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주말에 볼 만한 신간
토끼를 구조·보호하는 저자 이야기
바다와 섬의 언어를 따라가다
김응교가 증언을 서사로 엮은 책
와인 감상을 전략적 도구로 보다
주제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사유
「토실토실 토끼를 안았습니다」
시안 지음 | 사이의순간들 펴냄
반려동물의 급증은 곧 유기 동물 증가로 이어진다. 한때 반려동물 열풍의 중심에 섰던 토끼가 그렇다. 개나 고양이는 반려동물로 인식되지만, 그 외의 생명들은 여전히 관심 밖에 있다. 해마다 200마리 이상의 토끼가 유기된다. 집토끼를 공원에 풀어주는 행위는 유기이지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일이 아니다. 저자는 이렇게 유기된 토끼를 구조하고, 임시 보호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거듭되는 이별을 묵묵히 감내하면서 그 과정을 충실히 기록했다.
「바다어 마음사전」
한창훈 지음 | 걷는사람 펴냄
한창훈의 새 산문집은 섬과 바다에서 길어 올린 말을 사전처럼 엮는다. 어민들의 호칭과 작업 노래, 기후와 물때, 풍습과 속기를 품은 항목들이 바다의 리듬을 살려낸다. 방언은 관습이 아니라 기억이고, 말은 풍경이 아니라 삶의 기술임을 작가는 이야기한다. 김무환의 사진은 문장과 나란히 서서 파도의 결을 비춘다. 이 책은 사라져 가는 말들을 붙잡고 우리 마음의 바다를 다시 연다. 바다와 섬의 언어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삶의 깊은 결을 만난다.
「조국」
김응교 지음 | 소명출판 펴냄
1945년 해방의 들뜸과 좌절, 한국전쟁, 북의 삶과 남파 공작, 18년 옥고까지 한 인간이 지나온 격랑을 따라가며 김응교는 증언을 서사로 엮는다. 「조국」은 김진계가 말로 남긴 생을 토대로 전후 한국을 촘촘히 그려내고, 문인의 성찰과 자료의 정밀함으로 시대의 음영을 비춘다. 사실의 무게와 소설의 박동을 함께 맛보고 싶은 애서가에게 추천한다. 이기영, 이태준, 김두봉, 정순덕, 신영복 같은 이름들이 장면마다 호흡을 보탠다.
「AI가 알려주는 와인의 모든 것」
김수영 지음 | 포춘쿠키출판국 펴냄
와인 감상을 단순한 취미 활동이 아닌, 체계적 학습과 감각 확장의 전략적 도구로 바라보는 책이다. 독자의 와인 이해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테이스팅 기법과 품종별 특성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개인의 취향에 맞게 와인 감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 방법도 제시한다. 와인의 전통적 양조법과 현대적 인공지능(AI) 분석을 모두 다룬다. 더불어 와인을 통해 문화적 소양을 확장하는 과정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철학은 결말을 바꾼다」
서동욱 지음 | 김영사 펴냄
철학 에세이의 모범이라는 평을 받았던「철학은 날씨를 바꾼다의 후속작이다. 저자의 섬세한 시선은 여전히 날카롭다. 이 책의 모든 이야기는 다른 결말을 품고 있다. 몸, 여행, 사랑, 가족, 외로움처럼 잘 안다고 여겨온 것들을 낯설게 만든다. 부끄러움, 공부, 공포, 종말처럼 버거운 것들도 가볍게 모습을 바꾼다. 철학과 문학, 미술과 영화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사유는 우리가 흔히 만나는 테마부터 평소 좀처럼 생각하지 않는 주제까지 아우른다.
김하나 더스쿠프 기자
nayaa1@thescoop.co.kr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eongyeon.han@thescoop.co.kr
이민우 문학전문기자 | 더스쿠프
문학플랫폼 뉴스페이퍼 대표
lmw@news-pap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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