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로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8~12월 3%를 웃돌던 것이 올 1월 2.8%로 안정되나 싶더니 한달 만에 3%대로 회귀했다. 정부의 물가안정 목표(2%대)에서 그만큼 멀어졌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도 찬물을 끼얹었다.특히 농산물 물가가 20.9% 올랐다. 괜히 ‘금사과’로 불리는 게 아니다. 사과(71.0%)·배(61.1%)는 물론 대체재이자 대표적 겨울 과일인 귤(78.1%)값도 뛰었다. 신선 과일값은 평균 41.2% 치솟았다.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2023년 4분기 합계출산율이 0.65명으로 내려갔다. 출산율 0.6명대는 사상 처음이다. 지난해 연간 출산율은 0.72명으로 0.7명대에 턱걸이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출산율이 1.0명에 못 미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세계적으로 0.7명대 출산율을 기록한 국가는 한국 외에 2년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뿐이다.한국은 2020년 세계 최초로 출산율 0.8명대에 진입했다. 그로부터 2년 만에 0.7명대로 떨어진 출산율은 다시 2년 만인 올해 0.6명대로 추락할 전망이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저출산국으로 기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정당들의 후보 공천과 이를 둘러싼 잡음으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또한 의과대학 정원 증원 문제를 둘러싼 의사단체와 정부 간 마찰,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과 병원 근무 중단으로 사회가 불안하고 혼란스럽다. 정치·사회 분야 곳곳에서 갈등과 대립, 다툼이 노골화하고 관련 뉴스가 블랙홀처럼 다른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다. 세상의 이목이 총선과 치킨게임 양상의 의정醫政 충돌에 집중하는 사이 민생은 고달프고 멍들어가는 형국이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2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연 3.5%인
설이 지나고 봄이 오는데 서민 살림살이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먹거리를 중심으로 물가의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아서다. 물가 오름세는 2년 연속 서민 가계를 위협했다. 2022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도 3.5%로 높았다. 정부는 올해 물가상승률이 2%대 중반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2월 들어 물가안정을 위협하는 3대 변수가 들썩이고 있다. 국제유가와 먹거리 가격, 대중교통 요금이 그것이다. 국제유가는 물가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먹거리 가격과 교통요금은 서민생활
2024년은 세계적으로 76개국에서 선거를 치르는 ‘슈퍼 선거의 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월말 세계경제 전망을 수정 보완하면서 전반적인 저성장, 두 개의 전쟁(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함께 이를 거론하며 “위기 요인은 여전하다”고 진단한 배경이다.선거가 많다고 민주주의가 탄탄해지지도, 경제가 나아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표를 노린 선심성 공약이 난무하는 등 경제가 정치에 휘둘리며 악영향을 받는 ‘폴리코노미(Policonomy=정치·politics+경제·economy)’ 현상이 두드러진다.세계가 가장
총선을 앞둔 정치권이 바빠졌다. 정당들은 18일 저출산 극복 대책을 동시에 발표하며 정책 공약 경쟁에 나섰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유급 아빠휴가 1개월 의무화, 0세~초등학교 저학년 자녀 대상 보육 지원, 중소기업의 대체인력 수급 개선 등을 내놓았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두 자녀 이상 부부에게 공공임대 아파트 우선 분양, 신혼부부에게 1억원 대출 및 자녀 수에 따른 원리금 탕감 등을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일주일 뒤 맞벌이 부부가 출근할 때부터 퇴근할 때까지 초등학생 자녀를 학교에서 돌봐주는 ‘늘봄학교’ 확대 등 두번째 저출산 공약을
