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훈의 고전경영 | 희중이(姬重耳)의 득인술

▲ 사진 : 김선용 기자
성공 요인을 분석할 때 사람들은 성실함과 능력, 열정과 노력을 말하면서 마지막에 ‘운(運)’을 보탠다. 말인 즉 옳다. 설득력 있어서다. 어떤 면에서는 그런대로 맞는 얘기이며 일리가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 아닐 것이다. 무언가 부족해 보여서다. 여기다가 한두 가지 더 보태야 해서다. 그래야 성공이 꿈으로 머물지 않고 현실화 되지 않을까?
뛰어난 천재만 그럴까? 아니다. 평범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바보’ ‘쪼다’라는 소리를 듣는다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三國志)를 보라. 이야기 속 주인공인 유비가 어디 천재처럼 보이던가? 오히려 평범하다 못해 바보 같아 보인다. 심지어는 쪼다로, 멍청이로, 답답하기 그지없는 인물이다. 인물됨이 약삭빠르지가 않다. 그럼에도 소설 끝에 이르러 유비는 성공이란 걸 멋지게 해냈다. 유비의 측근인 관우와 장비, 제갈량 등의 도움 없이 혼자 만들어 낸 성공이 아니다.

 
정리해보자. 앞에서 말한 성공 요소에서 빠진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내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내 사람’이란 유비와 함께 한 사람들(관우·장비·제갈량)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나와 함께 가면 가시밭에 고생길인 줄 뻔히 잘 알면서도 묵묵히 믿고 따라주는 사람을 가리킨다.
그렇다. 리더인 나를 믿고 끝까지 따라와 줄 사람이야말로 내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이 지금 내 곁에 있느냐가 미래에는 내 성공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것이다.
또 하나가 있다. 그것은 ‘성공의 기회는 시대로부터 온다’는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시대를 무시하고 외면해서는 성공할 수 없어서다. 내 주변에 시시각각 닥치는 변화, 변화와 함께 찾아오는 고통, 골칫거리나 우환에도 쉽게 타협하지 않아야 한다. 이루고자 하는 바를 중도에 포기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

그러니 기죽지 말고 끝까지 해내야만 한다. 이런 시대를 내가 살고 있다고 한다면 반드시 성공이란 기회가 문이 돼 찾아온다. 내가 그 문만 열어두면 된다.
내게 닥친 고난과 역경을 즐겨라. 이왕이면 뱉지 말고 달게 받아라. 이게 바로 성숙한 태도다. 이렇게 하면 내 고난과 역경이 아픈 상처로만 남지 않는다. 상처란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어느새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희미해진다. 치유가 돼서다.
그뿐만이 아니다. 어쩌면 성공이란 화려한 꽃을 피우게 될지도 모른다. 역경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 또 즐기는 역경은 경력으로 바뀐다. 성공의 마지막 기본 요소는 ‘내가 참고 견뎌내는 시간’이다. 인내(忍耐)가 그것이다.

따라서 성공의 요소에는 성실함, 능력, 열정, 노력, 운 외에도 내 사람, 인내가 포함된다. 이에 부합하는 고전 속 모델이 한 사람 있다. 그의 파란만장한 생애와 성공 스토리를 담아내고자 한다. 성(姓)은 희(姬)요, 이름은 중이(重耳)다.
이 문장으로 첫회가 시작됐던가. 소설 「삼국지」 이야기다. 한자로 적힌 원문을 해석하자면, 천하대세란 나누어진 지 오래면 반드시 합쳐지고, 합쳐진 지 오래면 또 반드시 나누어지는 법이라 했으니, 주(周)나라 말년에 일곱 나라로 나뉘어 다투다가…’로 풀이할 수 있다.
오늘날 중국 역사를 최근 순서대로 보면 청(淸)·명(明)·원(元)·송(宋)·당(唐)·수(隋)·한(漢)·진(秦)이 있었다. 또 이 시기에는 왕을 모두 똑같이 황제(皇帝)로 칭했다. 황제가 아닌 ‘천자(天子)’가 존재했던 시대가 있었다. 앞에서 말한 주말칠국(周末七國 : 진(秦)·초(楚)·연(燕)·조(趙)·한(韓)·위(魏)·제(齊))에서 바로 주(周)가 천자의 나라다.

 
이때를 중국사는 전국시대(戰國時代)로 분류한다. 7국이 패권을 놓고 서로 자웅을 다퉜던 전국시대를 무너뜨리고서 진(秦)나라 왕 영정이 천하를 통일한다.
그때부터 최고 권력자를 천자라 하지 않고 황제라고 불렀다. 따라서 영정이 시황제(始皇帝)인 것이다. 이전에는 천자가 있고, 그 밑에 제후(諸侯)가 있었을 뿐이다.

중국사가 처음 시작되는 오제(五帝)가 끝난다. 이후 우(禹)로 시작된 하(夏) 왕조가 폭군 걸(桀)로 인해 무너진다. 다시 탕(湯)이 창업한 왕조 은(殷)이 들어선다. 은 왕조는 폭군 주(紂)로 인해 붕괴되고 무왕 희발(姬發)이 새로 창업한 왕조인 주(周)가 들어섰다. 이때부터다. 주는 망한 왕조 하와 은을 거울로 삼아 반면교사하고 타산지석으로 삼는 것에 힘쓴다. 그렇게 해서 주나라는 중국사에서 가장 긴 왕조가 됐다.

이 중심에는 ‘봉건제’가 있었다. 봉건제는 천자를 중심으로 제후가 연합 국가를 이루는 형태다. 그 연합 중에 작은 제후국 노(魯)에서 공자가 태어났다. 공자가 살았다는 춘추시대로 죽 이어진다. 다음이 봉건제도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이밖에도 주에 조공을 바치던 제후의 나라가 170여개였다고 한다. 그러나 주 왕조가 길어지면서 하, 은 왕조 멸망의 전철을 밟고 있었다. 포사를 총애한 유왕에 의해서다.
급속도로 왕조의 중앙 지배권이 제후국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세력이 약화되고 만다. 이 시기를 동주(東周 : 수도를 서쪽 호(鎬)에서 동쪽 낙읍(洛邑)으로 옮겼기 때문)라 한다.
그 이전 시기는 서주(西周)다. 마치 로마제국 역사를 보는 듯하다. 서로마제국에서 동로마제국으로 이어지니 말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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