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사는 문제로 하루하루가 전쟁인 국민과 달리 21대 국회는 한가롭다. 발의 법률안은 20대 국회보다 1.6배가량 많은데, 처리건은 턱없이 적었다. 국회를 새롭게 바꾸겠다면서 국회에 입성한 초선의원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그들 중 13.9%는 월평균 1건도 발의를 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괜찮은 건가. 더스쿠프(The SCOOP)가 21대 국회 초선 의원의 성적표를 따로 매겨봤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juckys@thescoop.co.kr
9월 6일, 21대 국회가 개원 100일을 맞았다. 그간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법률안은 3200건이다. 20대 국회(1900건)에 비해 1300건이나 많다. 그런데 가결된 법률안은 12건에 불과하다. 20대 국회(128건)의 10분의 1 수준이다. 코로나19, 경기침체 등 이런저런 이유로 민생부터 챙겨야 할 이 시기에 21대 국회는 무엇에 정신이 팔려 있었던 걸까. 더스쿠프(The SCOOP)가 21대 국회 100일의 성적표를 기록해 봤다. “불안하다.” 요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흔히 내뱉는 말이다. 그럴 만도 하다. 코로나19 확
21대 총선에선 때아닌 적통 논란이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정당이라는 이름을 두고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이 맞붙었기 때문이다. 공천에서 떨어진 정봉주 전 의원이 탈당하면서 만들어진 열린민주당은 투표일 일주일을 앞두고서야 10개 정당 공약을 발표했다. 그 때문인지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얻지도 못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2월 더불어민주당은 정봉주 전 의원에게 예비후보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2월 28일 정봉주 전 의원은 비례대표 정당인 열린민주당 창당을 선언했다. ‘더불어시민당’의 윤곽이 나오기 전이었기 때문에 ‘비례민주
선거제 개편으로 비례대표 의석을 잃을 위기에 처하자 미래통합당은 가장 먼저 ‘꼼수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만들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막을 수 있었지만 제동장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어쨌거나 미래통합당은 위성정당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미래한국당이 33.8%라는 높은 지지율을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미래한국당이 정당으로서 무게감을 갖고 있는 걸까. ‘다당제’가 진심이었다면 위성정당은 만들어질 이유가 없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자 미래통합당(옛 자유한국당)은 재빠르게 ‘꼼수정당’을 만들었다. 개정된
3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고, 17석의 의석을 따냈다. 하지만 이 정당이 ‘급조된 당’이란 태생적 한계까지 털어낸 건 아니다. 단 며칠 만에 만들어졌기 때문인지 공당公黨에 있어야 할 ‘정책적 지향점’이나 ‘철학’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보니 공약도 희미하고 제각각이다. 뭘 할 수 있을까. 공언은 공수표가 됐다. “절대 그럴 일 없을 것”이라면서 잘라 말하던 더불어민주당도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끝내 만들었다. 미래통합당의 ‘미래한국당’과 다를 바 없는 꼼수정당이 설립된 셈이다.이런 태생적 한계 때문에 더불어시민당은 ‘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은 ‘공유정당’ ‘혁신정당’을 정체성으로 내걸었다. 그래서인지 유독 공약의 초점을 개혁에 맞췄다. 주목할 점은 그들이 내세운 개혁이 문재인 정부를 향한 비판과 맞닿아 있다는 거다. 정부 조직 통폐합·구조조정, 공기업 민영화 등으론 모자라 소득주도성장 정책 폐지, 최저임금 동결 등 현 정부의 기조와 배치되는 공약을 들고 나왔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가 네번째로 만든 당이다. 총선 2개월 전 급조된 이 당은 지역선거구 후보자를 내지 않았다. 콘셉트는 공정과 혁신이다. 그래서인지 10대 공약에 모두 ‘개혁’ 타이틀
민생당은 21대 총선에서 민심을 얻는 데 실패했다. 어떤 활로를 모색할지는 알 수 없지만 민생당의 역할은 미미해질 게 분명하다. 활로를 모색해 공약을 실천할 수 있더라도 문제가 많다. 민생당의 공약은 실용을 표방했지만 어디에도 실용이 없다. 모든 4인 가구에 200만원씩 지급하라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재원은 결국 세금이다.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국공립대 무상등록금 공약 역시 세금으로 귀결된다. 땅값을 잡겠다면서 대출 규제를 없애자는 공약은 뭘 말하는지 모르겠다.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3개당이 통합해 지난 2월 창당한 민생당은
정의당의 트레이드마크는 ‘노동’이다. 하지만 21대 총선에선 변화를 택했다. 1순위 정책 분야에 노동이 아닌 ‘환경(그린뉴딜경제)’을 올렸다. 필요한 시도이지만 문제가 있다. 정의당이 내세운 인재 중에 환경 전문가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린뉴딜이 한낱 봄꿈에 그칠 수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정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입지를 잃어버렸다는 건 치명적인 한계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3월 정의당은 범진보 비례정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으로 불거진 ‘꼼수 논란’에서 빠지겠다는 얘기였다. 대신 21대