총선의 해 벽두부터 대통령실과 정부가 각종 선심성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는 민생 회복을 위해 필요한 대책임을 내세우지만, 상당수가 감세 중심이라서 세금징수와 재정수입 감소를 초래하고, 세수 부족으로 나라살림에 주름을 지울까 우려된다. 정부는 지난해 말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 완화를 시작으로 한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20여건의 감세와 현금성 지원, 규제완화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 발표가 거의 사흘에 한번꼴이다. 상당수 대책은 대통령이 참석하는 ‘민생토론회’나 고위급 당정협의를 통해 나왔다.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통상 전년도 12월 말에 해온 새해 경제정책방향 발표가 2024년이 밝은 지 나흘째인 1월 4일 나왔다.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신분인 경제부총리를 교체하고, 경제부처 장관들을 대거 총선용으로 차출하는 정치 과열이 새해 경제정책 추진 일정을 꼬이게 만들었다. 예년보다 늦게 나온 만큼 현실을 직시하고 정책 방향을 제대로 제시해야 할 텐데, 현실 인식은 안이하고 처방은 선심성 포퓰리즘으로 얼룩졌다.한국 경제는 사면초가 복합위기 상황이다. 미국·중국 간 패권 경쟁과 보호무역주의 장벽으로 수출이 부진하고 경상수지가 적자를 냈다. 국내총생산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 지구촌 많은 나라에서 중시하는 과세의 기본 원칙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노동으로 소득이 생기면 근로소득세를 낸다. 사업을 해서 소득이 생기면 사업소득세를 낸다. 부동산을 사고팔며 이익을 거두면 양도소득세를 낸다. 은행 예금에 몇푼 이자가 붙어도 이자소득세를 낸다. 그런데 소득이 있는데도 세금을 내지 않는 분야가 있다. 바로 주식이나 채권 투자로 벌어들인 소득, 이른바 금융투자소득이다. 상장주식을 거래하며 몇천만원, 억대의 양도차익이 생겨도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는다. 고소득층일수록 금융상품을 활용해 조세
시공능력 평가(도급 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이 2023년 12월 28일 끝내 워크아웃(기업개선 작업)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종합 건설업체이자 아파트 브랜드 ‘데시앙’으로 알려진 큰 기업이다. 대형 건설사의 워크아웃 신청은 2013년 쌍용건설 이후 10년 만의 일이다.태영건설이 위기에 몰린 배경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채무 부담으로 인한 유동성 부족이다. 태영건설의 순수 부동산 PF 잔액은 3조2000억원, 순차입금이 1조9300억원으로 부채비율이 478.7%에 이른다. 고금리와 공사비 급증으로 착공조차 못
올해도 예산안 심의는 법정 처리시한(12월 2일)을 넘긴 늑장·졸속·짬짜미 심사에다 나라살림을 정쟁 대상으로 삼는 구태를 되풀이했다. 새해 예산안이 우여곡절 끝에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정시한을 19일 넘긴 것이자 3년 연속 지각 처리다. 여야가 합의 처리한 예산을 보면 총지출 규모가 정부 원안보다 3000억원 적은 656조6000억원이다. 정부 원안에서 4조2000억원을 깎고, 3조9000억원을 증액했다. 국가채무와 국채 발행 규모를 정부안보다 늘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재정악화 소지는 줄였다.정부가 삭감하며 현장의 반발을
우리나라에는 혁신을 강조하는 조직이 많다. 정치권과 정당, 국회와 정부는 물론 공공기관에 이르기까지 불신이 큰 곳일수록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여론을 살핀다. 내년 제22대 4·10 총선을 석달여 앞두고 각종 혁신 방안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상당수는 발표만 그럴싸할 뿐 이내 잊히고 만다. 혁신 방안이란 것도 진정 민생과 국민, 국가의 미래를 위한 것인지, 잠시 위기를 모면하거나 선거 때 표를 노린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가는 것들도 적지 않다. 정부가 1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윤석열 정부의 2기 내각 진용이 윤곽을 드러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자리를 넘겨받는 것을 비롯해 국토교통·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중소벤처기업·국가보훈부 등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이 4일 지명됐다. 12·4 개각으로 바뀌는 6명의 1기 내각 장관들 모두 내년 4월 총선에 나올 움직임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으로선 경쟁력 있는 인물을 차출하고 싶겠지만, 정부 정책 책임자들이 동시에 썰물처럼 선거판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는 보기에 좋지 않다. 부처 장·차관이나 대통령 참모 이력이 ‘총선 후보 경력
인구구조의 특성과 관련해 한국은 세계 최저·최고 기록 동시 보유국이다. 하지만 결코 달갑지 않은 세계 최저 ‘저출산’ 메달과 초고속 ‘고령화’ 훈장이다. 여성 한명이 평생 낳는 자녀의 수인 합계출산율이 급격히 낮아진 2000년대 초반 이후 우리는 ‘저출산고령화’를 하나의 단어로 인식하며 살아왔다. 저출산고령화는 경제활동의 주축인 15~64세 생산연령인구 감소를 초래하고, 경제 활력을 저하시켰다. 학령인구 감소는 각급 학교에 구조조정을 요구했고, 준비되지 않은 은퇴는 고령화와 결합해 사회 전반의 복지·부양 부담 증가와 노인빈곤 문제를
