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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가덕도 신공항 연내 재입찰”
공사비 2000억↑ 공기 22개월 연장
개항목표 2035년으로 6년 늦춰
부산에선 “너무 늦다” 불만 속 
재입찰서 응찰기업 나올지가 관건  

# 한차례 좌초했던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공사가 재입찰에 들어간다. 공사비는 10조7000억원으로 2000억원 더 늘어났고, 공사기간도 84개월에서 106개월로 22개월 더 연장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이 “좌초되지 않게 하겠다”고 공언한 이후 넉달 만에 정부가 사업을 재정비해 연내 입찰 계획을 밝힌 것이다. 

# 하지만 대형 건설사마저 포기한 어려운 공사에 응찰할 기업들이 나올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개항 목표도 2035년으로 당초 계획보다 6년이나 늦춰지면서 부산에서는 벌써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부산 부경대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부산의 마음을 듣다' 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부산 부경대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부산의 마음을 듣다' 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공사를 연내에 입찰공고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정부는 당초 10조5000억원으로 산정했던 공사금액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10조7000억원으로 올리고,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사업을 다시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공사기간 또한 106개월로 22개월을 늘렸다. 신공항 예정지의 해상 연약지반 특성을 고려해 결정했다. 국토부는 “신공항 예정지에는 해상 연약지반이 두껍게 분포하고 있어, 육상과 해상에 걸친 활주로의 특성상 부등침하不等沈下 가능성이 있는 고난도 공사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연약지반 처리와 함께 해상공사 장비 제작 일정과 공사용 도로 개설 등 사전 공정도 다시 검토해 적정 공기를 조정했다. [※참고: 부등침하는 건축 매립지 등 지반이 부실한 곳에서 구조물의 기초 지반이 내려앉아 구조물이 불균등하게 침하를 일으키는 상태를 뜻한다.] 

이번 재입찰은 수의계약이 무산된 후 사업 전반의 위험요인을 다시 계산한 ‘재설계’에 가깝다.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지난 5월 기존 공사 기간 84개월을 넘겨 108개월을 반영한 기본설계를 제출했고, 국토부가 법령에 따라 설계 보완을 요구하자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공식 의견을 냈다. 현대건설은 연약지반 안정화 17개월, 공정 순서조정 7개월 등 총 24개월의 추가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제시한 바 있다. 

국토부는 결국 수의계약 중단 절차에 착수했고, 지역 사회에서는 사업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그러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부산 국립부경대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국가사업은 잠깐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기분 내키면 하고 기분 나쁘다고 안 해버릴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혹시 좌초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는 것 같은데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며 “첫번째는 좌초되지 않게 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지연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자료 | 부산시청]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자료 | 부산시청]

이에 따라 정부는 연내 입찰공고 후 사업자 선정과 기본설계를 거쳐 2026년 하반기 우선시공분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개항 목표가 당초 예정보다 6년 지연된 2035년 개항으로 정해지면서, 당장 부산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공기 연장에 대한 과학적 실증적 근거조차 결여된 채로 22개월이나 연장된 106개월로 공기를 결정한 것은 건설업계 수용성의 벽을 넘지 못한 자기모순에 빠진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개항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 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대통령과 정부가 사업 추진 의지를 명확히 했다고 해도, 실제 입찰에 나서는 기업이 얼마나 나올지도 미지수다. 가덕도신공항은 설계·시공의 기술 난도가 매우 높아, 입찰이 네차례 유찰된 뒤 결국 수의계약까지 무산됐다. 정부가 공사 기간과 예산을 늘리는 등 여건을 개선한 가운데, 이번 재입찰에서 응찰 기업이 등장할지 여부가 가덕도 신공항 추진의 다음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조봄 더스쿠프 기자
sp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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