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투데이 이슈
아세아나폴과 ‘브레이킹 체인스’
국제공조 작전 결의에 성공
韓 경찰 제안으로 만장일치 채택
캄보디아 등 동남아 10개국과
납치·스캠 범죄 첫 공동 대응
최근 캄보디아에서 20대 한국인 대학생이 감금·폭행 끝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납치 피해자를 온라인 사기 조직에 투입해 불법 송금·대출을 유도하는 ‘노예형 범죄’의 참상이 드러났다. 정부가 외교부·경찰청 등이 참여하는 합동 대응팀을 급파했지만 범죄 조직 대다수는 이미 베트남·태국 등 인근 국가들로 거점을 옮겼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범죄조직이 국경을 넘나들며 인신매매와 스캠 범죄 등을 저지르는 상황에서 경찰도 아세안 국가들을 한데 모은 국제공조 작전에 나서기로 했다. 작전명은 ‘브레이킹 체인스(Breaking Chains)’.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 10개 회원국이 공조작전에 참여하기로 뜻을 모았다.
경찰청은 3일부터 6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43차 아세아나폴 총회에서 한국이 제안한 ‘초국가 스캠·인신매매 대응을 위한 국제공조 작전(Breaking Chains)’ 결의안이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됐다고 7일 밝혔다.
아세아나폴(ASEANAPOL)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찰 협력체로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10개 아세안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다.
경찰청은 이번 아세아나폴 회의에서 한-아세안 협력기금을 활용한 공동 프로젝트로 ‘브레이킹 체인스’ 공조 작전을 제안했고, 만장일치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한국 경찰과 동남아 10개국 경찰은 스캠센터·인신매매·온라인 사기 등 초국가적 범죄 네트워크의 연결고리를 끊는 국제공조 작전을 공동 추진한다.
경찰청은 “이번 결의안이 아세아나폴을 실행 기반의 국제공조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이를 통해 회원국 경찰 간 정보 공유, 공조수사, 피해자 보호 등 구체적 협력을 추진할 전망”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공조작전은 ‘한-아세안 협력기금’을 활용한 아세아나폴 최초의 국제공조 프로젝트다. 경찰청은 오는 11일 서울에서 ‘브레이킹 체인스’ 국제공조 작전회의를 열고 세부 실행계획과 사건 단위 공조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아세아나폴 회원국 경찰들과 정보공유와 현장 공조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협력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국 경찰청은 아세아나폴과의 수사 공조를 통해 조직적 범죄단지를 근절하고 초국가범죄가 이 지역에서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해 경찰 국제 공조의 단초를 마련했다.
경찰은 캄보디아 사태를 계기로 국제협력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조직 개편도 추진 중이다. 경찰청이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제치안협력 등 역량 강화를 위한 경찰조직 개편 방향’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 국제협력관실을 ‘국제치안협력국’으로 확대하고, 국제공조과를 3과 체제로 늘리는 등 대응 조직을 정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해외 파견 경찰관을 증원하고, 정보국 산하에 ‘외사정보과’를 신설해 외국인 관련 범죄 정보 수집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조봄 더스쿠프 기자
sp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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