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렌즈 위 작은 실험
빛의 왜곡으로 완성한 작품
정반대 시도가 빚은 결과물
# “렌즈를 닦으세요. 선명한 사진을 얻을 겁니다.” 스마트폰 사진 기초 수업에서 자주 강조하는 말입니다. 휴대전화는 손에 자주 쥐고 얼굴에 댑니다. 유분(기름)이 카메라 렌즈에 쉽게 묻을 수밖에 없는 구조죠. 그렇게 찍은 사진은 빛이 왜곡돼 뿌옇고 흐릿해집니다. 촬영 전에 렌즈를 닦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 그럼 렌즈를 깔끔하게 닦고 찍은 ‘쨍하고 선명한 사진’은 정답일까요? 아닙니다. 때론 흐릿하고 뿌연 사진이 분위기를 더 잘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진이 그렇습니다.
# 바람을 쐬러 옥상 정원에 나갔을 때입니다. 건물 뒤로 해가 넘어가는 중입니다. 사무실에 두고 온 카메라를 가져오기엔 늦었습니다. 손에 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태양 빛에 변화를 주고 싶습니다. 순간, 번뜩이는 생각이 스칩니다. 카메라 렌즈에 얼굴을 문지릅니다. 그리곤 다시 화면을 봅니다.
# 얼굴에 미소가 번집니다. 성공입니다. 유분 덕분에 생긴 빛의 왜곡이 태양 빛을 길게 찢어지듯 만들었습니다. 기존의 규칙을 벗어나 나만의 표현 방식을 시도한 결과입니다. 정해진 규칙을 따르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정반대의 시도를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어쩔 땐 생각보다 꽤 멋진 결과물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 사진처럼 말이죠.
사진·글=오상민 천막사진관 사진작가
studiotent@naver.com
오상민 사진지문
studiot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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