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혼가정 재무설계 4편
소득 적고 재무 이슈 많다면
안전성 높은 투자상품 살펴봐야
디딤돌 펀드 눈여겨볼 만해
평균 수익률 적금 웃돌아
직장인에게 ‘투자’는 여전히 어려운 숙제다. 돈을 벌고 자녀를 키우기에도 시간이 빠듯한데 재테크까지 공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전문가’에게 맡기면 어떨까. 자산운용사가 관리하는 투자상품을 활용한다면 수고를 줄이면서도 안전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두 자녀를 기르는 직장인의 재테크 설계를 도왔다.
전前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서 두 자녀(15·13)를 양육 중인 나영화(가명·50)씨. 전남편이 주는 양육비만으론 생활이 빠듯했기에, 그는 아르바이트와 부업 등 손에 잡히는 대로 일하며 생활비를 벌었다. 그러던 중 지인의 소개로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면서 형편이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었다. 영화씨가 아무리 지출을 줄이려고 해도 가계부는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달에만 월세를 110만원 내고 있는 데다, 자녀들의 학원비도 갈수록 불어난 탓이었다. 혼자선 답을 찾기 어려웠던 영화씨는 필자에게 연락해 상담을 요청했다.
지금까지 상담한 결과를 요약해 보자. 영화씨의 소득은 490만원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영화씨가 350만원을 벌고, 전남편으로부터 양육비 명목으로 140만원을 받는다. 지출로는 정기지출 457만원, 1년간 버는 비정기지출 37만원, 금융성 상품 42만원 등 536만원이다.
한달에 46만원씩 적자가 나고 있었는데, 영화씨는 필자와 함께 각종 지출을 줄여 85만원 흑자로 돌려놓는 데 성공했다. 총 131만원을 절약한 셈이다. 비싼 월세 아파트에서 전세 아파트로 이사해 주거비(110만→60만원)를 크게 아낀 게 한몫했다. 자산으로는 전세보증금 1억9000만원이 있다.
이제 85만원으로 영화씨의 미래를 설계해 보자. 영화씨의 재무 목표는 전세 아파트와 자녀 양육비를 마련하는 것 2가지였다. 지출을 줄이는 과정에서 전세 아파트를 얻었으니, 이제 자녀 양육비만 신경 쓰면 된다. 첫째는 미술, 둘째는 발레를 하고 있는데, 예체능 계열은 꽤 많은 사교육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85만원의 대부분을 자녀 교육비를 마련하는 데 쓰기로 했다.
어떤 상품들을 준비해야 할까. 외벌이인 영화씨에겐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자산을 조금이라도 불려야 두 자녀의 입시는 물론, 본인의 노후도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다. 그렇다고 극단적으로 수익만 추구해서도 안 된다. 안정적인 은행상품과 수익성이 괜찮은 투자상품에 골고루 안배해 ‘두 토끼’를 노릴 필요가 있다.
이런 이유로 영화씨의 재테크는 다음과 같이 구성했다. 원금을 잃지 않는 예적금에 전체 여유자금(85만원)의 40%를 넣고, 주식과 펀드 등 투자상품에 30%를 분배하기로 했다. 남은 30%는 개인연금에 넣을 예정이다. 이렇게 은행상품과 투자상품, 연금 비중을 4대 3대 3으로 맞췄다. 재테크 초보자인 영화씨의 수준에 맞춰 주식 같은 직접투자보다는 자산운용사들이 대신 관리해주는 투자상품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이 비율에 맞춰 재무 솔루션을 세워보자. 먼저 85만원 중 35만원을 적금에 넣기로 했다. 3년 만기로 설정해 첫째(15)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됐을 때 입시 준비자금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그런 다음에 다시 3년 만기 적금에 가입하면 둘째(13)의 입시도 무난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으로는 ‘디딤펀드’를 활용하기로 했다. 이 상품은 금융투자협회가 주도해 25개 자산운용사가 공동으로 출시한 ‘연금 전용 펀드’다. 주식과 채권 등에 분산 투자해 퇴직연금 수익을 조금이라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디딤펀드는 리스크를 제한하는 안전장치도 갖고 있다.
이 펀드를 운용해주는 투자회사는 포트폴리오 내 주식 비중을 50%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수익률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10월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디딤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2.5%로 집계됐고, 상위 10개 디딤펀드 수익률은 16.5%를 기록했다. 영화씨는 월 25만원씩 디딤펀드에 납입하기로 결정했다.
남은 25만원은 연금저축펀드에 넣어 영화씨의 노후를 대비하기로 했다. 이 상품의 가장 큰 장점은 세액공제 혜택이다. 연말정산에서 연간 최대 600만원까지 공제가 가능하고, 5000만원에 달하는 예금자 보호도 제공한다. 투자종목을 주식이나 채권·ETF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구성할 수 있다는 점도 연금저축펀드의 장점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만 55세 이전에 중도 해지할 경우 기타소득세(16.5%)가 부과된다. 또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므로 원금 손실의 리스크가 있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이렇게 영화씨의 재무 솔루션을 무사히 끝마쳤다. 영화씨는 지출 줄이기로 확보한 여유자금 85만원을 적금(35만원), 디딤펀드(35만원), 연금저축펀드(15만원) 등에 배분했다. 투자상품 비중이 절반을 넘긴 하지만, 수익성보다는 안전성에 치중해 원금 손실의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늘 말하지만, 재무 솔루션은 ‘실천’해야 비로소 완성된다. 주기적으로 가계부를 점검하고, 소비 패턴이 흐트러지지 않았는지 되돌아보는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영화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펀드 공부’를 하기로 했다. 투자상품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이너스’가 되지 않도록 꾸준히 모니터링하기로 필자와 약속했다. 영화씨가 스스로의 힘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하길 기원한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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