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술만 취하면 손찌검을 했다. 소녀는 두려움에 떨었다. 윗집‧옆집‧뒷집 옥상에서 아빠가 잠들기만 기다렸다. 비가 오면 눈물을 삼켰고, 눈이 오면 슬픔을 머금었다. 하지만 소녀는 ‘폭력의 사슬’에 갇혀 있지 않았다. 질긴 비극悲劇을 홀로 떼쳤다. 고약한 삶을 끝내 이겨냈다.지역청소년센터 무지개빛청개구리의 엄미경(52) 센터장. 폭력으로 얼룩진 청소년기를 보낸 그는 꿈같은 청소년들을 보듬으면서 산다. 내 아이, 네 아이가 따로 없다. 무지개빛청개구리의 모든 아이들이 아들이자 딸이다. 그의 ‘역설적인 삶’이 우리에게 아름다운 울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