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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XR기기 출시 임박
더 가볍고, 더 저렴하고
애플 비전 프로보다 장점 많아
구글·퀄컴과 연대한 결실
XR 시장 공략할 수 있을까

삼성전자의 확장현실(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Project Moohan)’이 출시 초읽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오는 22일 자체 행사인 갤럭시 이벤트에서 프로젝트 무한을 공개한다’는 초대장을 15일 정식 배포했다. XR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둘을 합친 혼합현실(MR) 등 현실과 가상세계를 융합하는 기술을 통칭하는 용어다.

삼성전자의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의 출시가 임박했다.[사진 | 연합뉴스]

공식적으로 성능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프로젝트 무한의 하드웨어 스펙이 현존하는 XR 기기 중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유추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디스플레이다.

업계에 따르면 프로젝트 무한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4K급 마이크로 OLED를 탑재한다. 이를 통해 총 2900만 화소와 4032 PPI(픽셀 퍼 인치) 해상도를 구현했다. 경쟁사인 애플 제품 ‘비전 프로’의 해상도(약 2300만 화소)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두뇌 역할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XR2+ 2세대’ 칩셋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XR 기기에 최적화한 고성능 칩셋이다. 16GB 램(RAM)을 결합해 고해상도 그래픽을 처리함과 동시에 저지연 통신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 칩셋을 통해 프로젝트 무한은 복잡한 멀티태스킹 환경을 원활하게 지원하는 기반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 성능·가격 한번에=프로젝트 무한은 소프트웨어와 AI 플랫폼도 눈여겨볼 만하다. 구글과 반도체 개발업체 퀄컴이 각자의 핵심 역량을 분담해 공동 개발한 개방형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XR’를 업계 최초로 탑재한다.

구글은 이 플랫폼에 자사의 AI 기술 ‘제미나이(Gemini)’를 통합했다. 사용자는 프로젝트 무한을 통해 단순한 터치나 컨트롤러 조작을 넘어 눈(시선 처리), 손(제스처), 목소리(음성 제어)를 통합적으로 사용하는 ‘풀 제어 경험’을 할 수 있다.  

기기에 내장된 4개의 마이크는 사용자의 음성과 주변 소음을 분리하고, AI 에이전트인 제미나이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가능케 할 것으로 추정된다. XR 기기의 주요 문제점 중 하나인 착용 피로도도 낮췄다. 무게를 약 545g으로 책정해 600g이 넘는 애플 비전 프로보다 가볍게 만들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가격이다. 업계에 따르면 프로젝트 무한의 가격은 200만원대 중반으로 예상된다. 3499달러(약 497만원)부터 시작하는 애플 비전 프로의 절반 수준이다. 프리미엄급 스펙을 유지하면서도 낮은 가격대를 책정해 XR 기기의 대중화와 시장 선점을 동시에 노리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전략인 셈이다.

■ 안드로이드 연합 성공할까=프로젝트 무한에서 눈여겨볼 점은 또 있다. 이 제품이 삼성전자와 구글, 퀄컴 등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기업들이 협력한 결과물이란 점이다. 애플의 폐쇄적인 생태계에 ‘안드로이드 연합’이 맞대응한 형국이란 얘기다. 

협력의 시작점은 2년 전인 2023년 2월 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이었다. 이날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 사업부 사장,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대표, 히로시 록하이머 구글 수석부사장이 함께 무대에 올라 XR 기기를 공동 개발을 약속했다. 

[자료 | 각 사, 사진 | 삼성전자·애플 제공]
[자료 | 각 사, 사진 | 삼성전자·애플 제공]

이듬해인 2024년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에선 노 사장과 릭 오스터로 구글 플랫폼·디바이스 사업 총괄 부사장이 연내에 XR 플랫폼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노 사장은 “디바이스를 먼저 내놓고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를 만들고 제품을 출시해야겠다”며 XR 플랫폼을 우선 공개하려는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는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지난 1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에서 ‘안드로이드 연합’의 결과물인 프로젝트 무한의 실물을 전시했다. 이제는 제품 출시만을 앞둔 상황. 차근차근 스텝을 밟아온 삼성전자는 애플을 제치고 XR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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