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뺄셈의 리더십」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경제 상황 속에서 회사를 살리겠다는 의식으로 투철하게 무장한 A부장. 그에게 거래처로부터 부하 직원인 B대리의 일 처리가 미흡하다는 내용의 전화가 걸려 온다.

A부장은 B대리를 면밀히 관찰하며 그의 작업 방식에 문제가 없는지, 개선할 점은 무엇인지 꼼꼼히 관리하기 시작한다. 회사의 중진을 책임지는 중간 관리자로서 지극히 타당한 행동이다. 하지만 그때부터 B대리는 촉망 받는 베스트 사원에서 워스트 사원의 길로 접어든다. 업무 의욕은 떨어지고, 실수가 잦아졌다.

상위 10%이던 실적은 몇 달 지나지 않아 하위 10%로 전락했다. 최고의 선의로 시작한 리더의 행동이 조직에 폐해를 끼치는 상황이다. 이는 장 프랑수아 만조니(Jean-Francois Manzoni) 교수가 제창한 ‘필패 증후군’이다. 관리자는 조직을 관리하려 애쓴다. 업무를 부과하고, 일정을 체크하고, 쉼 없이 중간 상황을 체크한다.

직원은 자신의 업무로 회사에 보탬을 주기 위해 애쓴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그런 각자의 일을 더욱 열심히 한다. 과연 이것이 정답일까. 리더십과 조직을 말하는 책들은 인본이든 실리든 항상 무언가를 더하려고만 한다. 그리고 그런 리더를 좋은 리더라 평한다. 이른바 존 맥스웰이 주장하는 ‘덧셈의 리더’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직원을 향한 관심과 열의로 행동하는 덧셈의 리더가 오히려 조직의 성장 잠재력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주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면서 관리를 최소화해 직원과 조직 자체의 역량을 강화시키는 ‘뺄셈의 리더’를 제시한다. ‘판단을 빼라’ ‘관리를 빼라’ ‘말을 빼라’ ‘자신감을 빼라’ ‘야근을 빼라’ 등을 외치면서.

저자는 네이버 인기 칼럼니스트이자 경제 신문의 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 그가 지난 3년 동안 전 세계의 경영 석학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이 책에 가득 채웠다. 그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회사와 조직의 다양한 예시를 소개한다. 어느 예시든 명쾌한 주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이론이나 통계를 함께 언급했다.

훌륭한 리더가 되고 싶은가. 저자에 따르면 이런 질문은 적절하지 않다. 뛰어난 성과를 이뤄야 하고, 그러기 위해 훌륭한 리더가 돼야 한다. 그렇다면 뛰어난 성과를 이루고 싶은가. 저자의 제안은 단순하다. “덜어 내라.”
정리 | 박소현 더스쿠프 기자 psh056@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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