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크래프트맥주’ 설립 갑론을박

▲ 미국 맥주업체 브루클린이 투자한 제주크래프트맥주(가칭)가 출범준비 초기부터 논란을 낳고 있다.(사진=뉴시스)
제주도개발공사가 맥주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지역맥주 ‘제스피’의 규모를 키우고, 일반유통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미국 크래프트맥주업체 ‘브루클린’과 손을 잡았다. 그러나 지방공기업이 민간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범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맥주회사의 지분구조가 복잡하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이다.

제주도개발공사가 미국 크래프트맥주회사 ‘브루클린’과 공동으로 ‘제주크래프트맥주(JBCㆍ가칭)’ 설립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에 의문이 제기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개발공사는 공사가 생산하는 제주지역맥주 ‘제스피’의 규모를 키우고, 일반유통을 추진하기 위해 ‘JBC 설립 출자타당성 용역’을 시행하고 있다. 출자계획안도 수립했다. 이 계획안은 12월 18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에 제출된 상태다.

JBC는 자본금 120억원 규모로 설립될 예정이다. 미국 브루클린의 자회사격인 브루클린코리아가 51%인 61억2000만원, 개발공사가 36.5%인 43억8000만원, 도민주가 12.5%인 15억 원의 지분을 갖는다.

1년차에 연간 1000kL, 10년 뒤엔 연간 1만550kL를 생산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사업장은 용암해수 일반사업단지 내에 마련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방공기업이 뛰어들 수 있는 사업범위를 넘어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벌써 ‘법적 타당성’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지방공기업법의 설립ㆍ운영기준에 따르면 당연적용사업이 아닌 임의적용사업의 경우 민간시장에 참여하기 어렵다. 주민복지증진,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개발촉진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에만 손을 댈 수 있다. 아울러 지역공기업의 경영이념에는 ‘민간경제를 위축시키거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제질서를 저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문구가 들어 있다. 특히 설립이 추진 중인 제주맥주법인이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일단 브루클린브루어리가 MBH홀딩스에 51% 이상 출자해 MBH홀딩스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MBH홀딩스는 브루클린코리아에 51%를 투자해 브루클린코리아를 설립했다. 브루클린코리아가 제주맥주법인에 출자하고 있다.

제주맥주법인 지분구조 복잡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전문위원실은 검토보고서를 통해 “JBC 설립을 위한 출자구조가 복잡하고 출자자의 신뢰성 확인이 어려운 점 등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전문위원실은 아울러 “브루클린 측에서 제주도에 제시한 맥주수입ㆍ유통업체 관련 자료가 상당히 과장돼 있다”며 “브루클린의 재무제표와 공인회계사가 인정한 재무제표를 확인한 결과 금액이 달라 재무상태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도 없다”고 꼬집었다. 사업타당성을 분석하기 전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 우근민(왼쪽) 제주지사와 박희수 제주도의회 의장이 제주맥주 제스피를 마시는 모습.(사진=뉴시스)
<Issue in Issue | What is 제스피>
제주지역 ‘프리미엄 맥주’
제스피는 제주 지하수와 제주산 보리로 만든 프리미엄 맥주다. 전분 등 첨가물을 넣지 않고 제주산 맥아를 100% 사용했다. 진하고 구수한 정통 유럽 스타일의 맥주맛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올 7월 전용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김영하 제이누리 기자 yhkim9356@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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