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하락 ‘굴욕’

 
삼성전자의 견고했던 아성에 금이 가고 있다. 5월 초 주가 140만원을 돌파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고공비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신제품 출시와 사상최대 영업이익 발표라는 호재가 약발이 먹히지 않는 상황.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봤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새 모델인 갤럭시S3 LTE가 출시된 9일 삼성전자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날보다 3.01%(3만5000원) 떨어진 112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례적으로 신제품 발표 때 주가가 떨어져 관심이 쏠렸다. 10일 반등을 기대했지만 겨우 1000원 오른 112만7000원에 마감했다.

지난 6일에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한 2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6조7000억원이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 1분기의 5조8500억원이 종전 최대 기록이었다.

새 모델 발표와 영업이익 최대치 기록이라는 호재에도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의 집중매도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한 금액 순 순매도 종목 1위에 삼성전자가 올랐다. UBS·골드만삭스·그레디트스위스 창구로 순매도가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돼 그동안 삼성전자를 사들였던 외국인이 차익 실현 후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신흥시장 IT주식 비중을 줄이려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팔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3분기를 정점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매도세를 부추기고 있다.

거시경제 불안감도 커

 
신한금융투자 김영찬 연구원은 “하반기 글로벌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 연속성에 대해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무리 기초체력이 좋은 삼성전자라 할지라도 신흥시장의 경기 부진을 이길 도리는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단기 전망도 밝지 않다. 삼성전자의 주식대차잔고가 최근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 그 근거다. 주식대차거래는 주가 하락 시 이익을 내는 공매도가 활발해질수록 늘어난다. 주식대차잔고의 증가는 주가 약세에 베팅하는 공매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증거다.

유진투자증권 이정 연구부장은 “삼성전자의 경쟁력보다 거시경제 불안감을 더 크게 보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애플과의 끊임없는 소송전, 아이폰5 출시 등 ‘애플 리스크’ 역시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11일 0.8.% 하락한 11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2일 종가는 하락폭이 더욱 커져 2.42% 하락한 109만1000원을 기록했다. 갤럭시S3라는 호재를 맞은 삼성전자. 주가에는 아직 ‘희소식’이 없다.

정다운 기자 justonegoal@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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