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원조 다이소

# 다이소는 ‘1000원이 소중하게 대접받는 국민가게’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생활용품점입니다. 사람들은 이제 “있어야 할 건 다 있고요, 없을 건 없답니다”라는 화계장터 대신 다이소를 찾습니다. 생활에 필요한 웬만한 물건들이 모두 있기 때문이죠.

# 우리 가족도 종종 다이소를 찾습니다. 아이들은 인형과 장난감 코너만 가면 신이 납니다. 저는 볼펜이나 전자기기 주변을 어슬렁거립니다. 아내는 청소용품이나 주방도구처럼 집에 필요한 것들을 고릅니다. 그래서일까요? 다이소로 향할 땐 ‘살 것을 정하고’ 가지만 늘 허사입니다. 거기만 가면 계획에 없던 것들까지 마구 사오곤 합니다. 

# 얼마 전의 일이 떠오릅니다. 친구들과 좁은 골목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때였습니다. 어디선가 “○○ 팔아요~”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언뜻 보니 본체가 안 보일 만큼 생활용품을 가득 실은 트럭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것이 원조 다이소의 모습인가’라는 생각이 스칩니다. 

# 오늘도 1000원짜리 몇장을 쥐고 다이소에 가볼 생각입니다. 1만원으로 먹을 게 없는 고물가 시대인 만큼 ‘사소한 행복’을 한번 누려볼 참입니다. 골목길을 누비던 ‘트럭’ 만큼은 아니겠지만, 잠깐의 여유를 가질 수 있을 듯합니다. 어떤가요? 여러분의 지갑엔 ‘1000원의 행복’이 들어 있나요?

사진·글=오상민 천막사진관 사진작가 
studiot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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