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도의 이민 길라잡이

▲ 최근 취업을 목적으로 해외에 나가려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사진=뉴시스]
취업을 목적으로 한 해외이주 연령층이 갈수록 어려지고 있다. 국내의 취업 현실이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취업이민의 경우 영주권을 받을 수 있어서 능력만 있다면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시행착오를 줄여야 속앓이를 안한다.

필자는 국제이주개발공사(현장)에서 27년 동안 일을 했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유형의 이민을 목격하는데 최근 들어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취업을 목적으로 이민을 고려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거다. 한번은 대학에 이제 갓 입학한 어린 학생이 상담을 신청해 깜짝 놀란 경험이 있다.

더구나 그 학생은 사전에 이민에 관해 많이 알아본 듯 했다. 대학 1학년 때 미리 신청하면 대기자 명단에 있다가 졸업할 때쯤 취업이민을 떠날 수 있을 거라는 계산까지 해 뒀을 정도다. 대견하기도 하고 걱정도 앞서서 이른 나이에 취업이민을 생각하게 된 이유를 물었다.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대학 졸업 후 한국에서 취업할 생각을 하니 여간 걱정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취업 문이 좁고 문턱도 높아서 부담이 되지만 무엇보다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려고 애쓰다 보면 다른 경험을 못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들었어요. 더 넓은 나라에서 다양한 인생 경험을 쌓고 싶어요.”

이 학생처럼 어린 나이에 취업이민을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미국 취업이민의 길이 열리면서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증가했다. 문의 건수만 한 달 평균 10건 이상이다. 부모가 아닌 본인이 취업이민을 고려하고 있는 젊은층이 늘었다는 게 최근 미국 이민의 특징이다. 이런 현상은 20년 넘게 해외이주업을 해 온 필자에게도 매우 낯선 풍경이다.

국내 취업 사정이 오죽했으면 미국 취업이민을 생각할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 취업이민 가운데 상당수는 어린 자녀들에게 더 나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다소 젊은 부모들이 신청하는 경우였다.

어린 학생의 미국 취업이민 신청 사례가 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유는 아무래도 한국이 심각한 청년 실업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짧은 정년과 비정규직 양산 등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점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좋은 면도 있다. 알다시피 미국은 국내와 달리 시장이 넓고 다양한 취업의 기회를 제공한다. 학교도 많아서 국내보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전 세대보다 미국이나 호주와 같은 영어권 유학 기회가 많이 열려 있는 젊은층에게 미국 생활의 두려움이 적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왜 하필 미국일까.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취업을 기본으로 하는 이민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가 미국이기 때문이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다른 이민 국가들은 취업(현지 고용회사의 후원)이 이민 진행에 약간의 도움은 되지만 그것만으로 영주권 취득은 불가능하다. 

 
취업이민을 하면 이민자는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능력만 있다면 기회는 언제든지 열려 있다. 특히 젊은이들은 영주권이라는 신분을 먼저 취득해 학업을 하고자 할 때 학비 혜택 등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취업이민시 꼭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먼저 냉정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영주권도 없고 영어도 익숙하지 않은 조건아래서 나를 채용할 미국회사는 거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좋은 직업을 고집해서는 안된다. 그와 동시에 영주권 제도에 대한 명확한 사전 이해가 필요하다.

미국취업이민을 오랫동안 전문적으로 맡아온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것도 방법이다.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이민회사를 찾아 의뢰하는 것도 좋다. 젊은 학생들의 취업이민은 본인 자신을 위한 투자이며, 도전이 될 수 있다. 막연한 꿈이 아닌 현실이기도 하다. 다만 취업이민을 꿈꾼다면 꼼꼼하게 검토해 시행착오를 줄여야 한다. 
홍순도 국제이주개발공사 대표 webmast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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