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늘”의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뉴스페이퍼 = 박도형 기자] 극단 “늘”은 같이 동문수학을 한 대학 졸업자들이 취업이 정말 힘든 시기이다 보니 전공을 살려서 창업을 해보자는 의견을 모아 창단하게 됐다. 첫 작품으로 “돼지사료”를 공연하며, 젊음과 패기로써 노련미는 부족하지만 신선함을 관객들에게 보이고자 목표를 삼고 힘찬 발돋움을 내딛는다. 그리고 오는 7월 24일 대학로에 공연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관객들을 맞이할 신생 극단 “늘”이 연극 “돼지사료”(양수근 作)를 공연하며 그 이름을 알린다.

<연극 "돼지사료"의 주인물 태평, 미스강, 이유식. 사진 = 박도형 기자>

이번 창단 첫 작품 “돼지사료”는 ‘우리네의 자화상’을 보여주고자 하는 연극이다. 허황된 꿈, 그리고 꿈을 꾸는 세 인물을 통해 웃기고 슬픈 현실을 보여준다. 화려한 서울 달빛 아래 허름한 여관방이 주무대인 연극 “돼지사료”는 각자의 꿈을 갖고서 삶을 살아가지만 끝내 그 꿈이 이루어지지 않는 슬픈 현실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연극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꿈과는 다르게 극단 “늘”의 배우들은 꿈이 현실이 되길 기도하며 연기를 한다. 아래는 배우들과 대화 전문이다.

<고향의 이야기를 전하며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 역의 신민지 배우. 사진 = 박도형 기자>

배우분들 소개와 배역 소개 부탁드립니다.
신민지 – 안녕하세요. 신민지 배우입니다. 작품에서 미스강이 일하는 다방의 마담 역할과 유식의 아내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우선 유식의 아내는 군청에 불을 지르고 도망을 간 남편의 소식을 기다리며 돌아오길 바라는 역할이에요. 그리고 마담 역할은 미스강이 허튼 짓을 못하도록 감시하는 역할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미스강을 연기하는 박시우 배우(김윤경 배우). 사진 = 박도형 기자>

박시우 – 박시우입니다. 이번에 맡게 된 역할은 미스강이에요. 미스강은 나이는 25살이고 다방레지에요. 커피 배달을 다니면서 태평을 만나고, 또 유식을 만나게 되며 사건에 같이 엮이고 풀어나가는 인물이에요. 되게 밝고, 순수하고. 순박하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아요.
강윤경 – 저는 박시우 양과 함께 더블 캐스팅으로 미스강 역을 맡고 있는 강윤경입니다.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어릴 때 부모를 잃고 사고로 다리를 다친 인물이에요. 미스강은요. 그런 상황에도 꿈을 갖고 있는 인물이에요. 현실적으로 다방 일을 하며 꿈을 꾸고 다리까지 멀쩡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꿈을 잃지 않으려는 밝고 희망찬 아이에요. 저희 극에서 에너지를 높여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순간적인 방화로 도망자 신세가 된 이유식을 연기하는 김재천 배우. 사진 = 박도형 기자>

김재천 – 김재천이라고 합니다. 극 중에서는 이유식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이유식은 전라도에서 양파 농사를 짓다가 양파가 수입을 통해 가격이 폭락을 함으로 군청에 불을 지르고 도망을 다니는 입장이죠. 그렇게 도망을 다니며 불알친구인 탁무시에게 도움을 요청을 했더니 차태평이 지내고 있는 여관방으로 오게 되면서, 태평이와 미스강과 부모자식과 같은 연대를 하게 되는 인물이죠. 나중에 사건을 겪으며 그 두 사람을 살리려고 행동하지만 비극을 맞이하는 인물이죠.

<극 중 멀티맨을 소화하는 박종식, 김민수, 양승혁 배우. 사진 = 박도형 기자>


박종식 – 멀티맨을 맡고 있는 박종식이라고 합니다. 그나마 비중이 있는 역할이라면 그림자1로 무시파 넘버3를 맡고 있는 역할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다른 여러 가지 역할들은 극에서 잠깐씩 나오고 있습니다. 극의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감초 역할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민수 – 마찬가지로 멀티맨을 맡고 있는 김민수입니다. 저도 제일 비중있는 인물로는 무시파 넘버3의 오른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 장면에서 등장해 모두를 죽이는 역할이죠. 그리고 사진기자 역할, 태평이 바라보는 건달의 모습을 형상화한 돼지사료를 먹는 건달 등이 있죠.
양승혁 – 무시파 넘버2와 유식의 방화로 인해 화상을 입은 군청직원 역을 맡고 있는 양승혁입니다. 무시파의 탁무시를 죽이고 넘버1을 꿈꿔 태평을 이용했지만 결국 비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넘버2 역할. 그리고 설명드렸던 것처럼 화상을 입은 사람으로써 이유식의 죄의식을 계속 자극하는 인물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배우들은 감정의 몰입, 개성을 표현하는데 많은 신경을 썼다. 사진 = 박도형 기자>

