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어느 날, 대형 서점의 한편. 출판사 창작과비평(창비)와 문학과지성사의 기념시인선이 나란히 전시돼 있었다. 두 출판사가 지금까지 편찬해온 시집이 각각 500호(창비), 600호(문학과지성사)를 맞은 것을 기념해 발간한 책이었다. 창비는 3월 27일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이란 시선집을 펴냈다. 400번대의 창비 시집에서 시를 한편씩 골라 담았다. 문학과지성사는 4월 3일 「시는 나를 끌고 당신에게로 간다」를 펴냈다. 500번대 시집의 뒤표지에 담긴 글들을 모았다.이들의 시집은 한때 시대를 이끌어 나간 금자탑이었다. 문학과 지
민심이 매섭게 회초리를 든 총선이 끝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새 ‘선거 효과’는 사라져가는 모습이다.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자세를 낮추더니만, 22대 국회 출범을 앞두고 국회의장과 여야 정당 원내대표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면면과 출사표를 보면 걱정이 앞선다.제1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른바 ‘찐명(진짜 친이재명)’계가,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찐윤(진짜 친윤석열)’계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새로 시작하는 국회의 주요 포스트가 계파색 짙은 강경파 인사로 채워지면 당내 갈등은 물론 여야 관계
# 우리는 視리즈 ‘베일 속 연금개혁회의’ 1편에서 ‘연금개혁 공론화 500인 회의’의 의제와 대안이 누군지도 모르는 소수(36명)에 의해 정해졌다는 점을 짚었다. 국민연금 개혁의 선택지가 왜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만 조정하는 대안’ 두개뿐이었는지를 둘러싼 의문도 꼬집어봤다. #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연금개혁 공론화 500인 회의’에 참석한 몇몇 전문가 패널은 현실적이지 않은 가정에 기댄 채 주장을 펄쳤다. 국민연금과 세금의 상관관계를 잘못 해석한 전문가도 있었다. 이번 연금개혁 공론화의 맹점을 더 짚어봤다. 視리즈 ‘베일 속
「막막함이 나를 살릴 것이다」김수목 지음 | 걷는사람 펴냄 김수목 시인의 신작 시집 「막막함이 나를 살릴 것이다」는 인간 존재의 외로움과 어둠을 탐구하고 그 막막함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시인은 막막함을 부정하기보다는 이를 통한 자기 발견과 성찰의 경로로 활용한다. 그 과정에서 사랑과 자유를 추구하는 방랑자가 된다. 김수목은 교사, 여행자, 그리고 시인으로서의 삶을 통해 얻은 깊이 있는 사색과 시적 표현을 이번 작품에 고스란히 녹여내고 있다.「연차 촉진 펀치」루주아 등 다수 | 황금가지 펴냄황금가지에서 운영하는 소설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긴 했지만, 그보다 더 괜찮았다.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둬들였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2조4296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881억원) 대비 144.3% 증가했다. 1분기 기준으로 따지면 사상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2조88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3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던 걸 고려하면 놀라운 반전이다.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 1분기에 기록한 영업이익(4조3673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금액이기도 하다. 조 단위 영업이익을 올린 것 역시 2022년 3분기(
■ 1안: 재정안정안 : 보험료율 현행 9%에서 12%로 올리고 소득대체율 40% 유지.■ 2안: 소득보장안 : 보험료율 현행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 현행 40%에서 50%로 인상.# 국민연금 개혁의 방향이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을 현행 40%에서 50%로 올리는 쪽으로 잡혀가고 있다. 지난 13ㆍ14일, 20ㆍ21일 총 4일에 걸쳐 열린 ‘연금개혁 공론화 500인 회의’의 시민대표단 절반 이상이 이 방안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말 많고 탈 많던 국민연금의 개혁안이 드디어 확정된 걸까. 그렇
과거의 사건이 현재의 아픔으로 남아있는 건 그때의 사건을 여전히 풀지 못해서다. 5.18광주민주화운동, 형제복지원 사건. 폭력적인 공권력이 개입한 이 사건을 두고 수많은 사람들은 사과와 인정, 반성을 원했다. 또 누군가는 그 사건을 직접 기록하고 나섰다. 광주 독립서점 '소년의 서'는 그런 아픔이 서사처럼 흐르는 곳이다. 광주의 시간은 1980년에 멈춰 있습니다. KTX를 타고 송정역에 내리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5·18광주민주화운동입니다. 광주는 5월 18일이 되면 많은 가게가 문을 닫습니다. 그날 제사를 지
