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IT언더라인
괴짜 CEO 괴짜 발언 1편
테슬라 주총서 머스크 보상안 통과
목표 달성 시 1조 달러 주식 지급
그러자 고개 드는 ‘머스크 리스크’
머스크 기행 테슬라에 영향 미칠까

# 일론 머스크가 또다시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테슬라가 자사 시가총액을 6배로 늘리면 1조 달러 상당의 주식을 머스크에게 주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CEO 보상안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 그러자 한편에선 머스크의 자질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종잡을 수 없는 그의 기행奇行이 결국 테슬라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다. 더스쿠프가 머스크의 현재 상황과 그의 기행의 역사를 되짚어봤다. IT언더라인 ‘괴짜 CEO 괴짜 발언’ 1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위한 역대 최고 보상안이 통과됐다.[사진 | 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위한 역대 최고 보상안이 통과됐다.[사진 | 뉴시스]

세계 기업 역사상 유례가 없는 천문학적 규모의 CEO 보상안이 나왔다. 당사자는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다.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테슬라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의 75%가 ‘머스크에게 1조 달러(약 1459조원) 상당의 주식을 지급하는’ 보상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다만, 조건이 있다. 2035년까지 12개 경영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단계별로 달성할 때마다 주식을 지급한다. 이를 통해 현재 1조4000억 달러인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8조5000억 달러(약 1경2403조원)로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달성하면 머스크는 테슬라 전체 주식의 약 12%에 달하는 4억2300만주를 받는다.

당초 머스크가 “보상안이 주주총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경고한 만큼, 이번 투표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머스크가 테슬라에 필요한 인재라고 주주들이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할 수 있어서다. 

그러자 ‘머스크 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든다. 정치적 행보와 괴짜 발언 등 ‘기행’을 일삼는 머스크의 지배력이 강해질수록 테슬라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도 커진다는 게 이유다.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머스크의 기행과 테슬라 매출의 상관관계를 밝혀낸 연구 결과도 있다. 미 CBS 뉴스가 10월 29일 보도한 예일대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머스크의 정치적 행동과 실언의 영향으로 테슬라가 놓친 전기차 판매량이 12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전부터 머스크는 ‘괴짜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5년엔 미국 CBS 토크쇼에 출연해 “화성 극지방에 핵폭탄을 터뜨리면 온도가 상승해 인류가 거주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 건 유명한 사례다.

이듬해인 2016년엔 소셜미디어 트위터(현 엑스)에 “교통 체증이 나를 괴롭힌다”면서 “터널 보링 머신(tunnel boring machine·TBM)을 만들어서 (땅을) 팔 거다”며 장난스러운 글을 올리기도 했다.[※참고: TBM은 터널을 뚫을 때 쓰는 대형 굴진기의 일종이다.]

예일대 연구팀의 조사 시점인 2022년에도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가 돌연 철회하면서 물의를 빚었다. 올해 초부터 5월 말까지는 백악관에서 대통령 선임 고문 겸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기도 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테슬라의 핵심 사업과 무관한 머스크의 행동이 테슬라 판매량에 엄청난 영향을 줬다”면서 “머스크의 행동은 충성 고객을 적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에도 머스크의 돌발 발언은 멈추지 않는다. 최근엔 다소 황당한 ‘기후 위기 해법’을 내놓아 또다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엑스(X)에서 머스크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대규모 인공위성 집단이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의 양을 미세하게 조정하면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인공위성을 거울처럼 활용해 지구로 들어오는 햇빛을 우주로 튕겨내자는 거다.

[사진 | 뉴시스]
[사진 | 뉴시스]

이 해법은 공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기후공학계가 태양 복사량을 의도적으로 줄이는 ‘태양 복사 관리(Solar Radiation Management·SRM)’를 연구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불안 요소가 너무 많아 상용화할 수 없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태양 복사량을 인위적으로 줄이면 강수량이나 기후 패턴이 바뀌는 등 생태계 교란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이런 이유로 학계에선 머스크의 이번 발언을 ‘이색 제안’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이 지점에선 의문이 하나 생긴다. 이렇게 허풍이 많은 머스크의 말에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그저 황당하고 우스꽝스럽기 때문일까. 아니다. 허풍처럼 들리던 그의 말이 ‘현실’이 된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수천개의 위성으로 전세계에 인터넷을 공급하는 ‘스타링크’, 어느덧 상용화를 눈앞에 둔 휴머노이드 로봇 ‘테슬라 옵티머스’가 대표적인 예다. 그렇다면 머스크는 지금까지 어떤 ‘괴짜 발언’을 했고, 그중 무엇이 실현됐을까. 이 이야기는 ‘괴짜 CEO 괴짜 발언’ 2편에서 이어나가보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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