통용되는 개념이다. 편저자인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는 “니체는 이 용어가 의미하는 바를 가장 가혹하게 견뎌야 했던 인물”이라고 말한다. 

“니체는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에 외부로부터 과도한 압력과 지속적인 요구, 자포자기에까지 이르는 더없이 엄격한 행동 규범,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억압을 견뎠다”며, 니체가 오늘날 스트레스라고 부르는 부담을 받아왔다고 설명한다. 

니체의 저작에서 352개 문장을 선정해 8장으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삶의 이유를 오롯이 자신 안에서 찾아야 한다’며 ‘자아’를 이야기한다. 2부는 ‘비통함 속에서 만들어낸 행복으로 인간은 시간을 잊는다’며 ‘행복’을, 3부에서는 ‘타자를 향한 사랑이 자신을 가치 있게 만든다’며 ‘사랑’을 다룬 문장들을 수록하고 있다.

4부는 ‘자신만의 참된 재능과 노력으로 위대함에 이를 수 있다’며 ‘재능’에 대해, 5부는 ‘정치’에 관한 문장들을 통해 국가적 우상이 아닌 개개인의 인간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어 6부에서는 ‘생각하는 것은 뇌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라며 ‘사유’를, 7부에서는 ‘평판’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을 제안한다. 마지막 8부는 ‘인생이란 숙명도 사기도 아닌 끝없는 깨달음을 위한 실험’이라며 ‘자유’를 전하는 문장들로 구성했다.

각 장을 포괄하는 8개의 키워드는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니체는 이와 관련한 문장들을 통해 스스로를 단단히 세우고 삶을 창조해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책의 후반부에는 번역자인 홍성광이 ‘해설: 니체와 초인은 누구인가?’를 수록해 니체의 사유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니체가 살아온 삶의 자취와 태도, 그의 철학에 영향을 미친 스승들과의 관계, 주요 저작들이 집필 당시 그의 삶과 어떻게 맞물려 있었는지, 그가 중요시한 철학 세계의 변천 등을 살핀다. 

스트레스가 없는 삶이란 불가능하겠지만, 그럴 필요가 없는 조건에서 느끼는 과도한 긴장은 생명력을 약화하고 정신을 파괴할 수 있다. 저자는 “니체의 통찰력은 철학적·심리적·생물학적 영역에서 진정 효과와 자극 효과를 모두 갖고 있다”며, 스트레스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삶을 쟁취하는 힘이 결국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바라고 강조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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