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함과 새로움의
사이 그 어디쯤

# 이맘때, 벚꽃 사진은 흔합니다. 벚꽃은 모두가 사랑하는 피사체입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많은 사진을 찍습니다. 저도 벚꽃을 찍습니다. 참 이쁘지만 어떻게든 다르게 찍으려고 애를 씁니다.

# 사진을 찍다 보면 늘 새로움을 찾습니다. 어떻게 처음 보는 이미지를 만들까,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놀라움을 줄지 고민합니다. 새로움만 찾기 위해 너무 멀리까지 가버리면 공감과 소통도 멀어집니다. 혼자 동떨어진 곳까지 온 것은 아닌가 살펴봐야 합니다.

# 흔하다는 것, 쉽게 접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모두가 금방 떠오를 정도가 됐다는 건 그만큼 오랫동안 사랑을 받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흔한 일상, 흔한 밥상, 흔한 가족, 문득 ‘흔한’이란 의미가 절대 가볍지 않다는 생각이 스칩니다. 

# 오늘은 잠시 새로움을 내려놓습니다. 의식적으로 피하던 ‘흔한 사진’을 한장 찍어봅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입니다. 보기에 참 좋네요. 제 사진은 흔함과 새로움의 사이 그 어디쯤에 있기를 바라봅니다. 흔하지만 늘 아름다운 벚꽃처럼 말이죠.

사진·글=오상민 천막사진관 사진작가 
studiot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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