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Seek한 분석
티빙·쿠팡플레이 2위 싸움 치열
스포츠 중계로 순위 오르내려
올해엔 ‘제휴’ 전략 꺼내든 티빙
배민, 웨이브와 제휴 요금제 출시
신규 가입자 3배 이상 증가해
티빙 존재감 키울 수 있을까

2.34개. 국내 OTT 이용자 1명이 구독하고 있는 평균 플랫폼 수다. 압도적인 1위 넷플릭스를 제외하면 나머지 ‘1.34개’를 두고 다른 OTT들이 경쟁하고 있다는 거다. 넷플릭스 뒤에서 2위 경쟁을 벌이는 티빙과 쿠팡플레이에도 예민한 지표임에 틀림없다. 티빙이 최근 ‘제휴’를 신무기로 꺼내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티빙이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이용자를 늘리고 있다.[사진 | 티빙 제공]
티빙이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이용자를 늘리고 있다.[사진 | 티빙 제공]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는 ‘넘을 수 없는 벽’이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8월 넷플릭스의 월간활성화사용자(MAU)는 1475만명이었다. 티빙(757만명)과 쿠팡플레이(729만명)의 두배에 달한다.

그런 의미에서 넷플릭스를 잇는 2위 자리는 의미가 남다르다. 티빙과 쿠팡플레이가 지난해부터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유다. 올해만 해도 순위가 2번이나 바뀌었다.

지난 2월 쿠팡플레이가 MAU 684만명을 기록하며 5만명 차이로 티빙(679만명)을 앞섰다. 티빙은 석달 만인 5월 순위를 탈환했다. 격차는 불과 7800명(티빙 715만8800명·쿠팡플레이 715만1036명)으로 2위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가늠케 한다. 

흥미롭게도 두 업체의 승부를 가른 건 스포츠 중계권이다. 티빙은 한국프로야구(KBO), 쿠팡플레이는 빅 이벤트를 주로 중계하고 있다. 2024년 1월 한국야구위원회와 ‘KBO 독점 중계’ 계약을 체결한 티빙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해 3월 23일 KBO 리그가 공식 개막하자 티빙의 MAU는 한달 만에 30만명이나 늘어났다(2024년 2월 661만명→3월 691만명). 시즌이 이어지면서 이용자는 계속해서 증가했고, 10월엔 토종 OTT 최초로 ‘MAU 800만명’ 시대를 열어젖혔다(2024년 10월 810만명). 

하지만 티빙으로선 풀기 힘든 숙제가 있다. KBO 효과는 시즌이 끝나면 필연적으로 약해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KBO 리그가 종료한 후 티빙 MAU는 올해 2월 679만명까지 떨어졌다. KBO 시즌이 개막한 지난 3월 MAU 705만명을 기록해 증가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이 또한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 KBO의 시즌은 또 끝나기 때문이다.

이는 쿠팡이란 플랫폼과 연계돼 있는 쿠팡플레이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이다. 티빙이 최근 ‘제휴’를 전략적 무기로 꺼내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KBO가 끝나는 시기에도 MAU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쯤에서 티빙의 제휴 전략을 하나씩 살펴보자. 티빙은 지난 6월 배달의민족과 함께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했다. 배달비 무료 또는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배달의민족 유료 멤버십 ‘배민클럽’에 티빙의 요금제를 붙이는 식이다. 티빙 관계자는 “배민클럽(월 3990원) 가입자가 3500원을 추가로 지불하면 월 5500원을 내야 이용할 수 있는 티빙의 광고 기반 무료 요금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같은 달 16일엔 웨이브와 통합요금제 ‘더블 이용권’도 내놓았다. 이 이용권을 결제하면 티빙과 웨이브의 OTT 콘텐츠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베이직 요금제 기준 가격은 1만2500원으로, 각 플랫폼에서 결제한 것보다 6400원 싸다(티빙 1만1000원·웨이브 7900원). 

[사진 | 티빙 제공]
[사진 | 티빙 제공]

이같은 제휴 효과는 나쁘지 않다. 티빙에 따르면, 배민·웨이브와 함께 제휴 요금제를 론칭한 이후 신규 가입자가 3배 이상 증가했다(8월 기준). 관건은 제휴 효과를 얼마나 더 확산할 수 있느냐다. 긍정론도 있지만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국내 OTT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전락한 탓에 가입자를 유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과제’가 됐다는 게 비관론의 근거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7월 30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자는 1명당 평균 2.34개의 플랫폼을 구독하고 있었다. 2.34개란 숫자를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넷플릭스를 뺀 나머지 OTT는 치열한 가입자 유치 경쟁을 감수해야 한다. 더구나 쿠팡플레이는 언급했듯 쿠팡 기반의 견고한 이용자층을 보유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쿠팡플레이와 경쟁해야 하는 티빙으로선 좋지 않은 상황임에 분명하다. 

지난 8월 8일 최주희 티빙 대표는 CJ ENM 콘퍼런스콜에서 “직접 접근이 어려운 노년층이나 농촌 지역까지 파트너십을 통해 신규 가입자를 확대할 계획이 있다”며 “전체 가입자의 20~30%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빙은 제휴 전략을 통해 넷플과 쿠팡플레이의 압박을 이겨낼 수 있을까.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