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남유럽

▲ 구제금융이 필요없다고 강조하던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재가 유로존에 지원을 요청할지 모른다고 말을 바꿨다.
4번째 긴축안을 발표했다. 이젠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는 거다. 스페인 정부 이야기다. 국제금융시장은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스페인 국채금리는 오랜만에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내 7.5%를 넘어 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제금융을 받지 않겠다’고 버티던 이탈리아의 사정도 악화됐다. 무디스는 최근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유럽연합(EU)은 스페인 은행들의 자금난을 구제하기 위해 1000억 유로(120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지불할 움직임이라고 독일의 주간지 슈피겔이 14일 보도했다.

스피겔은 그 액수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고위관리들이 작성한 초안에서 제시된 것으로, 그 가운데 1차 구제금 300억 유로는 7월 말 경에 지급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 300억 유로 가운데 200억 유로는 스페인 은행들의 단기재정 안정에 사용되며 100억 유로는 장기적인 비상 자금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EU는 이밖에도 올 11월과 12월 및 내년 6월 등 3차례에 걸쳐 총 450억 유로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이 주간지는 보도했으나 스페인 재무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슈피겔은 또 이 밖에 250억 유로가 스페인 은행들의 악성 채권 문제를 다룰 '배드뱅크'를 운용하는 데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은 구제금융 확정에 힘입어 긴축안 발표 후 첫 단기 국채를 낮아진 이율로 소화했다. 스페인이 17일 정부의 최신 지출 삭감과 증세 후 첫 국채 공매에서 36억 유로를 성공적으로 팔았다. 단기 자금을 보다 낮은 이자율로 조성할 수 있는 정부의 능력이 증명돼 긴축 정책에 대한 심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는 정부를 상당히 고무시켰다.

재무부는 이날 26억 유로 어치의 12개월 만기 국채를 평균 이자율 3.9%로 매각했는데, 직전 동급 국채를 팔던 6월 9일의 5.07%에서 낮아졌다. 18개월 만기물 9억6100만 유로 역시 이전의 5.10%보다 낮은 4.24% 이자율로 소화했다. 이 공매는 지난 주 650억 유로의 재정적자 감소 방안이 발표된 후 첫 행사라 주의깊게 관찰됐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이었고 지난 20일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정부가 유동성 문제에 직면했다며 중앙정부에손을 벌린 데 이어 무르시아, 카탈루니아, 카스티야라만차, 발레아레스 제도, 카나리아 제도도 구제금융을 신청할 가능성이 생겼다. 23일 스페인 10년 만기물 국채금리는 7.5%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페인이 곧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구제금융을 신청하지 않은 이탈리아도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이탈리아 국가신용등급을 2단계 강등한 데 이어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은행 13개의 신용등급도 내렸다.

무디스는 지난 13일 이탈리아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에 맞춰 이날 ‘인테사 상파울로’ ‘유니크레딧’등 이탈리아 최대 은행의 신용등급을 ‘A3’에서 ‘Baa2’로 낮췄다. 7개 은행의 등급은 1단계, 나머지 6곳은 2단계 강등됐다.

무디스는 성명에서 “이탈리아 국채 채무 불이행 위험이 높아진 것과 함께 이탈리아의 장기 신용등급이 Baa2로 강등된 것은 이탈리아 정부가 재정적으로 어려운 은행에 재정 지원을 하지 못할 위험이 커진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국영은행인 ‘카사 데모지티 에 프레스티티’와 ‘이즈메아’도 이탈리아 국내 시장 위험에 노출되는 수준이 높아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이탈리아 은행들은 최근 국가 채무가 증가하면서 소유한 국채 규모가 커 압박을 받아 왔다. 무디스는 이탈리아의 개혁 추진을 위한 장기적인 과제와 스페인과 그리스에 대한 지속적 우려로 이탈리아의 유동성 위험이 계속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10일 이탈리아가 치솟는 자금 조달 비용을 완화하기 위해 유로존에 지원을 요청할지 모른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디스는 이탈리아가 외부 지원을 요청하더라도 신용등급이 더 강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영ㆍ이수지ㆍ양문평 뉴시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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