탈원전 정책 폐기, 노동시장 유연화, LTV 규제 완화…. 미래통합당의 주요 경제 공약들이다. 언뜻 봐도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대척점에 있다. 21대 국회에서 다음 대선이 치러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벌써부터 우려스럽다. 21대 총선에서 범여권이 압승을 했다지만 이들 역시 100석가량의 의석을 꿰찼다. 최근 경제전문가들이 꼽는 경기회복의 변수 1순위는 ‘코로나19’다. 코로나19가 얼마나 빨리 종식되느냐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미래통합당이 공약 1순위로 ‘코로나19 극복’을 내세운 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미래통합당의
공약은 있는데 재원 마련 방안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20대 총선 때 약속해 놓고 뒷전으로 미뤄놨던 것을 다시 공약으로 내세운 것도 숱하다. 이른바 ‘재탕삼탕 공약’이다. 심지어 20대 때 내세웠던 공약이 21대 때 미래통합당의 공약이 된 것도 있다. 공당公黨의 공약을 철저하게 모니터링해야 하는 이유다. ‘경제가 엉망’이란 비판이 많았던 탓일까. 더불어민주당은 21대 총선을 겨냥해 경제공약 2개를 전면에 내세웠다. 하나는 벤처기업 지원 확대, 다른 하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사회안전망 강화다. 벤처기업을 활성화해 침체한 경기에 활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여기에 그들의 위성정당까지 뛰어든 선거판은 ‘중간지대’를 없애버렸다. 범여권은 ‘승리의 나팔’을 불었지만 꼼수를 썼다는 비판까지 날리진 못했다. 범보수(미래통합당 세력)는 꼼수를 먼저 쓰고도 선거에 패해 간판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안타까운 건 정의당 등 소수정당의 입지가 크게 위축됐다는 점이다. 특히 정의당은 지역구에서 ‘심상정’만 살아남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21대 총선은 막을 내렸고, 공은 이제 유권자에게 넘어왔다. 21대 국회가 효율적으로 돌아
문재인 정부의 국정 제1목표는 ‘일자리’다. 청년들의 고용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국회 역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면 진영을 가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20대 국회는 ‘일자리 입법’에서도 최악의 성적표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법안 가결률이 4.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제대로 된 ‘일꾼’을 국회에 보내야 하는 이유다. 더스쿠프(The SCOOP) 총선 특집 잘뽑자 제5막 일자리 편이다. “최고의 민생은 일자리다.” 일자리를 국정의 제1목표로 삼은 문재인 정부의 성적표
644만5000명. 국내 자영업자 수(올 2월 기준)다. 전체 취업자의 24%가 자영업에 종사하는 셈이다. 21대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 후보들에겐 놓칠 수 없는 유권자들이다. 각 정당이 “자영업자를 살리겠다”며 각종 공약을 쏟아내는 이유다. 그렇다면 20대 국회 땐 어땠을까. 금배지들이 제출한 자영업자 관련 법안은 자영업자의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만들었을까. 더스쿠프(The SCOOP) 21대 총선특집 잘 뽑자 제4막 ‘자영업자’ 편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잘사는 나라(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 사회안전망을 늘리겠다(미래통합당)
선거철이 되면 정치신인이 전면에 등장한다. ‘영입인재 ○호’라는 타이틀을 달고서다. 국민들은 영입인재를 보면서 ‘당’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가늠한다. 영입인재 때문에 웃고 우는 일이 반복되는 이유다. 문제는 영입인재가 ‘초반 기세’만큼 국회를 변화시켰느냐다. 입법자로서 얼마나 혁신적이고 전문적인 법안을 냈는지도 의문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20대 총선 영입인재의 성적표를 내봤다. 21대 총선특집 잘뽑자 제3막 ‘영입인재’ 편이다. 코로나19로 저만치 밀려나 있던 총선 이슈들이 좁은 틈을 비집고 나오고 있다. 그중 눈에 띄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해 법률을 제정하고 국가의 예산안을 심의·확정하며, 국정을 감시한다. 그럼 국회의원은 누가 감시할까. 애석하게도 그들을 감시할 기관은 없다. 국회의원들은 오히려 견제와 감시보다 특권을 더 많이 누린다. 무엇보다 자신들이 받는 보수를 스스로 정할 수 있다. 국회 예산이 허투루 쓰일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든지 열려 있다는 얘기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금배지의 예산’을 분석했다. 21대 총선 특집 잘뽑자 제2막 ‘그들만의 예산’ 편이다. 20대 국회의원들이 올해 받는 돈은 얼마일까. 4·15 총선에서 당
여야 충돌로 국정감사는 파행에 이르렀고, 사람들은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갈라섰습니다.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놓고 제1야당은 국회에서 숙식 농성을 벌였습니다. 볼썽사나운 몸싸움을 방지하려고 국회 선진화법을 도입했더니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식물국회가 돼 버렸습니다. 그 결과, 법률안 가결률은 34.2%에 그쳤고, 곧 휴지조각이 될 법안은 1만5782건이나 됩니다. 대정부 질문 시 자리를 지키는 국회의원은 26.5%밖에 안 됩니다.모두 20대 국회에서 벌어진 일들입니다. 이대로라면 20대 국회가 문을 닫는 날 최악의 국회라는 불명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