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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서울의 동네책방들을 산책길로 엮고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책방산책 서울>이 12월 16일 오후 4시 서울도서관에서 <책방산책 서울 포럼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했다.

이기석 땡스북스 대표가 진행을 맡았으며, 1부에서는 <책방산책 서울>의 취지와 <책방산책 서울>의 각 코스들에 대한 소개가 이뤄졌다. 이기석 대표는 <책방산책 서울>이 "서울 지역의 여러 작은 서점들을 산책 코스로 엮어, 코스를 탐방하고 서점의 운영자들과 대화하는 행사"라고 말했다.

이기섭 땡스북스 대표 <사진 = 김상훈 기자>

<책방산책 서울>은 지난 11월 18일 홍대 앞 4곳의 서점 탐방을 시작으로, 12월 10일 연남 코스에 이르기까지 총 9개의 코스를 탐방했다. 각 코스는 지역서점 운영자가 인솔하는 방식이었으며, 서점 뿐 아니라 주변 문화공간을 복합적으로 소개했다.

이기섭 대표는 "작은 책방들은 하나하나가 규모가 작고 교통이 불편한 곳에 위치했지만, 하나하나가 매력적이기 때문에 산책을 통해 연결하려 했다."고 <책방산책 서울>의 취지를 설명했으며, <책방산책 서울>을 통해 책방 정보를 대중화하고, 책방 사이의 연계를 강화 및 새로운 책방 설립 촉진에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라운드테이블 1부에서는 사진, 영상 자료를 통해 각 코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이어졌다. 상담을 해주는 서점 "사적인 서점", 아트북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비플랫폼 b-platform" 등 독특하고 개성있는 서점들부터 오랜 전통을 지닌 서점, 헌책방 등 다양한 서점들이 <책방산책 서울> 코스에 포함되어 있다.

이기섭 대표는 "책방의 매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라며 "프랜차이즈로 인하여 동네마다 색깔이 없어지고 비슷비슷해졌지만, 작은 책방이라는 문화가 생기면서 그 동네에 가볼 일이 생긴 것. 동네책방과 결부되면 서울이라는 도시가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확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라운드테이블 2부에서는 도서관 문화 비평가 이용훈 전 서울도서관 관장, 서해문집 김흥식 대표, 땡스북스 이기섭 대표가 참여하여 독립서점, 지역서점, 동네책방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서점들의 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해문집 김흥식 대표는 작은서점의 생존을 위해서는 시스템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작은 책방이 살기 위해서는 공급률, 반품, 저자 강연 등 출판사와 협의해야 하는 게 많다."고 말했으나 한편으로는 "출판계라는 곳이 문화적으로 말랑말랑하지 않다. 상당히 공고한 조직이라고 보면 된다."며 출판계가 지닌 보수적인 지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공급률, 반품, 출판사 거래 등 출판업계에 다양한 변화가 있어야 하고, 변화를 위해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서점 생존 위해 완전도서정가제와 공급률 문제 해결해야...

이기섭 땡스북스 대표는 서점 생존을 위해 완전도서정가제와 공급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서정가제는 현재 최대 15%까지 할인에 제한을 두고 있지만, 완전도서정가제를 통해 할인율을 제거하자는 것이다. 공급률은 서점이 출판사, 도매상으로부터 책을 공급 받는 가격의 비율이다. 김 대표는 작은 서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공급률로 책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공급률이 다르다보니 온라인 서점은 10% 할인데 이벤트도 할 수 있지만, 작은 서점들은 심할 경우 85%에 책을 받아 카드 수수료 3%를 떼고 나면 거의 남지 않는다."며 "대형서점이 60~65%, 예스24는 옛날에 55%에 책을 받기도 했다. 경쟁 자체가 시작부터 다르다."며 작은 서점들이 안정적으로 도서를 공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책 차원에서 작은 책방을 위한 유통, 총판 부분이 마련될 여지가 있을까? 이기섭 대표가 던진 이러한 질문에 이용훈 전 서울도서관 관장은 '직접적인 것은 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출판은 아직도 상업적인 영역이 강하고, 각 출판사, 서점마다 이해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공공기관과 이야기를 하려면 합의되고 일관된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완전도서정가제와 공급률, 도서 거래 등에 대한 문제 지적과 동의는 꾸준히 있어왔다. 지난 11월 30일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진행된 <2016 지역서점 활성화 세미나>에서는 완전도서정가제와 안정적으로 도서를 공급받을 수 있는 통합물류, 통합전산 등의 생존 방식이 제시된 적이 있다.

그러나 통합물류, 통합전산은 총대를 매줄 사람이 없다는 문제가 남아있다. 완전도서정가제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난제로 남는다.

김흥식 대표는 "공생이라는 단어가 가진 추상성 때문에 고통스럽다"며 "어떻게 공생할 것인가.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출판, 서점, 독자 간의 공생의 길이 열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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