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합병비율 적격성 논란

▲ 삼성물산과 엘리엇의 공방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사진=뉴시스]
삼성물산과 헤지펀드 엘리엇의 공방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문제의 발단이 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비율의 적격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삼성물산은 “자본시장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엘리엇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리한 때를 노린 것 아니냐며 공정성을 문제 삼고 있다.

우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은 자본시장법 규정대로 산출됐다. 합병 비율 산정을 위한 기준 시가는 합병 결의일(2015년 5월 26일) 전날을 기점으로 직전 1개월 평균 종가, 직전 1주일 평균 종가, 최근일 종가를 각각 구한 뒤 이 세 가격을 산술 평균해 구한다. 공식대로라면 기준 시가는 제일모직 15만9294원, 삼성물산 5만5767원이다. 이에 따라 합병 비율은 ‘1대 0.35’로 정해졌다. 삼성물산 주주는 주식 1주당 제일모직 주식 0.35주를 받는 셈이다.

반면 엘리엇은 합병 시점이 제일모직 주주에게 유리하고,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한 때였다고 주장한다. 하필 제일모직 주가는 과거에 비해 높고, 삼성물산 주가는 과거에 비해 낮을 때 합병을 추진하냐는 거다. 실제 제일모직의 상장(2014년 12월18일) 이후 6개월 간 거래량가중 평균가격은 제일모직이 14만3371원, 삼성물산이 5만8731원이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합병 시점에 제일모직 주가는 과거 6개월 평균보다 14% 고평가됐고, 삼성물산은 5.8% 저평가됐다. 이 기준으로 합병 비율을 계산하면 합병 비율은 ‘1대 0.41’ 정도다.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합병 시점이 삼성물산 이사진에 배임 의혹을 제기할 수 있을 정도로 제일모직에 유리했다”며 “합병 거래가 회사와 주주에게 공정성의 원칙을 준수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엘리엇은 합병 비율 문제를 지적하고 삼성물산의 주주총회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물론 합병 비율 재산정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삼성 측은 합병 비율 재산정 요구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엘리엇 사태 이후 40% 정도 급등한 주가를 반영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합병회사 지분은 16.5%(종전 합병 비율 기준)에서 2~3%포인트 낮아진다. 당연히 제일모직 주주들의 합병 지분도 줄어들면서 반발이 예상된다는 거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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