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펀드 허와 실

▲ 럭셔리 펀드도 테마주의 일종이다. 포트폴리오를 짤 때 너무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게 좋다.(사진=더스쿠프 포토)
경기가 회복되면서 경기변화에 민감한 소비재 산업이 활력을 찾고 있다. 소비재 펀드도 나름대로 괜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중 명품패션기업에 투자하는 럭셔리 펀드가 가장 탄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럭셔리 펀드도 테마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선진국 경기가 회복될 거라는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다. 6500선에서 1만6000선까지 오른 다우지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점을 찍으며 위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갔다는 평을 받고 있다. 미국 경기가 곧 세계경제와 흐름을 함께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요즘 회복세는 최근 5년 동안의 침체를 벗어나는 시기로 볼 수 있다.

일부에서는 거품 우려를 내놓고 있지만 위기를 나름 잘 극복한 건 분명하다. 중요한 건 지금의 긍정적 변화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하는 거다. 종합주가지수의 상승은 당연하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업종별로 시기와 진폭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경기회복세라고 모든 업종이 다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 눈여겨볼 펀드가 하나 있다. 일명 럭셔리 펀드로 불리는 테마 펀드다. 움츠렸던 경기의 회복 조짐은 백화점이나 재래시장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는 것으로 금세 측정해볼 수 있다. 불황일 때도 마찬가지다. 의류나 가방, 신발과 보석과 같은 소비재산업이 그만큼 경기에 민감하다. 최근 소비재 펀드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건 이 때문이다.

특히 명품패션기업에 투자하는 럭셔리 펀드 중에서 ‘우리Global Luxury증권투자신탁 1(주식)A 1’은 1년간 23.7%의 수익률을 올리며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이 펀드가 편입한 주식은 나이키와 코치를 비롯해 세계 최대 보석ㆍ시계업체인 리슈몽, 루이뷔통의 모기업 LVMH(루이뷔통모에헤네시), 아디다스, 크리스천 디올, 스와치 그룹 등이다.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자(주식)A’‘한국투자럭셔리증권투자신탁1(주식) A’도 각각 21.2%와 12.7%의 수익률을 올렸다.

 
최근의 펀드시장은 큰 이슈가 없다. 화끈한 수익률을 보여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떠오르는 펀드도 없다. 이런 현상은 정상적이지만 이상하게 보이는 건 우리나라 펀드시장이 연 50% 이상의 수익률을 보였고, 그 정도는 돼야 ‘펀드를 해서 성공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엔 정기예금 수익률 대비 2~3배의 수익을 올리는 걸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테마주에 투자를 한다. 그렇지만 테마는 테마일 뿐이다. 주식시장의 절대적 상승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최근처럼 주가가 박스장을 맴돌 때는 투자를 해도 수익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어떤 테마가 살아날지 장담하는 사람이 없으니 답답함은 더 크다.

다행히 럭셔리 펀드는 소비재 펀드의 일종으로 경기변동과 어느 정도의 맥을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테마 펀드다. 따라서 테마 펀드의 비율은 전체 투자 비율의 일정부분 이상이어서는 안 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테마 펀드의 영향력이 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재 펀드도 마찬가지지만 럭셔리 펀드는 대세가 될 수 없다. 분산투자를 하려고 만든 펀드가 다시 반反분산투자를 향해 달려간다면 펀드 스스로 자기 발목을 잡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조경만 금융컨설턴트(엉클조 대표) iuncle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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