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영국에서 욕 먹는 이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감자튀김을 독점 판매하려던 맥도날드가 영국 상인에게 ‘된서리’를 맞고 계획을 접었다. 이 논란으로 맥도날드는 ‘올림픽 후원사’ 자격을 의심받게 됐다.

▲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맥도날드의 올림픽 후원과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 더선(The Sun)은 12일(현지시간) 맥도날드가 국제올림픽 위원회(IOC)로부터 올림픽 기간 프렌치 프라이(감자튀김) 판매 독점권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런던올림픽 공원 내 레스토랑과 매점 등 800여곳의 먹거리 판매점에 감자튀김 판매가 금지될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는 감자튀김 독점판매 계약권을 내세우며 런던올림픽 기간 다른 업소에 칩스를 빼고 팔 것을 요구했다. 피시 앤 칩스는 예외로 정했다. 피시 앤 칩스는 썰은 감자와 반죽한 생선을 튀겨 만든 즉석식 음식으로 외국에서는 햄버거만큼이나 인기가 좋다. 피시 앤 칩스 같이 전 세계적으로 대중적인 메뉴가 빠지면 엄청난 반발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국 현지 언론들은 “맥도날드의 요구로 세계에서 몰려온 관광객들이 ‘소세지 앤 칩’ ‘치킨 앤 칩’ 등 영국인이 사랑하는 음식을 즐길 기회를 잃게 됐다”고 보도했다. 소식을 접한 현지 네티즌들은 “감자튀김을 먹으려면 피시 앤 칩스를 시켜야 하나” “말도 안 되는 처사”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상인들은 이런 결정에 곧바로 분노를 표출했다. 이들은 식당가에 이런 내용의 현수막을 걸어 놓기까지 했다. “(감자튀김을 판매하지 않는 것을) 양해 부탁 드립니다. 음식을 서빙하는 직원들이 결정한 게 아닙니다. 허용이 되지 않기 때문이죠. 직원들을 나무라지 마세요. 그러다가 피시 앤 칩스마저 메뉴판에서 사라질지 모릅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런던올림픽위원회(LOCOG는)는 결정을 번복했다. 위원회 측은 대변인을 통해 “칩 독재자(dictator chip)는 이제 끝이다”라며 “앞으로 치킨•파이 등에 감자튀김을 함께 팔 수 있다”고 발표했다. 결국 런던올림픽에서 감자튀김을 독점하겠다는 맥도날드의 야심찬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이전부터 맥도날드의 런던올림픽 후원을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달 영국 의사협회는 “건강함을 상징하는 올림픽에 비만을 조장하는 맥도날드의 후원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테린스 스티븐슨 의사협회 대변인은 “운동 경기 최고의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올림픽에 비만과 해로움을 유발할 수 있는 기업들이 후원을 맡는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자크 로게 IOC 위원장도 “비만이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가운데 맥도날드와 코카콜라 같은 곳을 계속 올림픽 후원사로 유지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맥도날드는 올림픽 기간 동안 런던 동부 스트래포드에 1500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3000㎡ 규모의 세계 최대 매장을 임시 운영할 계획이다.
그러나 의사협회 관계자는 “빅맥만 하루 5만개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매장이 문을 열어서는 안 된다”며 “올림픽 기간 동안 코카콜라와 하겐다즈의 광고도 제한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story @ thescoop.co.kr |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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