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컴퍼니 인사이트
도산에 새로운 공간 마련한 크림
패션, 미식 등 다양하게 구성
첫번째 플래그십 스토어 연 이유
브랜드 내실 다지는 것 주목적
빠르게 성장해 IPO 목표했지만
완전자본잠식 상태 해소해야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이 압구정 한복판에 첫번째 플래그십 스토어 ‘요새’를 열었다. 의류와 소품을 구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화를 즐기고 식사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크림이 압구정에 새로운 ‘요새’를 지은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엔 크림의 새로운 전략이 숨어있다.

크림이 도산에 첫번째 플래그십 스토어 ‘요새’를 열었다.[사진 | 더스쿠프 포토]
크림이 도산에 첫번째 플래그십 스토어 ‘요새’를 열었다.[사진 | 더스쿠프 포토]

크림이 서울 압구정 도산공원 인근에 첫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이름은 요새. 요새 인기 있는 패션과 트렌드를 볼 수 있는 요새要塞란 뜻이다. 이름답게 이 공간에선 가장 트렌디한 의류와 소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두개의 층으로 구성했다. 1층은 중심부를 동그랗게 비워놓아 작은 광장과 같은 느낌을 준다. 스탠딩 테이블을 곳곳에 배치해 ‘대화의 공간’도 만들었다. 그 주변엔 의류와 잡화를 디스플레이했다.

지금은 캐주얼 브랜드 ‘폴로’와 컬래버한 한정판 의류들을 진열해 놨다. 2층엔 최근 크림 앱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제품들을 모아 볼 수 있는 ‘리테일존’과 140종의 인기 스니커즈를 전시해둔 ‘스니커즈존’이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크림 플래그십 스토어엔 독특한 것도 있다. 카페와 레스토랑이다. 오준탁 셰프의 레스토랑 ‘탉(tak)’과 글로벌 커피 브랜드 ‘더커피’가 입점했다. 크림 측은 “패션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과 미식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며 “방문객들이 각자의 취향을 발견하고 공유하는 새로운 차원의 플랫폼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크림의 새로운 스텝 = 그간 크림은 더현대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등 백화점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오프라인 인프라를 확대해 왔다. 크림만의 공간을 개장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 크림이 새로운 곳에 둥지를 튼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파악하기 위해선 크림이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2020년 3월 출시된 크림은 발빠르게 투자를 유치했다. 서비스 론칭 1년 만인 2021년 3월 시리즈 A를 통해 200억원을 끌어들였다. 2023년까지 이어진 B·C 라운드에선 각각 1000억원, 2206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를 발판으로 크림은 매출을 2021년 33억원에서 2024년 2976억원으로 90.2배 키우는 데 성공했다. 2023년 12월엔 ‘유니콘 기업’에도 이름을 올렸다.[※참고: 유니콘 기업은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이고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말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크림의 기업공개(IPO)는 수순처럼 여겨졌다. 크림 역시 그랬다. 2023년 당시 크림 측은 “IPO까진 여러 절차가 남아있지만, 모든 스타트업이 그렇듯 크림 역시 IPO 달성을 목표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크림의 IPO 드림은 쉽게 실현되지 않았다. 몸집을 빠르게 불리는 과정에서 쌓인 적자 때문이었다. 결손금이 커지면서 크림은 2021년부터 4년 연속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크림의 2024년 자본총액은 –3216억원이다. 

■ 브랜드 내실 다지기 = 이 때문에 크림이 플래그십 스토어 요새를 앞세운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크림의 전략은 무엇일까. 회사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자. “구체적인 IPO 시점을 제시하기보단 사용자층을 넓히는 걸 우선으로 삼았다.” 적극적인 ‘브랜드 알리기’를 통해 실적 개선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를 반대로 풀어보면, 크림의 당면 과제가 ‘흑자 전환’이란 얘기가 된다. 

[사진 | 더스쿠프 포토]
[사진 | 더스쿠프 포토]

실제로 크림은 흑자 전환을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해 크림은 일본의 한정판 커머스 ‘스니커덩크’ 운영사 소다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그 영향으로 매출이 2023년 1222억원에서 2024년 2976억원으로 2.4배 늘어났다.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408억원에서 89억원으로 78.2% 줄였다. 재무건전성 역시 의미 있는 지표를 보이고 있다. 크림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현금성 자산은 556억원, 유동자산은 868억원으로 불어났다. 

크림 측은 “유동자산이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나면서 재무 건전성을 확보했다”며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국내 실적만 살펴보면 에비타(EBITA) 기준 19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고 말했다.[※참고: 에비타는 이자·세금·감가상각비·무형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전 이익을 나타내는 수치다.]

관건은 크림이 결손금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다. 크림의 결손금은 2023년 3414억원에서 지난해 4141억원으로 더 불어났다. 과연 크림은 다시 IPO를 꿈꿀 수 있을까.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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