연기에 중점을 두신 부분이 있으셨을까요?
강윤경 – 미스 강이라는 인물 자체가 배경이 암울해요. 사고로 부모를 잃고 다리도 정상이 아니고, 가수를 꿈꾸지만 다방에서 일하고 있고. 그런식으로 돈을 벌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우울한 역할은 아니였어요. 그래서 유쾌하게, 밝고 희망이 있어 보이게끔 연기에 중점을 많이 뒀던 것 같습니다.
김민수 – 멀티 역할을 하면서, 다섯에서 여섯 정도의 케릭터를 소화하는데, 그 케릭터마다 다른 개성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리고 한 번 나와서 오랜 시간 무대에 서는 게 아니기 때문에 관객분들의 기억에 남기 위해 노력한 것 같습니다.
임재천 – 이유식이가 전라도 사람이라 전라도 말투를 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어요. 저는 경기도 사람인데 말이죠. 너무 가볍지 않은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무턱대고 했을 땐 너무 가벼워 보여서 뭔가 에너지를 갖고 있는 인물로서 보이게끔 연출님이 요청을 하셔서 최대한 신경쓰고 있고, 대사가 많다 보니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민지 – 마담같은 경우에는 연출가님이 극대화적인, 포인트적인 부분을 많이 요구를 하셨어요. 그래서 그런 지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리고 아내의 경우에는 저보다 나이대가 워낙 높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인물을 표현하는데 집중하고, 전라도 감정 자체가 몰입이 슬픈것만은 아니고 틱틱되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담담하지만 그 안에 담긴 슬픔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일순간에 무대를 전환해야 할 때는 압박감을 느낀다는 배우들. 사진 = 박도형 기자>

배우 개인에게, 그리고 극단 전원에게 가장 어려웠던 장면이 있다면?
강윤경 – 첫 장면이 어렵다는 느낌이 있어요. 저희 연출님이 매번 말씀하시는 게, 내가 벗기는 연출이 아닌데 하시곤 했죠. 일단 첫 장면에 노출장면이 있다 보니까, 그 부분에 대해 크게 고민하진 않았지만 처음엔 쑥쓰러워서 어려웠던 지점이 있었죠.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배우들간의 합이 잘 맞아야 하는 액션 장면이라서요. 진짜 때릴 수는 없으니까 서로 동작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서 진행되야 해서요. 지금도 어려운 장면인 것 같아요. 그래서 끝까지 노력해야 할 장면이죠.
김재천 – 저는 세트를 전환해야 할 때가 참 힘들더라고요. 여인숙을 배경으로 하다가 가라오케를 배경으로 하는 무대로 전환되니까요. 전환이 되는 순간, 소품도 옮기고 의상도 갈아입어야 하고 춤도 춰야하고, 시간에 맞춰서 진행되어야 하다보니까 그 부분에 대한 긴장감이나 압박감이 있죠.

<많은 웃음을 선사한. 그리고 선사할 차태평 역의 김창섭 배우. 사진 = 박도형 기자>

연습을 하며 제일 기억에 남는 또는 남을 장면 있으셨을까요?
강윤경 – 차태평 역을 맡고 있는 김창섭 배우가 작곡, 작사 능력이 뛰어나세요. 차태평 역을 맡고 있는 분이 노래를 굉장히 열심히 연습하셔서 이 정도 수준까지 오셨어요. 노래 부르는 장면이 되면 참 가슴 졸이면서 보곤 했어요. 매번 노래가 달라져서 참 그런 과정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그리고 배우분이 파괴왕이셔서 덕분에 재미있게 연습을 하곤 했어요.
김민수 – 저희가 여장을 하는데, 여자 배우들보다 더 이쁘게 나올까 걱정이 되곤 해요. 워낙에 의상도 이쁘고, 구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거든요.

<배우들과 스승과 제자의 인연이 시작이었다는 김정익 연출가. 사진 = 박도형 기자>

연출가님께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실까요?
박시우 – 연출님과 인연이 스승과 제자의 위치였어요. 저희가 졸업을 하고 다들 무대에 서고 싶고 연기를 하고 싶은데, 돈을 벌어야겠고 각자의 위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프로필을 찍고 그런 과정이었어요. 그렇게 꿈을 꾸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걸 현실로 만들어주셨어요. 그래서 진정한 스승님이시자 극단의 연출가님이세요. 믿고 지원을 해주시고.
박종식 – 집에 예쁜 딸이 기다리고 있는데, 딸보다 저희를 더 오래보고 그런 상황에서 끝까지 지원해주시고, 내 새끼들이라고 하시면서 끝까지 챙겨주시고 계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연극 "돼지사료"의 결말은 비극이다. 그 결말을 통해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사진 = 박도형 기자>

관객분들에게 말하고픈 돼지사료의 관람포인트 있으실까요?
강윤경 – 슬로건으로 걸고 있는 “웃픈 느와르”와 “2017년 올해의 연극상”을 수상하고 싶은 연극이라는 것처럼, 억지스러운 장면이나 설정이 많은 편이에요. 그런데 그런 것들을 관객분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있을 법한 이야기처럼, 무겁게 생각하지 않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김민수 – 비극이고 느와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구나 라는 시선으로 보신다면 즐겁게 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에요. 하지만 웃긴 부분도 많아서 웃으면서 보실 수 있는 장면이라 생각해요.

이제 막 발돋움을 하는 극단 '늘'의 배우들은 공연을 보러 올 관객들에게 "저희에게 연륜과 노련함은 없지만 젊은 패기가 가득합니다. 이번 공연을 통해 그 마음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앞으로 멋진 공연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행보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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