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이 바뀌려는 때
놓친 것은 없나 살펴봐야

# 철이 바뀌는 환절기엔 옷을 입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꽃샘 추위가 밀려온 요즘은 아침 일찍 집을 나설 때와 한낮의 온도 차이가 큽니다. 그래서 아침엔 겨울 잠바를 입었다가 오후엔 들고 다닌 적이 많습니다. 며칠 전엔 기차를 타고 출장을 다녀오다가 외투를 벗어 위에 두곤 그대로 내릴 뻔 했지요. 다행히 잘 챙겨오긴 했습니다. 

# 모르긴 몰라도 저만 그런 건 아닌가 봅니다. 멀리서 봤을 땐 누가 나무에 매달려 있는 줄 알았습니다. 동네에서 나무에 걸린 패딩 점퍼를 만났습니다. 크기를 봐선 큰아이 것인지 어른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의류 매장에 진열해놓듯, 나무에 옷을 입혀 단추까지 꼼꼼히 잠갔습니다. 아웃도어 용품의 광고 같기도 합니다. 

# 잠바를 벗어놓고 간 누군가는 집에서 잔소리를 들었을 겁니다. 다행히 동네 사람이 나무에 걸어놨으니 다시 와서 무사히 찾아갔을지 모르겠네요. 계절이든 학기든 무언가 바뀌는 기간에는 모든 게 정신없는 것 같습니다. 새학기가, 새로운 계절이, 그리고 많은 것이 바뀌려는 요즘입니다. 정신 잘 차리고 빠뜨린 건 없는지 살펴보는 하루를 보내야겠습니다. 그게 뭐든 빠뜨리면 집사람의 애정 어린 잔소리를 피하지 못할 테니까요. 

사진·글=오상민 천막사진관 사진작가 
studiot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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