윤석열 대통령은 올 1~3월 개최한 민생토론회에서 국민들과 만나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다주택자 규제를 완화하고 재건축을 활성화하며, 부동산 민간기업엔 금융지원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이 공언한 대로 ‘시행령’을 발빠르게 개정해 바꾼 것들도 분명 있다. 하지만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 부동산 시장을 살리려면 야당과의 협치가 선행해야 한다는 거다. 선택은 윤 대통령에게 달렸다.“다주택자 규제는 풀고, 부동산 공급은 늘리겠다. 재건축은 활성화하고 부동산 기업은 지원하겠다.”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한때 100만원을 호가했던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추락하고 있다. 2021년 2월 10일 104만8000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뒤 줄곧 하락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16만7600원(4월 18일 기준)까지 곤두박질쳤다. 3년 남짓한 시간에 주가가 84.0%나 빠진 셈이다.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호황기를 맞았던 게임 업계가 팬데믹 국면이 종료하면서 위축한 탓도 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와 함께 ‘3N’이라 불리는 넥슨과 넷마블의 주가가 같은 기간 각각 31.2%‧59.3%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엔씨소프트 주가의 낙폭은 더 두드러진
비트코인 가격이 반감기를 하루 앞두고 출렁이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지난 12일 9990만1000원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19일 오전 11시 20분 기준 8853만3000원으로 하락했다. 일주일 새 11.3% 하락한 셈이다. 최고점을 기록했던 3월 13일 1억278만1000원과 비교하면 13.8%(1424만8000원) 떨어진 수치다. 얼마 전까지 ‘뜨겁게’ 달아올랐던 비트코인의 가격이 하락세를 타는 이유는 뭘까. 비트코인 반감기(4월 20일‧현지시간)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012년, 2016년, 2020년
부동산 플랫폼 직방의 2023년 실적은 ‘빛과 그림자’가 공존했다.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도 가장 컸기 때문이다. 자회사에 대준 대여금과 차입금도 커졌다. 그렇다고 미래가 밝은 것도 아니다.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삼성SDS의 홈 IoT 사업부를 인수했지만, 효과는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지난해 최대 매출을 기록함과 동시에 가장 큰 영업손실도 냈다. 이런 직방을 두고 ‘덩치는 커졌을지 몰라도 내실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2019년부터 2020년까지 400억원대를 맴돌던 직방
한차례 유산을 겪어 자녀를 갖지 못하는 부부가 있다. 아내는 상당한 비용이 드는 난임 시술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부는 몇년간 아끼고 또 아끼면서 살았다. 하지만 이런 생활을 지속하다 보니 남들처럼 ‘좋은 옷’ ‘좋은 차’를 사고 싶은 충동이 조금씩 밀려온다.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부부의 사연을 들어봤다.지인의 선물을 사기 위해 백화점을 찾은 이현우(가명·37)씨. 오랜만에 방문해서인지 그에게 백화점의 풍경은 낯설었다. 사람들이 명품매장 앞에 장사진을 펼친 모습은 특히 그랬다. “세상에, 이 많은 사람이 다
2014년 4월 16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또렷하게 기억하는 날. 올해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 됐습니다.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人災에서 기인한 사고라는 점에서 세월호 참사는 치유되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더스쿠프 Lab. 리터러시가 10년 간 풀어내지 못한 아픔을 기록한 책 6편을 치유와 소통을 바라는 마음으로 소개합니다. 4월이 되면 많은 이가 팽목항과 노란 리본을 떠올립니다. 2024년은 좀 더 특별한 해입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이니까요. 아이들이 살아 있었다면 성인으로 성장하고도 남
실적 악화와 반토막 주가로 한숨짓던 롯데렌탈이 오랜만에 웃고 있다. 금융당국이 장기렌터카 운전경력을 보험가입경력으로 인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기존엔 장기렌터카의 이용 경력은 보험 가입 시 인정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장기렌터카 고객은 상대적으로 비싼 보험료를 납부해야 했다. 문제는 이런 제도 변경의 혜택을 롯데렌탈만 누리는 게 아니란 점이다.국내 1위 렌터카 사업자 롯데렌탈이 제도 변경으로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당국이 장기렌터카 운전경력을 보험가입경력으로 인정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다만,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1970년 만들어진 서울역 고가도로는 2017년에 새 이름을 얻었다. 서울로7017이다. 차만 다니던 고가도로가 사람이 걷는 그렇게 ‘선형線型 공원’으로 변했다. 그로부터 7년이 흐른 지금, 이곳을 찾던 사람들은 반토막이 난 반면, “흉물이니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서울역 일대를 바꾸겠다”는 국가상징공간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로7017의 가치는 이어질 수 있을까.서울역을 정면에 두고 오른쪽을 보면 서울역 서쪽 만리ㆍ청파ㆍ서계동과 서울역 동쪽 숭례문을 잇는 ‘서울로7017’이 보입니다.
