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명이 훌쩍 넘는 학생들이 강당에 모여 있다. 단상 앞에 선 강사의 목소리는 학생들의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수년째 들어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라서다.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예방교육의 민낯이다. 그래서 김일숙 이사장은 2017년 강사협동조합 ‘세움’을 설립했다. “한번을 교육하더라도 제대로 된 방식으로 하자”는 취지에서였다.2015년 8월, 청소년 자살예방교육 강사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1년여간 96개 학교를 돌았다. 뜻깊은 시간이었다. 의미 있는 일이었기에 힘든지도 몰랐다. 하지만 보람을 느끼는 것도 잠시. 학생들의 반응은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