한국은 가히 ‘부채공화국’으로 불릴 만하다. 가계빚과 기업부채 규모가 각각 국내총생산(GDP)을 웃돌며 세계 1~3위권이다. 부채 증가 속도도 다른 나라보다 훨씬 빠르다. 가계, 기업 가릴 것 없이 부채 총량과 증가 속도 모두 위험하다.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하며 경제성장률은 1%대를 맴도는데 물가가 잡히지도 않고 고금리가 지속되니 가계도, 개인사업자인 자영업도, 기업들도 불어나는 부채와 이자 부담에 짓눌려 신음한다. 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여러 금융통계로 입증된다. 대출을 3건 이상 끌어 쓴 자영업 다중채무자가 177만8000명으
정부가 ‘주 69시간 노동’ 논란을 빚은 근로시간 개편 원안을 포기하고 우회로를 선택했다. 현행 주 52시간제의 틀은 유지하되 원하는 일부 업종과 직종에 한해서 연장근로 단위를 확대하는 방안이다. 대상 업종·직종, 주당 상한 근로시간은 실태조사와 사회적 대화를 통해 결정하자는 것이다. 이로써 주간 단위로 관리하는 근로시간을 월이나 반기, 연간 관리로 확대하려던 정부 정책은 무산됐다. 정부가 늦게나마 잘못된 정책 방향을 인정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이루는 개편안을 만들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6월부터 사회적 대화를 거부해온 한국노총이
총선거가 몇달 남지 않았음을 예고하듯 정치권이 바빠졌다. 10월 말부터 정부와 여당 국민의힘은 잇따라 굵직한 정책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그중에는 국가 미래와 지속 가능성 확보에 대한 성찰 없이 급조하거나 민감한 핵심 이슈를 빠뜨린 맹탕정책이 존재한다. 원칙과 일관성 없이 우왕좌왕하거나 선거에서의 표를 노린 미끼 정책도 있다.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국가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는 시대역행적 대책도 끼어들었다.일요일인 5일 오후 임시 금융위원회가 열려 증권시장 공매도 금지 조치안을 의결했다. 공매도 금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수도권 쏠림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 고질병이다. 경제는 물론 교육·의료를 비롯한 인프라가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되고, 이에 따라 부와 성장의 양극화가 심화하는 악순환이 고착화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까지 겹쳐 전국 시군구 절반 이상이 소멸위험지역으로 거론되면서 국토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 화두로 등장한 지 오래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해 윤석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출범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1일 ‘제1차 지방시대 종합계획(2023~2027년)’을 발표했다. 2004년 이후 따로 수립해온 국가균형발전 5개년 계획과 지방분권 5개년 종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올해 1.9%로 2%를 밑돌고, 내년에는 1.7%로 더 내려갈 것이라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정했다. 잠재성장률은 물가상승 등 부작용 없이 한 나라가 노동·자본을 총동원해 이룰 수 있는 최대 성장률로 경제의 기초체력을 보여준다.OECD가 한국의 성장 잠재력을 2% 미만으로 추산한 것은 처음이다. 저출산·고령화·혁신 부족 등 구조적 문제들이 겹쳐 노동·자본·자원의 생산요소를 최대한 가동해도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경기 과열을 감수하지 않는 한 경제성장률이 1%대 중후반을 넘기 어렵다는 뜻이다.우리나라 잠재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9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3.5%)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2·4·5·7·8월에 이어 여섯차례 연속 동결이다.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한은의 딜레마가 1월 이후 9개월째 이어졌다. 그만큼 한국 경제가 ‘긴축이냐 완화냐’ 어느 한 방향의 통화정책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복합위기라는 방증이다.급증하는 가계부채와 원·달러 환율 상승, 사상 최대인 2%포인트로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 격차, 다시 오르는 물가 등은 금리인상 압박 요인이다. 그러나 경기 회복이 더딘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터진 이스라엘-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