백의종군의 길에서도 이순신은 민중의 존경을 받았다. 헛된 대접을 받지 않았고, 자신을 받드는 이들에게도 ‘청렴을 지킬 것’을 주문했다. 이순신을 돕는 이들이 다른 사람의 대접을 받고 왔을 땐 엄하게 ‘회초리’를 들기도 했다. 심지어 한 스님의 ‘짚신’ 선물까지 값을 치르고 받았다. 이순신은 모름지기 지도자가 어때야 함을 몸으로 보여준다. 4·10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은 금배지들이 배워야 할 덕목이다.이순신이 백의종군에 나서는 길에는 둘째 아들 울과 조카, 그리고 심부름 등을 해주는 몇명의 종들이 동행했다. 여기에 호송임무를 맡
민심의 회초리는 매서웠다. 4ㆍ10 총선은 야당 압승과 여당 참패로 귀결됐다.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75석, 여기에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진보당까지 포함하면 192석의 ‘거야’가 탄생했다.총선에서 표출된 민의는 안정보다 견제와 변화였다. 선거기간 내내 정권심판론이 다른 이슈를 압도했다. 국민의힘이 ‘이(이재명)ㆍ조(조국) 심판론’으로 맞서며, 각종 초대형 공약을 쏟아냈지만 통하지 않았다.여당의 참패는 집권세력 전체에 대한 심판 성격이 짙다. 국민은 소통과 타협을 외면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일방통
창작에서 익숙함과 낯섦의 균형 잡기는 최대의 과제일 거다. 작품이 낯설면 독자는 거부감을 드러낸다. 반대로 익숙하면 작품을 접할 이유가 사라진다. 창작자들은 이런 난제 속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해 골몰한다. 웹소설에서도 균형 찾기는 꽤 어렵다. 웹소설은 큰 틀에서 규칙을 공유하며 장르적 문법의 틀을 과하게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무협이라서’ ‘판타지라서’ 장르 그 자체가 장점이 될 수 없어서다. 많은 웹소설이 직업이나 상황으로 이목을 끄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다. 예컨대, 무협에선 남들이 검과 마법을 휘두를 때 정작 주인공은 조각을
‘10만전자’를 향한 증권가의 열망이 뜨겁다. 삼성전자의 증권사 목표주가 평균치는 10만1400원(9일 기준)이다. 지난 3월엔 이 수치가 10만원을 밑돌았는데, 4월 들어 증권가에서 목표가 상향 리포트를 여럿 냈다.4월에 쏟아진 20건의 기업분석 리포트 중 목표주가를 10만원 아래로 설정한 곳은 현대차증권(9만5000원)과 상상인증권(9만5000원), 하이투자증권(9만9000원)뿐이다. 이들 증권사 역시 9만원 중후반대를 제시하면서 10만전자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주가 10만원’은 삼성전자와 한국 증시의 미래를 상징하는 숫자다.
3월에도 물가가 크게 올랐다. 2월, 3월 두달 연속 3%대 상승률이다. 3월 평균 상승률이 3.1%이지, 사과는 88.2%, 배는 87.8% 올랐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11.7% 뛰었다. 장보기가 무서울 지경에 이르면서 물가 문제가 총선의 최대 화두로 등장했다. 정부가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기존 예산 434억원 외에 1500억원을 투입해 과일과 채소 등 21개 품목의 납품단가와 할인 판매를 지원했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물가 안정을 체감할 수 있도록 긴급 농축산물 가격 안정 자금을 무제한, 무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